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로연수 들어가는 신찬인 충북도의회 사무처장 “배우고 익히고 즐겁게 살 것”

신찬인(59) 충북도의회 사무처장이 ‘하심(下心)’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하심의 사전적 의미는 자기의 마음을 스스로 겸손하게 갖는 것, 흔히 마음을 내려 놓는다고 말한다. 그는 오는 12월 말 공로연수에 들어간다. 공로연수는 정년퇴직을 1년정도 남겨둔 공무원에게 사회적응 준비기간을 주는 것. 신 처장의 퇴직은 내년 12월 말이지만 충북도의회에 출근하는 것은 올 12월 말까지다.

그는 지난 1985년 강외면사무소 행정7급으로 공직을 시작한 이래 32년만에 떠난다. 신 처장은 “고향이기 때문에 더 열심히 일했고, 더 친절할 수 있었고 휴일에 출근해도 즐겁게 일할 수 있었다. 관운도 있었고 주위에서 많은 사람들이 도와줘 30여년의 공직생활을 잘 마치고 떠나게 됐다. IMF 때 점심굶는 학생들을 위해 모금했던 일, 청주·청원 통합에 참여했던 일 등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충북도 노인장애인복지과장, 공보관, 정책기획관, 문화체육관광국장 등을 역임했다. 그리고 이원종 지사 수행비서, 이시종 지사 비서실장 등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다.

공직을 떠나는 사람들은 크게 퇴직 후 계획이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뉜다. 하지만 양측의 차이는 매우 크다. 계획이 있는 사람들은 제2의 인생을 멋지게 살아보리라 하면서 꿈에 부풀어 있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하루 아침에 세상의 찬바람과 마주해야 하기 때문에 일종의 두려움을 갖고 떠난다. 신 처장은 당연히 계획이 있다.

“나이를 먹어가면서 열정이 식고 무엇인가 잃어가는데 나는 뭔가를 얻었다. 글 한 번 제대로 써본 적이 없었으나 ‘푸른솔문학’ 신인문학상을 타고 등단했다. 합창단에 들어가 열심히 노래했더니 노래도 더 잘된다. 오래전부터 쳐온 기타도 재미있다. 올해 3월부터 기타레슨을 받고 있다. 우선 내년에는 글쓰기, 노래, 기타 등을 배우는 시간으로 채우고 후에 책을 내고 싶다.”

그는 퇴직하면서 지인들에게 나눠주려고 글을 쓰다 등단해보라는 주변 권유를 받아들여 ‘푸른솔문학’에 응모했다. 그런데 지난 9월 덜컥 신인문학상을 받게 됐다. 올 가을에 발행된 ‘가을호’에는 그의 수필 두 편이 실려 있다. 그리고 오는 10일 저녁 청주아트홀에서 열리는 청주남성합창단 정기연주회에는 단원으로 무대에 선다. 신 처장이 숨겨온 ‘끼’를 하나씩 발휘하고 있어 그가 퇴직 후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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