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의회 임시회 의사일정 전면중단, 예산심사까지 차질

▲ 멈춰 선 제천시의회. 폭력사태 이후 제천시의회 제244회 임시회가 보름째 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22일 밤 제천시청 고위 공무원과 시의원 간 폭력 사태로 집행부와 시의회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임시회 의사일정이 또다시 연기돼 파행 장기화가 우려된다(본지 9월 30일자 보도).

앞서 제천시의회는 문제의 폭행 사건이 이근규 시장의 독선과 시 집행부에 만연한 의회 경시에서 비롯됐다고 주장하며, 진행 중이던 제244회 임시회 의사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이를 놓고 지역 일각에서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시의회가 집행부와 감정싸움에 매몰돼 산적한 민생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시의회는 지난 6일 전체 의원 간담회를 갖고 244회 임시회에서 논의하던 조례안과 예산안 등 밀린 안건을 심의할 임시회 개최 여부를 논의했다.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서 결론을 내리지 못하자 무기명투표까지 실시했으나, 반대자가 7명으로 찬성(5명)을 앞서 없던 일이 되고 말았다.

익명을 요구한 온건파 시의원은 “폭력사태 직후 이근규 시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사과와 책임자 처벌 등을 강조할 때만 해도 일정 기간 냉각기를 거친 후 등원하자는 의견이 우세했다”면서 “이후 이 시장이 사건의 발단이 된 경관지구조례 개정 강행 의사를 비치는 등 강경 입장을 고수하자 의원들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6일 간담회 자리에서 “이근규 시장의 사과에 진정성이 읽히지 않는다”는 일부 강경파 의원들의 주장을 대놓고 반대한 의원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민생 관련 예산이 산적한 상황에서 폭력 사태를 이유로 의회 문을 닫을 수는 없다”는 의견이 힘을 얻지 못했다는 것이다.

의회 주변에선 지난달 자동 산회한 244회 임시회 파행이 장기화될 경우 오는 18일부터 4일 간 예정된 245회 임시회 개의도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제천시와 의회에 따르면 이번 임시회에는 화산동 명지초 인근 배수로정비사업, 봉양읍 농로 개설, 마을 안길 포장 등 민생 관련 추경예산 22억 5300만 원(39건)이 상정됐다.

그러나 이번 의원 간담회에서조차 임시회 개최가 무산돼 당초 계획보다 공사가 늦어지는 등 사업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또한 내년에 제천에서 개최 예정인 도민체전 준비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시 관계자는 “도민체전 예산 38억 9200만 원을 추경에 편성해 슬로건 공모, 상징물 공모, 경기장 시설 정비사업에 착수할 예정이었다”며 “의회가 정상화하지 못하고 장기 표류할 경우 도민체육대회 준비 시간 부족 등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이어 “노인회관 및 노인복지관 방수 등 기능 보강, 약초 GAP(농산물 우수관리인증) 생산농가 지원 예산 등 시급한 사업도 예산이 늦어지면 차질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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