지역 배제에 시민사회단체 반발…재조사 촉구, 충주시는 매립장소 고민

충주댐 터널식 여수로(餘水路) 공사현장 석면 실태 조사와 관련, 지역사회를 배제한 조사방식이라며 시민사회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일부 사회단체는 전면적인 재조사를 요구하고 있어 앞으로 진행과정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충주권건설단은 지난 7월부터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건설사업 공사현장의 석면 정밀조사를 시작했다. 조사에는 수공 충주권건설단과 3개 정밀조사기관(서울대 보건대학원, ㈜SSA 엔지니어링, 전남대 석면환경센터)이 참여했다. 조사단은 유입부, 유출부, 터널부, 1·2사토장에서 차례로 시료를 채취했고, 10월경 정밀조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올 때의 시료 채취가 늦어져 현재 분석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두고 충주시사회단체연합회가 발끈하고 나섰다. 연합회는 최근 충주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수자원공사는 충주댐 공사 지역 석면조사에 적용한 표적시료 채취법으로 과도한 공포심을 조성하고 충주시민의 재산권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어 재조사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수자원공사 충주권건설단과 3개 정밀조사기관의 합동조사는 자연상태의 석면 조사 방법을 적용한 것”이라며 “충주댐 여수로 공사는 산업 활동에서 발생한 만큼 이에 적합한 조사 방법으로 재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석면 검출 가능성이 있는 암석에 대한 표적시료 채취가 아니라 전체 비율 방법으로 조사를 해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또 채취 조사 방법을 수자원공사 등 3개 기관만 공유했을 뿐 합동조사단에 참여한 시민사회단체와는 사전 협의도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 충주댐 양안 조사지역 4곳.(석면 확인된 곳)

수자원공사 “조사방식 문제없어”

연합회는 3개 기관이 정밀조사 결과를 발표하기도 전에 한 방송사에 보도된 것과 관련해 어느 기관이 사전 유출했는지 고발할 것을 수자원공사에 요구했다. 연합회는 “지난 9월 한 방송사가 ‘7월 합동조사 21곳 중 19곳에서 석면이 검출됐다’는 자막과 함께 ‘현장에서 반출된 발파암이 하루에 2500㎥씩 8개월 동안 수십만㎥가 반출됐다’고 왜곡 보도해 호반도시 청정 충주 이미지가 심각하게 훼손됐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실제 반출된 발파함은 12만 9910㎥라고 설명했다. 연합회는 재조사 요구가 받아들여 질 때까지 충주시민과 함께 서명운동을 전개하는 등 지속적인 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이에 대해 수자원공사는 “합동조사를 위한 사전협의에서 객관성 확보를 위해 전문 조사기관 3곳을 선정하고, 조사방법은 조사기관이 정하기로 합의했다”며 조사방식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충주시는 시민단체의 요구가 타당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 석면 매립을 두고 고민 중이다.

매립할 장소가 마땅치 않아서다. 시 관계자는 “석면문제로 인해 충주댐 치수능력사업이 오래가면 지역으로 봤을 때 손해다. 시민단체의 요구가 타당성이 있다고 본다”며 “공유수면 매립에 큰 문제는 없는데 공사과정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공사과정에서 비산먼지가 발생할 경우 종민동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석면처리는 매립이 원칙인데 어디다가 매립을 할지 매립지 찾기가 쉽지 않다”며 “댐 안쪽에 둑을 쌓아서 복토하는 것도 한 방안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럴 경우 매립한 땅을 시민에게 돌려주는 방안을 수자원공사가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지난해 11월 환경보건시민센터와 제천환경운동연합이 충주댐 좌안인 충주시 종민동과 우안인 충주시 동량면 조동리 4곳에서 석면을 함유한 백운석 원석을 발견했다. 이 지역에서는 석면섬유의 양끝이 바늘과 같이 뾰족한 각섬석의 일종인 트레몰라이트석면이 검출됐다.

석면 피해두고 환경단체 간 이견

또 10개 고형시료 중 9개에서 석면성분이 확인됐다. 충주호 인근에는 과거 석면이 함유된 조경석을 유통했던 채석장이 인접해있다. 문제는 현재 충주댐 인근에서 치수능력증대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보건시민센터 측은 “석면암석의 발파, 상하차, 운반 등 전 공정이 비산먼지를 유발해 상수원으로 유입될 수 있다”며 “수도권 식수원인 충주호와 남한강 석면 오염이 우려된다”고 했다.

반면 또 다른 환경단체인 충북환경운동연대는 “적어도 입으로 들어가는 석면은 현재의 과학에 근거할 때 문제가 없다고 봐야 한다”며 한강 식수원 오염 우려를 일축했다. 물을 통한 석면 확산을 반박한 것이다.

환경연대는 “다만 호흡기를 통해 석면이 폐로 유입될 경우 석면폐증, 악성중피종, 폐암 등을 일으킬 수 있으므로 석면 비산에 대한 관리는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석면 피해와 관련해 환경단체 간 이견을 보이고 있는 상황으로, 검증된 기관의 해명이 필요한 부분이다.

한편, 수자원공사는 기후변화에 따른 홍수에 대비해 댐의 안정성 확보와 하류지역 보호를 위해 2018년까지 터널 3곳과 수문시설 등을 설치하는 충주댐 치수능력 증대건설사업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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