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운’ 좋았던 이원종 비서실장 단명, 동정론 있으나 책임 피할 수 없어
‘친박’ 鄭 ‘순수한 대통령’론에 도민들 분노···‘비박’ 慶 당 지도부 사퇴요구

최순실 게이트로 대한민국이 마비됐다. 이런 가운데서 이원종·김현숙·정우택·경대수·권석창 등 충북 정치인들의 동향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수습책으로 지난 10월 30일 비서진 8명의 사표를 수리했다. 이원종 비서실장과 안종범 정책조정수석, 우병우 민정수석, 김재원 정무수석, 김성우 홍보수석, 정호성 부속비서관, 이재만 총무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 등이다.

그러나 청주 출신이며 19대 국회에서 새누리당 비례대표 의원을 지낸 김현숙(50) 고용복지수석은 유임됐다. 김 수석은 정무라인과 거리가 먼 김규현 외교안보·강석훈 경제 등 6명의 수석과 함께 남는다. 그는 복지·조세전문가로 대선 때 행복한여성추진단장으로 영입돼 박근혜 대통령 여성공약 입안에 기여했다. 이후 박 대통령 인수위에서 여성문화위원으로 활동한 뒤 정치권에 들어가 공무원 연금개혁 총대를 멨다.

이원종(74) 비서실장은 지난 5월 16일 취임해 5개월 반 동안 재임했다. 이 실장은 국정감사장에서 “최순실의 연설문 개입은 봉건시대에도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대통령과 최순실은 아는 사이인 것은 분명하지만 절친하게 지낸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하지만 25일 박 대통령은 최순실의 연설문 개입을 인정했다. 이 때부터 이 실장의 사퇴 압력이 몰아쳤다.
 

서울시장, 서원대총장, 관선 충북도지사 한 번에 민선 지사 2번,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 등 중앙무대와 지역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았던 이 전 실장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역대 정권에서 국무총리 하마평에 몇 번 올랐다. 충북 제천 출신으로 국립체신대·성균관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한 그는 주요 요직을 거쳤고 퇴직 후에도 중책을 맡아 관운이 좋다는 소리를 평생 들었다. 비서실장이 됐을 때는 이시종 지사가 환영논평을 냈다.
 

그러나 이 전 실장은 마지막 공직 일수도 있는 비서실장을 5개월 단명으로 마치게 됐다. 최순실 국정농단이 이미 오래전에 시작돼 온 점을 감안해 이 전 실장은 직접적인 책임자가 아니라는 여론도 있다. 이 때문에 충북도민들 사이에서는 동정론이 일고 있다. 그렇지만 이 엄청난 사태에 대해 동반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힘겨워하실···” 압권

현재 사분오열된 새누리당은 계파따라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4선의 친박계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청주 상당)은 도민들의 중론과는 반대방향으로 가 원성을 사고 있다. 정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 임기내 개헌완수 결단 크게 환영(10월 24일) 박 대통령 임기내 개헌 완수 결단을 한낱 국면전환용으로 깎아내리는 안철수 의원의 정치적 미숙함이 한심하다(24일) 등을 올렸다. 최순실 사태 속에서 갑자기 꺼내든 개헌 카드는 국면전환용이라는 게 만천하에 드러났고 국민들조차 실소를 금치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정 의원은 이를 크게 환영한다고 썼다.
 

그 중 압권은 26일 올린 것이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국정개입을 인정해 난리가 난 후 “박 대통령의 국가와 국민에 대한 사랑을 정치적 이해득실로 폄하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이 시간에도 외로움과 고독함으로 힘겨워하실 대통령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픕니다. 부디 박근혜 대통령을 믿고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순수한 대통령이십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헛소리 하지마라’ ‘대통령 보좌 잘못한 사람부터 사퇴해라’ ‘순수한 대통령 다 죽었냐’ 는 등 성난 국민들의 분노가 이어졌다. 아무리 친박이라지만 이 상황에 순수한 대통령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는 게 도민 대다수의 여론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거국중립내각은 정치권이 담합해 권력을 나눠갖자는 것”(30일)이라고 올렸고 11월 1일에는 대통령에게 국정에서 손을 떼라고 한 문재인 전 대표를 규탄한다고 했다. 또 한 라디오방송에 출연해서는 당내 비박계가 친박계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한 것에 대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경대수(진천·음성·증평) 권석창(제천·단양) 등 비박계 의원들은 당 지도부 총사퇴를 주장하고 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 의원은 박 대통령에게 거국중립내각 구성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종배(충주) 의원은 나머지 대다수 의원들과 같이 신중론을 펴고 있다. <홍강희 기자>

‘서열 2위’ 정윤회 아버지, 27년째 괴산에 거주
일부 언론 인터뷰서 대통령과 관계 밝히기도…이웃과는 왕래 없어

 

▲ 정윤회 씨 부친 정관모 씨가 27년째 살고 있는 괴산군 청천면 집에서 잠깐 모습을 드러냈다.

최순실 씨의 전 남편 정윤회 씨의 아버지가 괴산군 청천면에 살고 있다는 사실이 처음 세상에 알려진 것은 ‘주간경향’을 통해서다. 지난 19일 주간경향은 정 씨의 아버지 정관모 씨를 괴산 자택에서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자세히 실었다.

 

이 인터뷰를 통해 정관모 씨는 “진짜예요. 사실입니다. 대통령도 인정하고 실제로 그래요. 물론 윤회도 어느 정도 애 엄마의 약점은 알겠죠. 그래도 어느 정도 열등한 것을 느끼죠. 그걸 대통령이 자기보다는 더 신뢰하고 신임하고 인정하는구나 하고 생각하는 듯해요”라고 말했다. 최순실 씨가 실세냐는 질문에 대한 정 씨의 대답이다. 이 밖에도 정 씨는 아들 부부의 이혼에 박 대통령이 연관됐다고 말했다. 또 손녀 정유라 씨에 대해서는 아들이 며느리 될 최 씨와 결혼하겠다며 처음 인사를 왔을 때 이미 있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주간경향 보도 이후 많은 언론들이 정윤회 씨의 아버지 정관모 씨를 인터뷰하기 위해 청천면을 찾아갔다. 최순실 씨는 독일 도피 중이고, 서열 2위로 불리는 전 남편 정윤회 씨도 강원도 횡성군 자택에서 자취를 감춘 터라, 정관모 씨로부터 이들의 대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기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정 씨는 19일 주간경향 인터뷰 이후 말을 아꼈다. 자신이 한 말이 세간의 주목을 받자 놀란 눈치다. 주간경향 보도 이후 찾아간 다른 언론사 취재진들과는 자신에 대한 이야기와 손녀를 두둔하는 이야기만 건넬 뿐,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본보 취재진이 찾아간 28일에는 오전 내내 집안에서 나오지 않았다. 점심때가 지나서야 모습을 드러낸 정 씨는 누군가로부터 응대요령을 숙지한 듯, 차근차근 자신의 이야기만 전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취재진이 인터뷰에 응해줄 것을 재촉하자 모습을 드러낸 정 씨는 “집안에 차린 게 없어 모실 수 없는 점을 양해부탁드린다”며 정중히 인사한 뒤 “몸이 좋지 않아 오래 이야기를 나눌 수 없다. 이만 들어가 보겠다. 이해를 부탁드린다”고 짧은 인사만 남긴 채 돌아섰다.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갔으나 역시나 소득이 없었다.
 

올해 81세인 정 씨는 27년 전 이곳으로 이주해 염소와 개를 키우며 살고 있다. 30년 가까이 살고 있지만 동네사람들은 그가 어떤 사람인지, 무슨 이유로 이곳에 정착했는지 속이야기를 전해들은 사람이 아무도 없다.

 

바로 아랫집에 사는 주민은 “부부가 산다는데 안주인은 한번도 본적이 없다”며 “동네사람들과 왕래도 하지 않고, 누가 찾아오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경로당에서 만난 주민들도 한결같이 베일에 싸인 인물이라고 증언했다. 한 주민은 “일년에 한번 동회(洞會)할 때만 마을에 내려온다. 다른 사람과 말 섞는 것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다른 주민도 “한 동네 살지만 다른 사람이다. 이 동네 사람이 아니다”라고 표현했다. <오옥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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