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권 ( 통일시대충북연대 간사)

십년 만에 찾아 왔다는 무더위가 끝날 무렵에, 그리고 ‘성공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과 ‘잘될 것이라는 힘겨운 낙관’이 공존하는 속에서 시작한 “북녘작가 미술대전(9.10~18)”이 많은 뒷얘기와 크고 작은 성과를 남기고 마무리 되었다.

온갖 궂은일을 도맡아 해주시던 청주시자원봉사센터와 청주시사회복지협의회의 자원봉사자들과 ‘북녘작가미술대전’에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신 충북도.청주시등의 기관 및 지역언론사.시민사회단체.기업체들이 있었기에 이번 행사를 더욱 성대히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특히, 특별손님으로 초청되어 전시장을 찾은 사회복지시설의 장애이웃들, 노인단체에서 오신 어르신들, 외국인 노동자들 등 평소에 그러한 문화예술행사로부터 소외되고 만날 수 없었던 많은 이들이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전시장을 떠나는 모습을 보면서 이런 작은 움직임과 건강한 만남들이 남북으로 갈린 이 땅의 통일 뿐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 속의 장벽을 허물고 또 하나의 “통일의 문을 열어가는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한 손은 선생님의 손을 잡고 한 손은 친구의 손을 잡고, 커다란 그림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던 아이들과, 북에 두고 온 어릴 적 친구가 생각나신다며 홀로 도시락등짐을 메고 대전에서 찾아오신 할머니, 쏟아지는 빗줄기를 뚫고 한반 친구들이 한꺼번에 몰려온 옥천 어떤 고등학생들이 이 건강한 대중문화의 주인공이요, 통일로 나아가는 역사의 밑거름이리라.

하지만 월북 작가들의 가족들이 옥천에서 전주에서 찾아와 큰아버지와 삼촌의 그림을 반갑지만 눈물괴인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는 모습은 분단의 현실을 다시 한번 뼛속깊이 사무치게 하는 안타까운 장면이었다.

이번 전시회는 북쪽이 고향이거나 북쪽출신 작가들이 아니라, 북녘에서 작품 활동을 해왔고 현재 활동 중인 작가들의 작품이 전국최대-우리지역최초로 소개된 파격적인 ‘사건‘이었다.

이는 국가보안법 폐지논란이 거센 지금, 북녘작가미술대전이 민족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시민과 함께 하는 통일교육문화운동”의 든든한 주춧돌이 되고, 남과 북의 화해-교류-협력을 가로막는 분단의 상처들을 치유하고 원래 하나였던 남과 북을 다시 하나 되게 하는 데에 또 하나의 소중한 힘이 될 것이다.

준비과정의 어려움과 우려를 떨치고 1만여 관람객들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 속에서 잘 마무리한 ‘북녘작가미술대전’의 값어치와 성과를 모아, 우리 지역에 건강한 통일문화형성의 씨를 뿌리고 통일의 숲을 일구어가는 모범적인 지역사례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 앞으로 실현해가야 할 과제일 것이다.

끝으로, 이번 행사에서 시민들이 보여준 북쪽예술작품들에 대한 놀라운 표정-그리고 넘치는 칭찬과 격려의 힘을 온전히 잘 살려 우리지역에서 ‘쉽고 재미있는 통일교육문화활동’을 연구하고 실천해갈 “(가칭)충북통일교육문화센터”설립을 위해 더욱 성실히 힘쓸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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