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수입업자 감정 대립, 부산 기장군 운영 효과없어

<속보> 충주시 수안보온천의 ‘사해(이스라엘과 요르단에 걸쳐 있는 염분 호수) 소금탕’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사해소금 수입업체 대표 A씨는 최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해소금 이벤트탕은 침체된 수안보를 부활시킬 유일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A대표는 “사해소금탕은 기존 탕과 별개로 설치된다. 사해소금탕 사용 뒤 기존 수안보 온천수를 받은 탕에 입욕하고 온천수로 씻고 나가는데 무슨 근거로 온천 정체성을 운운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 온천과 목욕탕에 이벤트탕은 기본적으로 있다. 수안보 온천탕 전체에 사해소금을 쓰는 것처럼 정체성을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 충주시 수안보온천의 ‘사해 소금탕’ 설치를 둘러싼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 사해소금 공급대표의 기자회견 모습.

수안보 온천의 정체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반박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지하 250m에서 뽑아 올리는 고품질 천연 온천수인 수안보 온천의 명성에 해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수처리상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 대해 A대표는 “사해소금은 염도가 낮아 하수처리 문제가 없다는 것은 이미 증명된 일”이라며 “사해소금 사용에 따라 비용이 늘어나도 효능을 체험하면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큼 이용객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했다.

업체 “정체성과 무관” 우려 일축

그러면서 “사업성이 없다는 문제도 사해소금이 각종 미네랄 등을 함유해 피부 질환 및 미용에 도움이 된다는 소문이 나면 관광객이 증가될 것이므로 잘못된 지적”이라고 항변했다. A대표는 사해소금탕에 대한 부정적 시각이 발생한 이유로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장인 B씨와의 불화를 지목했다. 그는 “지난해 8월 B회장과 면담 후 수안보 지역경제 활성화와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B회장과 지역구 시의원 등이 충주시에 사해소금을 소개해 줘 이벤트탕을 추진하게 됐다”면서 “같은 해 9~10월 협의회 주최로 두 차례 공청회를 열어 사해소금탕 시범 운영을 결정하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체험의 날을 하루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의 공청회를 통해 시 소유의 관광협의회에서 관리하는 하이스파에서 6개월에서 1년 정도 운영한 후 반응이 좋으면 수안보 전체에 사해소금탕을 추진키로 했다”며 “하지만 관광협의회가 공청회 결의를 무시하고 사해소금 무료제공을 요구하는 등 갑질 횡포를 부려 지금의 상황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또 “전직 협의회장과 면·이장 등만을 대상으로 체험을 갖자는 B회장의 제안을 거절하자 불협화음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는 “심지어 B회장은 나에게 사해 소금 독점 공급권을 주기로 약속했는데 사이가 벌이진 이후 부산시 기장군에 존재하지도 않는 사해소금탕에 B회장과 충주시 담당 팀장이 견학을 다녀온 뒤 사업성도 없고, 인기가 없다고 허위보고를 했다”고 폭로했다. 여기에 B회장은 공적인 업무에 개인감정을 개입시켜 방송 촬영에 협조하지 않고, 충주시에 거짓보고를 하는 등 갑질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 B회장은 “수안보 관광활성화를 위해 뭐든지 해보려는 과정에서 이런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돼 안타깝다”며 “방송 촬영 방해, 특정인 체험 강요, 허위 보고, 갑질, 허위사실 언론제보 등 A대표가 제기한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시, 논란 확산에 ‘사업 보류’

논란이 확산되자 충주시는 ‘사해소금탕’ 설치를 보류했다. 시 관계자는 “오랫동안 침체를 겪고 있는 수안보 온천 활성화를 위해 1000만 원을 들여 시 소유인 하이스파에 ‘사해 소금탕’을 시범 운영할 계획이었다”면서 “사해 소금탕 운영은 과장의 지시에 따라 이 사업을 추진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따라서 사업성 검토를 위해 부산 기장군에 있는 운영업체를 견학했다”며 “당시에 그 업체는 소금 양을 적게 쓰고 관광객도 그리 많지 않아 사업성이 없어 보여 과장에게 그대로 보고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견학을 갔다 온 것은 사실이지만 A대표가 주장하는 허위보고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하며 “목욕료 인상 등의 우려 등도 있었지만 관광협의회 등과 수차례 협의해 지난해부터 예산을 세우는 등 사업을 추진했지만 관광협의회와 업체 간의 갈등으로 현재는 사업이 보류된 상태”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사해소금탕 설치와 관련한 논란은 수안보온천관광협의회가 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 중인 ‘하이스파’ 온천탕에 사해소금탕을 운영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시작됐다. 관광협의회는 이벤트탕 형식으로 운영해 시민과 관광객의 호응이 좋으면 다른 온천탕으로도 운영을 확대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체성 논란과 더불어 하수처리 문제가 제기됐고, 여기에 운영업체-관광협의회 간 갈등이 커지면서 사업 추진 1년여 만에 사업이 보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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