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가락에 얽힌 얘기, 아마 모를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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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가락에 얽힌 얘기, 아마 모를 걸?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11.17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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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령 전 장관, ‘첫가락의 문화유전자’에서 ICT 미래 젓가락까지 ‘술술’
▲ 이어령 전 장관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젓가락에 얼마나 많은 얘깃거리가 숨어 있는지 아마 모를 것이다. 이 얘기를 끄집어내고 젓가락페스티벌 아이디어를 내놓은 사람은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이다. 지금 청주첨단문화산업단지 일원에서는 ‘젓가락페스티벌(11월 10일~27일)’이 한창이다. 지난해 동아시아문화도시 조직위원회 명예위원장을 맡았던 이 전 장관은 청주와 인연을 맺고 여러 차례 방문했다. ‘생명문화도시 청주’라는 통합청주시 비전도 이 전 장관에게서 나왔다. 그의 젓가락 얘기는 지난 10월 31일 펴낸 ‘아시아를 읽는 생명공감 젓가락의 문화유전자’라는 책에서 읽을 수 있다.


역시 그의 아이디어는 독창적이다. 이 전 장관은 젓가락을 나와 한국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신분증이라고 정의했다. 몇 천년이 지나도 조상과 우리 사이를 연결해주는 것은 젓가락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젓가락은 양, 숟가락은 음이다. 국물은 숟가락으로 떠먹고 건더기나 고체음식은 젓가락으로 먹는, 그것이 거의 균등하게 섞여 서로 짝을 이루는 게 한국문화”라고 말했다.
 

또 젓가락은 외짝으로는 절대 쓰지 못하고 두 개를 합쳐서 써야 하는 짝의 유전자를 가졌다고 한다. 우리의 젓가락은 한자 저(箸·젓가락 저)자를 그대로 들여와 ‘가락’이라는 토박이 말을 붙였다. 그는 여기서도 ‘가락’을 놓치지 않고 한국의 가락문화에 대해 역설했다. “눈으로 보는 젓+가락을 두드리니 귀로 듣는 노래+가락이 된다. 그리고 귀로 듣는 가락은 다시 마음을 움직이는 ‘신가락’이 된다.” 신명나면 젓가락으로 밥상 두드리는 문화는 한국밖에 없다는 재미있는 설명도 곁들였다.
 

그는 한·중·일의 젓가락 모양이 다른 이유는 음식문화가 달랐기 때문이라고 했다. 한국은 국물과 함께 먹는 음식이 많아 납작한 형태의 금속제 젓가락을 주로 쓰고, 중국은 볶음요리가 많은데다 둥근 테이블에 빙 둘러앉아 먹어 나무나 합성수지로 만든 긴 젓가락을 쓴다고 한다. 일본은 생선요리가 많아 생선 뼈를 바르거나 자를 때 편리하도록 나무로 끝을 뾰족하게 만들었다고 한다.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미래 젓가락


이 전 장관은 미래의 젓가락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 대목이 눈길을 끈다. 중국의 ‘바이두’는 젓가락 끝에 센서를 달아 젓가락이 집는 음식의 상태 정보를 알려준다고 한다. 음식에 스마트 젓가락을 담그면 음식이 가지고 있는 유질·산도·온도·염도 등을 측정해 우수·양호·불량 3개 등급으로 상태를 즉시 드러낸다는 것. 또 글로벌 업체 ‘구글’은 미국의 헬스케어업체 ‘리프트랩스’를 인수해 스마트 숟가락 제조에 들어갔다고 한다. ‘리프트랩스’는 파킨슨병으로 손이 심하게 떨리는 환자를 위해 숟가락 균형을 맞춰주는 숟가락을 개발해온 회사다.
 

그는 “우리는 선조들의 지혜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 음식에 유황이 들어가 있으면 은수저가 변하는 것처럼 살고 죽는 문제를 숟가락으로 연결시키는 일은 우리 선조들이 먼저 했다. 옻의 살충효과 때문에 옻칠을 한 그릇에는 벌레가 생기지 않는다. 옻 젓가락에도 이런 기능이 있다. 그래서 전통의학과 손잡고 ICT 젓가락을 만들어 빅데이터까지 개발하는 걸 해보자”고 제안했다.

 

▲ 2016 젓가락페스티벌 전시관 모습

그가 말하는 생명 젓가락은 스마트폰과 연결하고, 당뇨·고혈압·고지혈 등을 체크해 인터넷과 연결해서 수시로 빅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것이며 헬스와 힐링 프로그램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특별한 것이다.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애플이나 구글은 죽었다 깨나도 못한다며 한국인만이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젓가락은 얼마일까? 일본 최대 젓가락 제조회사 ‘효자에몽’에서 베이징올림픽을 맞아 흑단나무에 금과 다이아몬드를 박아 만든 1억원짜리라고 한다. 이를 만든 사람은 이 회사의 한국인 이사 정소희 씨로 밝혀졌다. 일본은 젓가락 특허기술을 2000여가지나 갖고 있다고. 중국은 50만~200만원에 이르는 ‘원홍’이라는 고급 젓가락을 산업화 했다고 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젓가락 문화라는 단어조차 없다. 그러자 이 전 장관은 청주시가 생명문화도시 상징으로 젓가락 만들 것을 강조했다. 초정약수의 고장이니 분디나무 젓가락을 만들라는 것이다. 분디나무는 향신료 등으로 사용되는 산초나무라고 불린다. 톡쏘는 맛이 있다.
 

청주시는 그의 말대로 분디나무를 활용한 ‘생명젓가락’을 만들기 시작했으며 일본과 중국의 축제나 박람회에서 선보여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다. 그러던 차 일본 ‘효자에몽’ 우라타니 효우고 회장이 지난 12일 젓가락페스티벌 전시장을 방문해 규방공예가 이소라 작가의 수저집과 이종국 한지작가의 분디나무 젓가락을 내년 1월부터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소라 작가는 오방색 조각을 바느질해 만들었다. 분디나무 젓가락은 가볍고 부드러우며 천연옻칠을 해서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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