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매곡면 A 이장, 영동교육청에 주장 ‘파문’
전태일노동대학, “운영권 빼앗으려 빨갱이 몰아”

▲ 29일 영동군 매곡면 A이장이 "삐라를 살포했다"는 발언을 전해들은 전태일 노동대학 관계자들이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잇다.
▲ 영동군 매곡면 소재 전태일노동대학이 운영하는 마음수련원 전경

조용했던 시골마을에 때 아닌 빨갱이 논쟁이 벌어졌다. 영동군 매곡면 모 마을 이장 A씨는 “‘전태일을따르는사이버노동대학’(대표 김승호‧이하 전태일노동대학)이 (북한) 전단지를 뿌린 것 같다”고 주장했다. A씨의 주장을 접한 전태일노동대학 측은 “우리가 운영하는 마음수련원 부지를 빼앗기 위해 빨갱이로 매도하고 있다”며 반발했다.

전태일노동대학은 2003년부터 현재까지 영동군 매곡면에 있는 옛 천덕초등학교 부지를 영동교육청으로부터 임대받아 수련시설로 이용하고 있다.

올 12월 31일자로 영동 교육청과 임대계약기간이 종료 예정이어서 12월 위탁 공고 절차를 앞두고 있다. 위탁자 선정을 앞두고 마을에 때아닌 ‘삐라’ 논쟁이 벌어졌다.

지난 14일 마을 이장 A씨가 영동교육청을 찾아간 자리에서 전태일노동대학이 북한 삐라를 뿌린 것으로 의심된다는 취지의 말을 한 사실이 알려지며 논쟁이 시작됐다.

전태일노동대학 관계자는 “14일 영동교육청 관계자가 마음수련원에 폐교 점검을 이유로 방문했다”며 “마을 이장 A씨등 인근 마을 주민 4명이 교육청에 와서 ‘우리 수련원을 자기들이 쓰겠다’고 하면서 ‘수련원에서 풍선 삐라를 뿌렸다’고 말을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마을이장 A씨는 전태일노동대학이 “삐라를 뿌렸다는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3~4년 전부터 마을에 전단지가 발견됐다. 전에는 그런 일이 없었다. 마을 주민들이 뿌린 것은 절대 아니다”며 “학교에서 뿌렸다는 물증은 없지만 심증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A 이장은 “뿌려진 삐라를 모두 모아 두었다. 이런 주민들의 생각을 교육청에 알릴 필요가 있어 그런 말을 했다”고 말했다.

영동교육청 관계자도 “A 이장이 삐라 이야기를 한 것은 맞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전태일노동대학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해 A이장에게도 전했다”고 밝혔다.

 

빨갱이로 매도… “황당하다”

A 이장의 발언이 공개되자 전태일노동대학은 강하게 반발했다. 전태일노동대학 측은 “ A 이장이l 마음수련원을 자기들 돈벌이로 사용하겠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대학을 빨갱이도 덧씌워 쫓아내겠다는 의도로 움직이고 있다”며 “13년 전에 가구공장을 하다가 부도가 나서 사장은 도망가고 폐허로 방치되어 온 폐교를 13년이나 가꾸고 관리해 왔는데 이를 매도하고 빼앗겠다는 의도”라고 밝혔다.

이어 “빨갱이 공작으로 야비하게 이권을 따 내려 한다. 또 실제로 수련원 부지에서 어떤 사업을 하겠다는 계획도 없이 마치 마을에 대단한 이권이 생기는 것처럼 마을 주민을 현혹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 이장은 “폐교는 마을 주민에게 돌려주는 것이 맞다”며 “삐라이야기는 위탁자 결정과는 별개의 문제다. 어찌되었건 주민들의 생각을 교육청에 알릴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전태일 노동대학은 2000년 6월 ‘전태일을 따르는 사이버 노동대학 설립추진위’를 거쳐 그해 말 전태일노동대학을 개교했다. 학과는 노동자를 대상으로 3년 과정으로 철학, 정치경제학 등을 사이버 강좌를 개설해 운영한다. 전태일노동대학은 2003년에 교육청과 옛 천덕초등학교 임대사용 계약을 맺고 마음수련원을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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