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내가 이곳에 사는 이유-앙골라인 프레드릭 도밍고 마캉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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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내가 이곳에 사는 이유-앙골라인 프레드릭 도밍고 마캉고
  • 충청리뷰
  • 승인 2002.04.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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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골라인 프레드릭 도밍고 마캉고
프레드릭 도밍고 마캉고(32)는 지구 건너편 동양의 작은 나라 한국에서 생활한지 만 5년이 지났다.
프레드릭의 고향 앙골라에는 겨울이 없기 때문에 그가 한국의 겨울을 어떻게 날지 적잖이 걱정도 됐다.
그러나 그는 이미 한국의 겨울에 제법 익숙해 졌는지 전혀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었다.
프레드릭은 ‘좋은 것만 보려고 한다’는 말로 타국땅에 대한 인상을 대신했다. 한국에 건너 온 것이 한국을 배우고 공부하기 위해서이기 때문이라는 부연도 잊지 않았다.
프레드릭이 한국에 온 것은 종교적인 이유에서다. 독실한 통일교 신자인 이 흑인 청년은 자신의 종교가 한국을 ‘신이 선택한 나라’로 보기 때문에 한국을 공부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그가 당초 3년 예정이었던 한국생활을 연장하고 있는 것은 종교적 이유를 뛰어 넘는 더욱 중요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한 일년쯤 한국에서 살다보니 새로운 것이 자꾸 보였어요. 경제적 성공, 독특한 전통문화 이런 것 말이예요. 그래서 좀 더 한국에 대해 공부하고 싶어졌습니다.”
프레드릭의 한국어는 제법 능숙했다.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 하여튼 이 아프리카 흑인 청년은 우리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고 연구하고 있는 중이다.
종교적인 이유로 시작된 프레드릭의 한국에 대한 관심은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셈이다.
그의 깊은 관심은 한국과 앙골라의 교류다. 단시일내에 이룩한 경제성장의 노하우와 높은 교육수준, 문화 등 자신의 나라에 접목시킬 것이 무궁무진하다는 판단이 섰던 것이다.
사실 프레드릭은 여느 아프리카 청년과는 다르다. 그는 우선 상당한 수준의 인텔리다. 우리나라의 서울대 격인 콩고 킨샤사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했으며 영어, 불어, 포르투갈어 등 7개국어에 능통하고 일본어 또한 듣고 이해하는데에는 부족함이 없을 정도다.
여기에 고향 앙골라에서는 고작 3년여 밖에 살 수 없었던 사연도 경제, 교육, 문화적 교류에 관심을 두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기도 했다.

찌개 좋아하고 드라마 즐기고

프레드릭은 몇 달전부터 아예 청주에서 살고 있다. 교육의 도시 청주에서 대학 도서관에 드나들며 갖가지 한국 관련 서적을 탐독하고 있으며 문화재를 찾아 한국을 익히는 데에 바쁜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는 TV 드라마를 즐겨 본다고 했다. 드라마를 통해 한국사람들의 생활을 간접적으로나마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즈음은 여인천하, 명성왕후 등 사극을 즐겨 보며 옛날 한국사람들의 모습을 공부하고 있다고 한다.
방을 얻어 혼자 자취를 한다는 그는 직접 밥을 하고 찌개를 끓여 먹고 있다. 김치와 된장찌개를 좋아하고 순대도 맛있게 먹는다. 라면에는 김치가 없으면 맛이 없다는 등 이젠 한국 사람이 다 된 것처럼 말을 한다.
프레드릭은 한국의 전통 문화가 무척 좋다고 한다. 그 중에도 가족애와 어른을 공경하는 문화가 존경할 만하다고 말한다. “97년도 추석을 경기도 강화에 있는 한국인 친구집에서 보냈습니다. 많은 친척들이 모이고 제사를 지내는 것을 그때 처음 봤어요. 어른을 공경하는 모습은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의 가족애를 고향에 가서 꼭 전해 주고 싶다고 몇 번을 되뇌였다.
그는 우리의 역사에도 관심이 많다. 고조선에서 조선, 근대사에 이르기 까지 여러권의 책을 읽었으며 나름대로 흐름을 파악하고 있었다.
그중에서 그는 조선시대 과거제도가 가장 인상 깊었다고 말한다. 열심히 공부해 실력만 인정받으면 성공할 수 있는 제도가 이미 몇 백년 전부터 한국에 있었다는 사실이에 놀라웠다는 것이다.
/ 김진오 기자





“한국여성과 결혼해 귀화하고 싶어요”
요즘 그에게는 또하나의 즐거움이 생겼다. 바로 내년에 한국 여성과 결혼을 하기로 한 것이다. 강원도가 고향인 그의 예비 신부를 만나러 엊그제에도 강원도에 다녀왔다고 은근히 자랑을 한다.
그래서 점점 그는 한국을 떠나기가 싫어진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외국 여성은 한국 남성과 결혼을 하면 한국 국적을 취득할 수 있는데 남자는 어떤지 모르겠어요. 자세하게 알아보려고 해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던지는 말이 의외였다. 그는 한 술 더 떠 묻지도 않은 귀화 얘기를 꺼냈다.
‘귀화’라는 단어가 생각이 나지 않는 듯 영한사전을 뒤적이더니 귀화를 고민하고 있다고 털어 놨다. 그러면서도 한국에 대한 좋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냉정하리 만큼 꼬집어 말한다.
그는 우선 인종차별을 꼬집어 말했다. “환영 받는 외국인이 있고 무시당하는 외국인이 있다”는 말로 그의 생각을 정리했다.
“처음 보는 사람은 미국사람이냐고 물어봐요. 앙골라에서 왔다고 하면 대하는게 달라져요. 얼마전에 놀이터에서 꼬마들이 놀다가 나를 보더니 미국사람이라고 하더군요. 내가 아니라고 앙골라 사람이라고 하니까 흑인 아저씨라고 막 놀려요.”
그러면서 또 영한사전을 뒤지더니 ‘배타적’이라고 말했다.
서구화 돼가는 것에 대해서도 프레드릭은 나름대로 철학을 내비췄다.
젊은이들중에 우리것 보다 서양의 것이 더 좋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이 많은데 무척 위험한 것이며 특히 성적으로 문란해 지는 것에 실망했다는 것이다.
“88 올림픽 이후 한국에 대해 관심이 높아졌어요. 여성들이 순결하고 동양적인 아름다움이 많은 나라로 알았는데 한국에 와서 성을 돈을 주고 사는 것을 봤어요. 너무 충격을 받았죠”
이런 점들은 자신의 나라 앙골라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앙골라도 유럽의 영향을 많이 받아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고 걱정했다. 특히 아프리카 지역은 문맹률도 높고 문화시설도 없으며 성적으로 상당히 문란해 에이즈 까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전통을 잃으면 힘도 없어진다”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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