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육성준 사진부장

▲ 육성준 사진부장

바야흐로 영상시대다. 드론(무인촬영항공기)은 우리가 미처 보지 못한 새로운 시각적 이미지를 보여주는 도구로 등장했다. 먼 전경을 담아내기 위해 애써 건물 옥상에 올라가거나 큰 돈 들여 헬기를 빌리는 것이 이젠 드론의 등장으로 무의미해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필자는 얼마 전 언론재단이 마련한 드론저널리즘 교육을 받았다. 포토저널리즘까지는 본업이라 이해했지만 드론저널리즘은 신조어다. 저널리즘의 영역이 이제는 하늘에까지 미치는 모양이다.

교육의 내용은 신조어만큼이나 신세계를 보여주었다. 하늘에서 보는 세상은 놀라운 광경으로 다가왔다. 조정기로 띄운 드론은 손가락의 미세한 움직임을 읽고 자유자재로 어디든지 날아가 그곳의 이미지를 다양한 각도로 담아냈다.

거부할 수 없는 문명의 현실에 보다 진보된 시각을 요구하는 사회다. 높은 시각은 우리 눈높이를 벗어나 신비의 세계를 보여주는데 가려져 있던 생전 보지 못한 이미지에 결국 몰입되고 만다.

본사가 있는 운천동은 구도심이다. 흥덕초등학교에서 이어지는 기다란 길은 80년대 후반에 지어진 2층짜리 상가주택들로 빼곡하다. 눈높이에서 사방을 둘러본 골목길의 풍경은 나름 정취있고 풍성했다.

세상의 모든 길에는 깊은 기억과 추억이 남아있다. 여기 운천동에도 분명 전세대 사람들이 풍경속에 찍어 놓은 발자취가 있을 것이다.

저녁 무렵 회사건물 5층에서 바라본 진한 가을 노을빛이 하늘을 수놓았다. 카메라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뷰파인더를 보자 하늘과 땅이 한 눈 높이에 익숙하게 들어왔다. 어두운 길을 비추는 가로등과 골목길 그리고 붉은 노을은 움직이는 드론으로 담아낼 수 없는 풍경이다. 가끔은 익숙한 것에 대해 소중함을 모르고 지나갈 때가 많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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