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오옥균 경제부 차장

▲ 오옥균 경제부 차장

지난 9월 몽골행 비행기에 올랐을 때만 하더라도 나는 충북의 의료관광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다. 우리나라 광역자치단체 대부분이 의료관광으로 통칭되는 외국인의료사업을 추진하고 있었고, 충북만의 경쟁력, 변별력도 쉽게 떠오르지 않았기 때문이다.

10여일간 취재를 마치고 우리나라로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의료관광분야에서는 충북이 선전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갖게 됐다. 물론 잘못된 판단일 수 있겠지만 취재기자가 현지에서 본 의료관광의 미래는 최소한 ‘맑음’이었다.

지구촌의 심리적 거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건강하게 오래 살고자하는 욕구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이 세상사람 누구나 같다. 그리고 취재진이 방문한 곳에서는 그 첫 번째 나라로 한국을 꼽았다.

몽골은 지난해 1만 2000명을 한국에 보냈다. ‘병을 고치기 위해’ ‘병이 있나 살펴보기 위해’ 의료선진국으로 가는 몽골국민은 해마다 늘고 있다. 그중 충북이 차지(?)한 의료관광객은 90명이 고작이다. 1%도 되지 않는다.

이들이 충북으로 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다. 충북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과거형이다. 몽골의 유선채널에서는 충북 소재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완치한 환자의 사연이 반복해서 전파를 타고 있고, 울란바토르 제1산부인과병원 내에 입주한 ‘충청북도 홍보관’에는 문의 전화가 끊이지 않는다. 지난 9월 울란바토르에서 만난 관계자는 “이제 몽골에서는 서울만큼이나 충북이 유명하다”고 자부했다.

그의 말이 허세가 아니라는 것은 한 달 뒤 증명됐다. 지난 25일 몽골 정부가 추천한 32명의 방문단이 충북을 찾았다. 보건복지부 국장을 비롯해 우리나라로 치면 국립암센터장이나 서울대병원장과 같은 국립병원장들이 대거 방문했다. 자국 내에서도 주요 인사들이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는 것은 쉽지 않다며 자리를 마련한 충북도에 고마움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이번 방문단은 그만큼 대단한 사람들이다. 이들이 충북을 방문했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나. 지난 9월 몽골 방문 때 새롭게 임명된 의사 출신 보건복지부장관이 충북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이번 방문도 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며, 실질적인 성과도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한국을 찾은 1만 2000명의 몽골의료관광객(환자 포함) 중 90명만 충북을 다녀갔지만, 올해는 충북 비중이 더 커질 것이다. 몽골뿐만이 아니다. 몽골 방문 당시 함께 방문한 사하공화국(러시아)에서도 충북은 이미 알려지기 시작했다. 청주의료원은 사하공화국 병원과 기술이전을 진행하고 있다.

절대적인 환자유치수에서 충북이 서울을 이길 수 없다. 하지만 이길 이유도 없다. 충북은 충북이라는 그릇에 맞게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면 된다. 흔히 가성비라고 하는 투자 대비 성과는 충북이 서울보다 더 좋을 수 있다. 의료관광을 위해 뛰는 사람들을 응원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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