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양문화보존회 30회째 두향제(杜香祭) 준비, 장회나무 부근 공원조성

▲ 이황 ▲ 두향

조선 성리학 대학자인 퇴계 이황과 명기(官妓) 두향의 애틋한 사랑이 전해오는 단양에서 오는 6일 30회째 두향제(杜香祭)가 열린다. 단양문화보존회는 이날 오전 10시 단성면 장회리 남한강변에서 망제를 진행할 예정이다. 두향은 퇴계가 1548년(명종 3) 단양군수로 재임할 때 시와 거문고에 능해 발탁한 관기로, 평생 퇴계를 사모하며 홀몸으로 살다 숨졌다.

단양군은 두 사람의 스토리텔링을 바탕으로 ‘퇴계 이황과 두향이 미니공원’을 조성한다. 공원 위치는 단성면 장회리 장회나루 일대로 막바지 공사가 한창이다. 퇴계-두향의 조형물을 세우고 사랑 이야기를 담은 안내판과 매화를 심은 포토존도 만들고 있다.

퇴계·두향의 이야기가 세간에 처음 소개된 것은 1970년대 후반 정비석의 신문 연재소설 ‘명기열전(名妓列傳)’이다. 당시 최고의 인기를 구가했던 연재소설이었다. 소설의 줄거리는 두향이 19세 나이로 군수로 부임한 40대 후반 퇴계의 인품을 흠모했고, 거문고를 잘 탔으며, 퇴계가 단양팔경을 정할 때 중요한 역할을 했고, 퇴계의 사후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내용이다. 사모했던 연인의 뒤를 따라 죽음을 선택한 의로운 기생으로 그려졌다.

▲ 두향제 모습

단양군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퇴계는 1548년 1월에 와서 11월에 풍기군수로 자리를 옮겼으니 단양에서 두 사람이 인연을 맺은 시간은 10개월 남짓이다. ‘기문총화'에 두향은 거문고에 능하고 노래와 춤을 잘했는데 26세에 이르러 유언하기를 “내가 평생 강선대에서 놀기를 많이 해서 잊을 수가 없으니 나 죽으면 강선대 옆에 묻어 달라”고 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를 차용해 단양 향토사가들은 ‘퇴계가 풍기군수를 마치고 안동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두향이 26세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전하고 있다.

▲ 두향의 묘소

퇴계의 후손인 이동준씨의 말에 의하면 두향의 무덤은 한일 합병 전까지는 퇴계의 제자였던 아계 이산해의 가문에서 제사를 지내왔다는 것이다. 이산해는 임진왜란 때에 영의정까지 지낸 명신으로 성암 이지번의 아들이다.

이지번이 벼슬을 버리고 구담 근처로 내려와 초막을 짓고 은둔 생활을 하고 있을 때 당시 단양군수로 재임 중이던 이퇴계는 가끔 그를 방문한 일이 있거니와 그와 아들인 이산해는 스승의 애인인 두향의 무덤에 대대로 내려오며 제사를 지내주게 했다는 것. 충주댐 건설로 강선대는 물에 잠겼지만 두향묘는 그를 기리는 사람들에 의해 1984년 위쪽으로 이장(移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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