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 마음에 안들어, 바꿀까 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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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마음에 안들어, 바꿀까 말까?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11.22 2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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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일가 개명으로 관심, 촌스럽거나 어려운 발음일 때 바꿔
이시종 지사 원 이름 이씨종···이 씨 집안의 씨가 되라는 의미
8 ▲ 법원 민원실에 비치된 개명허가 신청서

최근 박근혜게이트가 터지면서 느닷없이 개명(改名)과 가명(假名)이 이슈화됐다. 그동안 최순실게이트라 불렸는데 주범은 박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박근혜게이트라 부르는 게 맞다. 최태민, 최순실, 정유라, 장시호 등 대한민국을 들었다 놨다 했던 사람들의 공통점 중 하나는 이름을 바꿨다는 것이다.


최태민은 최도원-최상훈-최봉수-최퇴운-공해남-방민을 거쳐 마지막으로 최태민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최순실은 최서원, 그의 딸 정유연은 정유라로 개명했다. 또 최순실의 조카 장유진은 장시호라는 이름으로 바꿨다. 장 씨의 한 측근은 “장유진은 추성훈의 아내인 야노시호에게 매력을 느껴 이름까지 따라 바꿨다”고 했다고 한 매체는 보도했다. 이들은 국정농단의 범죄자가 돼 구속됐고 전국민의 공적이 됐다. 때문에 개명한 동기도 순수하지 않게 비친다.
 

박 대통령은 차병원그룹 차움의원 진료를 받을 때 TV드라마 ‘시크릿가든’ 여주인공 이름인 ‘길라임’을 가명으로 썼다고 한다. 이 보도가 나오면서 가명에도 관심이 집중됐다. 일반인도 아닌 대통령이라는 사람이 가명을 사용해 일반병원을 이용했다는 건 국가 1급기밀을 유출했다는 것이어서 큰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2005년부터 개명이 일반화됐다. 대법원에서 지난 2005년 11월 16일 “개인의 이름은 헌법이 보장하고 있는 인격권과 행복추구권에 해당되기 때문에 개명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는 사회적 혼란보다 개인의 주관적인 의사가 중시돼야 한다”는 판례가 나온 이후 절차가 쉬워졌다. 일부 사람들 중에 나쁜 마음을 먹고 범죄나 금융사기 등을 벌이기 위해 개명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행복추구를 위해 개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명 인사들 중에는 이름에 얽힌 재미있는 얘깃거리를 가진 사람들도 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의 원래 이름은 이씨종 이었으나 중간에 이시종(李始鍾)으로 개명했다. 이 사실을 잘 아는 모 씨는 “이씨 가문의 씨가 되라는 의미로 이씨종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지사가 영월군수로 발령받아 가면서 이시종으로 바꿨다”고 말했다.
 

또 충북지방경찰청 차장을 지낸 이세민 씨의 처음 이름은 이순경 이었다. 고등학교 때까지 이 이름을 썼다. 그는 “부모님께서 사주가 세다고 순경(順敬)이라는 순한 이름을 지어주셨다. 이후 경찰대에 입학하니 ‘경찰대 졸업하면 간부인데 순경이라는 이름은 맞지 않는다’며 바꾸라고 해서 세민(世民)이라는 이름으로 개명했다”고 저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만일 이시종 지사와 이세민 전 차장이 개명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 놀림감이 됐을 것이다. 이 지사는 어감때문에, 이 전 차장은 경무관으로 퇴직했는데 이름은 순경이라 그런 일이 생겼을 것이다. 두 기관장은 이름을 바꾸고 잘 된 경우에 속한다.

 

최종돌 충북도교육청 보좌관은 최진욱, 허은주 농협충북도청출장소 팀장은 허은정, 그리고 같은 사무실 고복연 씨는 고예림으로 바꿨다. 시민 이영자 씨는 이유민, 이기자 씨는 이소영, 김복식 씨는 김영훈으로 바꿨다. 그 외에도 주변에 개명을 한 사람들이 많다. 이들은 “발음이 어려워서” “인생이 더 잘 풀렸으면 하는 기대감에서” “촌스러운 이름이 싫어서” 등을 개명 이유로 들었다.
 

**이시종 도지사
이씨종---이시종으로 개명

**이세민 전 충북지방경찰청 차장
이순경---이세민으로 개명


개명 카페·개명 클럽·개명 가이드 등 다양

 

인터넷에는 개명 카페, 개명 클럽, 개명 가이드, 개명 114 등 개명을 안내하고 도와주는 사이트들이 줄줄이 있다. 한 시민은 개명 카페에서 도움받아 이름을 바꿨다며 “아들 낳아야 한다는 이유로 자(子)가 들어간 이름 때문에 놀림받은 기억이 트라우마로 자리를 잡았다. 나이가 들어도 남들 앞에서 떳떳이 이름을 밝힐 수가 없었다. 이 이름에서 벗어나니 행복하다. 새 이름이 너무나 사랑스럽게 느껴진다”고 밝혔다.
 

법조계의 한 인사는 “과거에는 개명이 법원장 허가사항으로 매우 까다로웠다. 그러나 개명 불허가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오면서 원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범죄경력과 신용정보 조회를 해서 문제가 없으면 허가가 난다”고 말했다.
 

실제 개명허가신청서, 가족관계증명서, 기본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서류를 갖춰 주소지 관할 법원에 제출하면 된다. 그리고 ‘개명을 허가한다’는 허가 판결 서류를 받으면 1개월 이내에 개명 판결문을 가지고 본적지나 현 거주지 구청 또는 면사무소에 가서 호적 정정 신고를 해야 한다.
 

개명을 한 모 씨는 “새 이름으로 정리된 임시주민등록증을 받아 동사무소, 경찰서, 은행 등에 가서 신고하고 각종 자격증, 인터넷으로 가입된 회원 등도 바꾼다. 재산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으면 전국 등기소에 가서 이름을 정정해야 한다. 개명작업이 과거보다 쉬워지긴 했으나 후속조치는 상당히 많다”고 말했다.
 

이런 게 귀찮고 범죄나 신용불량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호적은 그대로 두고 이름만 바꾸는, 즉 가명을 쓰는 사례도 있다는 게 관계자들 말이다. 그래서 개명보다 가명을 한 사람들이 범죄 등에 관여할 소지가 더 많다는 것이다.


인터뷰/ 김동완 동국대 겸임교수
“놀림받는 이름 바꾸고 싶을 때, 인생 잘 안풀릴 때 개명”

 

▲ 김동완 동국대 겸임교수

김동완 동국대 겸임교수(사주명리학자)는 성명학 분야에서 이름이 났다. 김 교수는 청주출신으로 청석고와 충북대를 졸업하고 현재 서울에서 활동 중이다. ‘전문가와 함께 짓는 우리아기 좋은이름’이라는 책도 펴냈다. 연예인들의 아기 이름을 작명해 주면서 더 유명해진 그는 개명도 많이 한다. 인터넷에는 ‘사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카페와 ‘김동완 교수’s 좋은이름‘이라는 블로그도 있다.


김 교수는 개명에 대해 “촌스러운 이름, 놀림받는 이름을 가장 많이 바꾸고 인생이 잘 안풀릴 때도 바꾼다. 시험에 낙방하거나 사업에 실패하거나 또는 인생이 꼬일 때 자신의 앞길을 바꿔보겠다고 개명하는 사람들도 많은 편”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1980년대 전후해 한글이름이 한창 유행했다. 그런데 아이들이 크고 나면 너무 아이들 같다고 해서 개명한다. ‘초롱초롱빛나리’처럼 예쁜 이름을 지었는데 아이들이 조금 크면 싫어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라이온스클럽이나 민족사관고등학교는 각자 호를 한 개씩 지어오라고 해서 호를 이름처럼 부른다”면서 다양한 이름을 짓는 게 일상이 됐다고 덧붙였다. 이름도 시대에 따라 유행하는 게 있는데 요즘은 중성적인 이름을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여자들은 활동적으로 보이고, 남자들은 과거보다 귀엽고 예쁜 것을 추구해 중간지대인 중성적인 이름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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