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총량 목표 수질 달성 실패…2017년부터 개발제한
오갑교‧농다리 지나며 수질↑…여천보 막힌 물 수질 ↓

▲ 진천군 초평면 연담리 여천보에서 바라본 미호천 전경. 이곳에서 취수된 물은 청주시 2500헥타아르 농경지에 농업용수로 공급된다.

도내에서 인구·경제규모 면에서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던 진천군이 때 아닌 악재를 만났다. 진천군은 수질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에 따라 오염총량 목표수질을 달성해야 하지만 이를 실패한 것. 이에 따라 당장 2017년부터 환경부로부터 각종 개발 제한 페널티를 받게 됐다.

이로 인해 인구 15면 명품도시를 건설한다는 진천군의 계획은 미호천 수질개선이라는 암초를 만나게 됐다. 수질개선 문제가 시급한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여천보(진천군 초평면 연담리) 존폐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했다. 여천보는 그동안 미호천 수질 악화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됐다. 진천군은 오갑교와 농다리 지점에서 양호한 상태의 수질을 보이다가 여천보 영향지역인 여암교에서 수질이 악화된 자료를 공개하고 여천보 처리 문제를 제기했다.

진천군은 ‘수질 및 수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이하 수질생태계보전에 관한 법률) 제 4조에 따라 수계권역별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을 총량으로 관리하는 지역에 해당된다. 진천군은 이 법률에 의거해 미호A 단위 유역으로 분류돼 관리되며 오염총량 목표수질을 달성해야 한다.

그러나 최근 들어 진천군 미호 A단위 유역의 수질이 목표수질기준인 BOD(생화학적 산소요구량) 3 ㎎/L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이 되는 BOD 3 ㎎/L는 2급수에 해당하며 이를 초과하면 3급수로 분류된다. 2급수에서는 냄새가 나지 않으며, 별도의 처리과정 후에 식수로 사용할 수 있고 수영이나 목욕을 할 수 있다.

그러자 진천군에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졌다. 진천군이 오염총량 목표수질을 달성하지 못하면서 당장 2017년부터 군 개발사업이 환경부에 의해 제한을 받게 된 것이다.

 

억울한 진천군

개발제한이라는 페널티를 받게 된 진천군은 현재 매우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진천군 관계자는 “그동안 하천수질 개선을 위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며 노력했는데 외부적 요인으로 페널티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진천군에 따르면 군은 2013년 진천공공하수처리장 1일 처리능력 4000톤 증설 공사를 마무리 했다. 이어 2015년까지 덕산 600톤, 봉죽 258톤, 용전 115톤, 이월 500톤 증설 공사도 마무리했다. 올해는 진천공공하수처리장에 다시 1일 처리능력 4600톤을 추가 증설하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진천군은 미호A단위 유역의 수질 악화의 요인이 여천보라며 관련 자료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2015년 음성군과 접경지역이며 진천구내 미호천 최상류인 이월면 미잠교(BOD 3.8㎎/L)와 최하류인 초평면 여암교(3.1㎎/L) 부근의 수질이 상대적으로 나빴다.

반면 중류지역인 초평면 오갑교(BOD 2.8㎎/L)와 농다리(BOD 2.2㎎/L) 지역은 수질이 양호했다. 이 자료만 놓고 본다면 음성군 지역에서 진천군 지역 미호천으로 유입된 수질이 좋지 않았지만 진천군 지역을 거치며 수질이 개선된 것을 알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개선된 수질이 다시 진천군 최 하류지역인 여천보 지역에 다다르면서 악화된 것이다.

진천군이 2016년 4월부터 7월까지 농다리 부근과 여천보 구간에서 채수한 BOD 값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5월 한 달을 제외하고는 모두 농다리 지점의 수질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천보 해체하라”

진천군은 해당 자료를 근거로 “여천보는 하천 수질을 악화시키고 하천 용수를 고갈시키는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군은 “여천보는 청주 오창, 옥산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매년 4월부터 물을 가둬 정체수역이 소두머니를 너머 농다리 바로 아래부분까지 이르게 한다”며 “상류에서 내려온 오염물질이 모래톱 사이를 메워 자정능력을 저하시키고 퇴적물이 퇴적돼 오염상태를 악화시킨다”고 밝혔다.

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여천보 하류로 물을 내려보내지 않아 하천용수를 고갈시키는 주범”이라고 밝혔다.

진천군은 현재 “여천보 시설의 관리주체는 한국농어촌공사이고 미호천 관리주체는 충청북도다”며 “피해는 진천군이 보게 되지만 군이 독자적으로 할수 있는 것이 부족하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이에 따라 진천군은 한국농어촌공사와 충청북도에 여천보를 개선할 것을 요구했다. 군은 “충청북도는 여천보 내에 퇴적된 오염물질을 제거하기 위한 예산과 수문을 수시로 열수 있는 가동보 설치를 위한 국비를 확보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어 한국농어촌공사에는 “여천보 하루에서 농업용수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한편 여천보를 해체하자는 주장도 제기됐다. 진천군의회 김상봉 의원은 “진천군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것도 아니고 청주시 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들어진 여천보로 진천군이 피해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은 부당하다”며 “미호천 수질개선과 소두머니 지역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보전하기 위해서라도 여천보를 해체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위·아래(?)로 뺨 맞는 진천군

상류 음성, 대소하수처리장 무단방류 의혹

하류 청주, 작천보에 120억 투입하고도 사용 안해

미호천은 음성군 망이산에서 발원해 진천, 청주를 지나 금강에 합류한다. 미호A구역 오염사태를 둘러싸고 본의 아니게 중간에 낀 진천군이 위·아래로부터 뺨맞는 모양을 띠고 있다.

우선 상류지역인 음성군에서 진천군 지역으로 유입되는 수질이 매우 좋지 않다. 진천군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잠교 유역은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모두 기준치 BOD 3 ㎎/L을 초과했다.

특히 본보의 단독보도로 알려진 음성군 공공하수처리시설 무당방류 사건당시 미호천으로 흐르는 대소공공하수처리시설도 무단방류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지만 진천군은 오염된 물을 받아 맑은 물로 만들어 하류로 내보냈다.

진천군은 하류지역에 대해서도 억울한 상황이다. 현재 진천군 지역인 여천보에서 취수된 물은 청주 오창과 옥산지역 2500헥타아르 농경지에 공급된다. 반면 청주지역인 작천보는 210헥타아르의 농지에 농업영수를 공급한다.

작천보는 지난 2010년 충청북도가 농업용수를 확보한다며 120여억원을 들여 개량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본보 취재결과 공사 전후에도 농업용수 공급이 늘지는 않았다. 돈은 청주서 쓰고 물은 진천에서 끌어다 쓰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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