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대성 적고 그린피 30% ↓… 예약률 100% 육박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수도권과 지방 골프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골퍼들의 발길이 뚝 끊긴 탓에 수도권은 울상을 짓고 있지만 충북 등 지방은 되레 밀려드는 손님들로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접대성 라운드가 비교적 적은 데다 그린피도 30% 가까이 싼 덕에 대중제는 물론 회원제 골프장까지 예약률이 거의 100%에 달하고 있다.

회원제인 충북의 A골프장은 오는 29~30일 예약률이 97%로 잠정 집계됐다.

주말인 29일은 황금시간대인 2부는 꽉 찼고 오전 일찍 시작되는 1부도 1팀만 비어 있다. 그나마 늦은 오후 `티업'하는 3부는 잔여 타임이 5개 남아있다.

10월의 마지막 일요일인 30일은 1부 2개 타임, 2부 1개 타임이 주인을 기다리고 있다.

A골프장 관계자는 “아직 주초라서 지켜봐야 하지만, 모두 마감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회원제인 B골프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29일과 30일 70여 팀 가운데 4~5팀만 채우면 되고 다음달 첫 주말과 휴일인 5~6일도 7팀만 오면 동난다.

 `퍼블릭(대중제)' 골프장은 황금시간대 예약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다. 회원제에서 퍼블릭으로 전환한 청주의 C골프장은 예약문의 전화로 하루를 시작한다고 한다. 예약이 꽉 찬 것을 알면서도 혹여나 취소 물량이 있을까 해서다.

C골프장은 평일인 28일까지 1부 시간대 3팀만 비어 있고 29~30일은 이미 마감됐다. 다음달 5~6일 이틀 통틀어 2팀만 남아있어 `매진'을 코앞에 두고 있다.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손님이 뚝 끊긴 수도권과 전혀 다른 풍경이다.

이런 현상은 충북 지역 상당수 골프장이 그간 접대성 라운드가 생각보다 적었기에 가능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 골프장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시행으로 `추위'를 탈 것으로 예측했지만, 실제 예약률을 보니까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지방은 접대 골프가 많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수도권보다 싼 그린피도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불황을 이기는 요인이다.

수도권 골프장(회원제)의 주말·휴일 그린피는 20만원을 훌쩍 넘지만 충북권은 10만원 후반대다.

게다가 대중제 골프장은 청탁금지법 시행과 경기 침체를 예상해 그린피 할인을 하면서 지역은 물론 수도권 골퍼들의 구미를 당기고 있다.

충주만 봐도 서울에서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시간 이내에 클럽하우스까지 도착하다 보니 주말이면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서울에서 경기권 이동 소요시간에 20~30분만 투자해 음성과 충주 지역 골프장을 찾는다면 개인당 4만~5만원의 그린피를 아낄 수 있다.

충주의 한 골프장 측은 “시설 면에서 수도권 일부 골프장보다 수준이 높고 접근성도 좋다 보니 지역보다는 서울 골퍼들이 많이 찾아온다”며 “청탁금지법 후유증을 많이 걱정했는데 이런 추세라면 비수기 예약률도 예년보다는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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