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병원 장례식장 6년 평균 마진율 44%…전국 최고
국감서 해마다 지적… 개선 다짐했지만 ‘공염불’에 그쳐

 

▲ 충북대병원 장례식장이 12개 국립대병원 장례식장 가운데 장례용품을 판매하면서 제일 많은 폭리를 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육성준 기자 eyeman@cbinews.co.kr

충북대병원 장례식장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전국 10개 국립대병원, 12개 장례식장 가운데 지난 5년여간 평균 마진율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12년에 충북대병원이 기록한 56% 마진율은 2011년 집계 후 국립대병원 중 가장 높은 마진율이었던 것으로 나타나 유족들을 상대로 폭리를 취했다는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더욱이 당시에도 이 같은 지적이 있었고, 개선을 약속했지만 2016년에도 여전히 전국 평균을 상회하고 있어 개선의지마저 의심받고 있다.

이종배(새누리당·충주) 의원은 지난 4일 교육부가 제출한 국립대병원 장례식장 운영에 관한 국감자료를 제시하며 유족들을 상대로 한 폭리를 지적했다. 10개 국립대병원이 2011년 1월부터 2016년 6월까지 5년 6개월간 장례식장을 통해 벌어들인 순수익은 1057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들 장례식장에서 판매하는 장례용품의 평균 마진율은 37%였다. 이 의원은 폭리하고 지적했다.

2012년 높은 마진율 왜?

▲ 충북대병원 장례식장이 가장 많이 마진을 남기고 팔았던 2012년 장례용품 단가표. 모든 병원들은 매출이익륙을 마진율로 표기하지만 일반적으로 소비자들은 매입이익률을 마진율로 인식하고 있다. 매입이익률로 환산할 경우 마진율은 크게 높아진다.

충북대병원의 지난 5년 6개월간 평균 마진율은 전국 평균보다도 7%나 높은 44%였다. 이에 대해 충북대병원은 “2012년 마진율이 56%였던 것이 원인이다. 이후로 45%, 41%, 38% 등 해마다 마진율을 낮췄지만 6년치를 합산하다보니 여전히 전국 평균보다 높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2년 충북대병원이 유가족을 상대로 받은 56%의 마진율은 압도적인 수치다. 전국 12개 장례식장이 이종배 의원실에 제출한 연간 마진율을 살펴본 결과, 50%이상 마진을 붙여 장례용품을 판 사례는 2011년 경상대병원 장례식장(51%)과 충북대병원 기록이 전부다. 충북대병원이 2011년 통계 이후 연간 최고 마진율을 기록한 국립대병원 장례식장인 것이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당시 충북대병원이 얼마나 높은 마진을 적용해 폭리를 취했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충북대병원은 305원에 구입한 짚베게를 3000원에 판매했다. 구입원가에서 10배 가까이 부풀려 받은 것이다. 6만766원에 구매한 수의는 25만원에 팔았다.

판매물품 중 최고가인 안동포는 109만원에 구입해 300만원을 받았다. 구입가격보다 몇 배 비싸게 팔았지만 이들 품목의 마진율은 각각 89.8%, 75.7%, 63.5%다. 이종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를 살펴보니 모든 국립대병원 장례식장이 마진율을 매출이익률(1-(구입비용/매출액))로 산출했다.

일반적으로 판매자들은 매출이익률로 마진율을 산출한다. 반면 소비자들은 매입이익률을 마진율로 인식한다. 매입이익률은 판매가에서 구입가를 뺀 마진을 구매단가로 나눈 수치로, 매입이익률로 마진율을 산출하면 앞서 예시한 짚베게의 마진율은 884%에 달한다.

판매가격 결정, 병원장 결제 받아야

충북대병원은 2012년 56%의 높은 마진율을 적용한 것은 인정하면서도 당시 왜 이렇게 마진율을 높게 책정했는지에 대해서는 명쾌하게 답변하지 못했다. 하지만 새로운 품목의 장례용품을 판매하거나 기존 판매하고 있는 장례용품의 판매가격을 변동할 때는 병원장의 최종 결제가 이뤄진다는 점에서 병원장도 이 같은 폭리 내용을 파악하고 있던 것으로 분석된다.

충북대병원은 2012년 이후로 해마다 마진율을 낮췄다. 충북대병원 측은 “2016년도 6월까지 평균 마진율은 37%다. 국립대병원 평균 마진율(35%)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이지만 경북대병원(47%)이나 강원대병원(46%), 충남대병원(38.6%)보다는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충북대병원이 예를 든 3곳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장례식장은 충북대병원보다 현저히 낮은 수준의 마진을 붙이고 있었다. 제주대병원 30.1%, 전북대병원·전남대병원은 33%, 서울대병원은 30%, 부산대분원은 29%의 마진율을 보였다. 일부 병원이 전체 평균을 높인 것이다. 다수의 병원이 충북대병원보다 낮은 마진율을 책정하고 있었다.

한편 충북대병원은 장례식장 운영을 통해 지난 2011년 이후 66억 284만원의 순수익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의원은 “공공성이 강한 국립대병원에서 유가족의 슬픔을 이용해 폭리를 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합리적인 기준과 개선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충북대병원도 “장례용품 마진율을 최소화해 유족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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