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世評/ 노승훈 청대신문 편집국장

▲ 노승훈 청대신문 편집국장

대학에는 학생들이 직접 취재하고 기사를 작성해 신문을 발행하는 언론기관이 존재한다. 충북대엔 ‘충북대신문’이, 서원대엔 ‘서원대신문’이, 청주대엔 ‘청대신문’이 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청대신문은 1954년 7월 12일 ‘바르게 보고 빼어나게 생각하라’는 정안수상(正眼秀想)을 사시로 창간됐다. 2014년에 입학해 학생기자 생활을 해온 나로서는 감히 그 지령의 세월을 헤아릴 수조차 없다. 숱하게 지나쳐간 선배기자들의 발자취에 누가 되지 않도록 묵묵히 노력해왔을 뿐이다.

이렇듯 청대사(史)와 함께해온 우리 청대신문은 현재 발행이 무기한 중단됐다. 지난 9월 7일부터 명확한 해명도 없이 주간교수 임명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정성봉 총장과의 면담도 수차례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보통 재단과 학교는 그들의 성향과 부합하는 인물을 주간교수로 앉혀왔다. 임명 과정 또한 공개되지 않는다. 어떠한 기준도 형식도 갖추고 있지 않다. 그저 학칙 상에 ‘총장’이 임명한다고만 명시되어있을 뿐이다. 임명된 이들은 비판적인 기사나 보도를 문제 삼았고, 기사가 실릴 지면이 옮겨지는 것은 물론 실로 많은 글들이 지면에 담기지 못했다.

이제는 그런 주간교수 조차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얼마 전 발족한 ‘학생언론연대’가 그 원인으로 추측된다. ‘청대신문’과 학생자치신문 ‘청대숲’, 교육방송국 ‘CEBS’가 함께한 이 연대는 계속된 재정지원 제한대학 선정의 원인과 대안을 제시하기 위함이었다. 아마 재단이사회와 학교에서는 조만간 있을 대학구조개혁평가 대비 학과통폐합과 혹시 모를 학내분규를 염두에 두고 했던 조치일 것이다.

누가 분열을 조장하고 비민주적 행정을 강행하고 있는지 아직 깨닫지 못한 것 같다. 학내분규가 교육부 평가에 안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이유로, 분열을 조장하고 명예를 훼손한다는 이유로, 그것의 근본적인 원인 해결이 아닌 임시방편적 대응이 계속되고 있다. 이것은 물이 새는 수도꼭지를 손으로 틀어막는 꼴과 다름없다.

지난 2014년에 진행했던 ‘사회학과 폐과’ 때도 마찬가지다. 학과를 통폐합하기 위해 구성원들과 수십 차례 이상의 간담회를 갖는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일방적이고 독단적으로 진행됐다. 비민주적인 행정에 반발한 구성원들은 이제 와서 ‘부실대의 원인’으로 몰리고 있다.

청주대의 시간은 멈춰있다. 구태의연한 운영과 행정은 이미 상식을 벗어 난지 오래다. 지성의 요람이라 불리는 이곳엔 ‘불통’이 잉태한 집착과 불신이 팽배해 있다. 이것은 추락하는 집단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특히나 언론에게 불이익을 주는 등의 행위는 그 조직의 민주주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이제는 통치가 아닌 협치를 추구해야할 때다. 팽이는 내칠수록 더 거세게 도는 법이다. 억압과 탄압을 통한 구성원 공략이 아닌 소통을 바탕으로 정상화 대책을 내놓아야할 것이다.

“닭의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고 했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이 유신시절 국회의원에서 제명되자 했던 말이다. 민주적 운영에 대한 갈망은 결국 어스름을 뚫고 아침을 맞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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