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290건 발생 … 성폭행·추행 전체의 81%

충북에서 청소년 성범죄가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성폭행 등 강력범죄가 심각한 수준이다.

청소년 사이에 널리 퍼져있는 잘못된 성의식이 원인으로 꼽힌다.

28일 충북지방경찰청 등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도내에서 발생한 미성년자(피의자) 성범죄는 모두 290건이다. 연도별로는 △2013년 88건 △2014년 55건 △2015년 84건 △올해(9월 26일 기준) 63건이다.

범죄는 흉포화·지능화 양상을 보인다. 이 기간 가장 많이 발생한 범죄는 성폭행·추행으로 235건이나 됐다. 전체 발생 건수의 81%에 달하는 수치다.

몰래카메라 범죄도 늘고 있다. 휴대전화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범죄는 2014년 4건에서 지난해 16건으로 4배나 증가했다. 올해 들어 발생한 몰카 범죄만 해도 7건에 이른다. 이외에 통신매체 이용 음란 21건, 성적목적 공공침입이 3건 발생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가 미성년인 성폭력 범죄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며 “보통 이런 경우 자기(피의자)보다 약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피해자 연령이 더 낮아지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까닭에 전문가들은 공교육 현장에서 제대로 된 성교육이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청소년 성범죄가 부실한 성교육에서 비롯된다는 판단에서다.

방이슬 한국성폭력상담소 성문화운동팀장은 “현행 성교육은 아예 방향성이 없거나 잘못된 방향을 잡고 있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며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인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어른들의 왜곡된 성의식이 청소년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하숙자 청주여성의전화 부설 성폭력상담소장은 “다양한 욕구가 있는 청소년들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성적놀이를 그대로 따라할 가능성이 높다”며 “학교 현장에서 아이들에게 성과 관련한 올바른 해답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청소년의 올바른 성의식 정착을 위한 교육체계 마련이 요구되고 있지만 교육당국은 뒷짐만 지고 있다.

도내 일선학교는 매년 15시간 이상 성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범죄 발생률을 고려하면 부족한 수준이다. 연령별 특성에 맞는 교육자료도 없다. 단지 도교육청이 배포한 ‘아름다운 성 이야기’라는 제목의 교재(워크북)를 교육에 활용할 뿐이다.

교육부 차원의 가이드라인도 사실상 전무하다. 앞서 지난해 교육부는 학교 성교육 표준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내용이 현실과 맞지 않고 성 차별을 조장한다’는 여론의 질타를 맞고 개정 작업에 들어갔다. 개정 표준안은 올 하반기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다시 말해 벼랑 끝에 서있는 청소년들을 바로 잡아 줄 장치가 교육 현장에도 없다는 얘기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 담당자를 대상으로 교육부 성교육 표준안에 대한 교육까지 마쳤지만 개정 작업으로 인해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개정안이 나오기 전까지는 이전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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