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시 “예산문제 조율되면 다른 변수 없어”이 지사-조 시장 의견접근

▲ 2016 세계무예마스터십.

올해 청주에서 처음 열린 ‘세계무예마스터십’ 두 번째 대회가 2019년 충주에서 개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 대회 개최를 거부하던 충주시가 입장을 선회,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충주시에 따르면 제2회 세계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이시종 충북지사와 조길형 충주시장은 대회 개최와 관련한 구두 협의를 통해 상당한 의견 접근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도와 대회 조직위는 당초 2회 대회를 2018년 열 계획이었지만 국제대회 승인 일정을 고려해 개최시기를 2019년으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대회 개최지를 비롯한 대회 운영 방안과 관련해 연구용역을 발주할 계획이다. 용역결과가 나오는 대로 정부에 국제대회 승인을 요청한다는 게 도의 구상이다.

시 관계자는 “아직 정식 공문을 주고받지 않았지만 충북도, 대회 조직위원회와 2회 대회 개최를 협의 중”이라며 “청주 대회 폐막 때 2회 대회를 2019년 충북에서 연다고 발표한 것도 충주를 염두에 둔 것”이라고 말했다. 무예마스터십 개최를 거부해오던 충주시가 2회 대회 개최를 놓고 기존 입장을 바꾼 것이다.

당초 도는 2014년 충주시에 무예마스터십 단독 개최를 제안했다. 당시 시 관계자는 “무술축제와 무예대제전을 충주에서 하는데 어떤 목적과 비전으로 무예마스터십 대회를 하려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시비 15억 5000만 원이 추가되는 부담이 있어 여력이 없다”고 했다.

충주시 기존 반대 입장 번복

충주시는 매년 15억 원이 들어가는 무술축제와 유사한 행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는 부담으로 불가 입장을 밝혔다. 더욱이 이 지사가 충주시장 재임 시절 만든 충주세계무술축제는 충주시 대표 축제로 자리매김해 반감이 더 컸다.

무술축제는 1998년부터 개최돼 지난해 18회째를 맞았고, 올해는 격년제 시행에 따라 열리지 않았다. 특히 무술축제는 2012~2014년 3년 연속 문화체육관광부가 유망축제로 선정했으며, 정부로부터 관광진흥기금 9000만 원과 한국관광공사를 통해 해외홍보와 마케팅 등을 지원받았다.

아울러 무술전국제천 격인 대한민국 무예대제전 역시 이 지시가 국회의원 재직 시 만들었다. 2007년 9월 충주체육관에서 첫발을 내디딘 무예대제전은 지난해까지 9회 열렸다. 이런 상황에서 도가 충주시에 무예마스터십 단독 개최를 제안했던 것이다.

충주시민들도 유사한 성격의 대회를 중복해서 여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시 임순묵 도의원(새누리·충주)은 “충주는 15년 넘게 무술축제를 개최해 무술 메카의 위상을 확고했다. 초청 국가나 행사내용이 똑같은 대회를 왜 중복해서 여는가. 도는 비용 부담 등 충주시가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제시하지 말고 무술축제와 통합해 추가 예산 지출 없이 개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 무예마스터십 청주 개최는 도내 지자체 간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진통 끝에 도는 무예마스터십 개최지로 청주시를 선택했다. 지난달 청주에서 열린 무예마스터십은 많은 곳에서 문제점이 드러났다. 엔트리 상 선수단 참가 규모는 17개 종목 87개국 2262명이었지만 실제 참가는 1904명이었다. 외국 선수의 입국, 수송, 선수촌 관리도 미흡했다. 벨트레슬링의 타지키스탄 선수 3명이 공항에서 잠적했고, 1명은 선수촌에서 이탈했다. 스리랑카에서 입국한 선수 3명 역시 선수촌에서 이탈했고, 우슈에 참가하기 위해 인천국제공항에 입국한 우간다 국적의 코치 1명도 종적을 감췄다.

시의회 간담회 찬반 ‘팽팽’

이런 논란을 우려한 탓인지 충주시는 최근 시의원 전원이 참석하는 간담회를 열어 대회 개최에 필요한 예산 규모, 재정 확보 방안, 연도별 추진 계획, 기대효과를 설명하고 의견을 수렴했다. 시의원들은 대회 개최를 놓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는 것으로 전해졌다.

도는 2회 대회에 약 10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보고 절반인 50억 원 가량은 충주시가 부담할 것을 요구했다. 국제대회로 승인받으면 국비 30억 원이 지원돼 충주시 부담금은 35억 원으로 줄어든다.

충주시는 올해 첫 대회를 개최 중인 청주시와 비슷한 수준의 부담금만 낸다면 개최할 용의가 충분히 있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청주시 부담금인 20억 5000만 원에 물가상승률을 고려해 25억 원 정도만 부담한다면 개최할 의지가 있다”면서 “예산 문제만 조율되면 다른 변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에는 무술축제와 무예마스터십을 같이 하자고 시에서 제의했는데 축제와 경기는 다르다는 것이 무예마스터십위원회 입장이었다”며 “어쨌든 예산 등 상황이 바뀌어 무예마스터십을 개최하면 세계 전통무술의 중심지로서 도시 브랜드를 높이고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위상 제고 효과를 거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충주 세계무술공원에 건립되는 유네스코 국제무예센터(ICM))와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고 했다.

도와 시는 세계무예마스터십위원회(WMC) 본부 소재지를 기존에 유력하게 검토하던 청주에서 충주로 옮기는 방안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충주시는 추가 의견 수렴을 거쳐 대회 개최 여부를 최종 결정할 방침이다.

한편, 무예마스터십 대회 조직위는 지난달 폐막식에서 차기 대회 개최 도시를 특정하지 않고 충북에서 연다는 원칙만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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