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시 사업 놓고 주먹다짐 병원 입원중 사과전화

충북 제천시가 역점사업으로 추진하는 '제천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이 제천시 고위공무원과 제천시의회 의원의 폭력 사태를 불렀다.

23일 제천시와 제천시의회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20분께 제천시 장락동 한 음식점에서 함께 술자리를 한 시청 A국장과 시의회 B의원은 현재 개회 중인 244회 시의회 임시회에 상정된 '제천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의 시의회 심의를 놓고 취중 논쟁을 벌였다.

A국장은 B의원에게 관련 조례안 개정에 동의를 해 달라며 서명을 요청했고, B의원이 이를 거부하자 서로 말다툼이 벌어지고 술병이 깨지는 등 감정이 격한 상태에서 A국장이 B의원에게 주먹다짐을 하면서 서로 치고받는 폭력 사태로 번졌다.

이 자리에는 다른 공무원들이 있었으나 폭력 사태를 막지는 못했다.

안경이 부러지고 눈 주위 연골 골절 등으로 B의원은 인근 원주의 대형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뒤 제천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A국장 역시 제천의 다른 병원에 입원한 상태다.

A국장은 "조례 개정 문제로 B의원의 이해를 구하는 과정에서 불상사가 빚어졌다"며 "공무원 신분으로서 그런 행위를 한 건 잘못이므로 책임질 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A국장은 23일 B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사과했다.

이들의 폭력 사태를 불러온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시가 2013년부터 추진하고 있으나, 시의회가 사업 효과에 부정적인 데다 사업 예정지가 보전관리지역으로 묶이고 건축규제 완화 조례 개정이 무산하면서 표류했다.

시는 지난 19일 개회한 244회 시의회 임시회에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 추진을 위한 관련 조례 개정안을 제출했으나, 20일 소관 상임위원회인 산업건설위원회가 개정안을 수정 발의하면서 다시 벽에 부딪혔다.

시는 앞서 청풍호 주변 수변경관지구를 비롯해 클러스터 조성사업 예정지 내에서 개발 제한 완화를 내용으로 한 개정 조례안을 시의회에 제출했으나, 시의회가 이를 수정 발의·의결하면서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추진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상임위의 수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하면 전체 시설 가운데 집필시설 10동을 제외한 교육·연수시설 4동과 게스트하우스 4동은 건축할 수 없어 사실상 사업을 추진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인다.

개정 조례안 제출 전부터 의원들을 대상으로 설득작업을 벌인 시는 27일 2차 본회의에서 다시 수정 발의해 시가 애초 제출한 개정안이 통과할 수 있도록 A국장은 의원들을 상대로 동의 서명을 받고 있었다.

A국장은 전체 의원 13명 가운데 과반인 7명 이상의 동의를 받고자 B의원을 만나 설득하던 중이었다.

B의원은 6명으로 구성된 산업건설위 소속이다.

시가 229억원(국·도비 포함)을 들여 내년 준공을 목표로 한 스토리창작 클러스터 조성사업은 신규 관광 수요 창출과 영상도시 브랜드를 높인다는 취지로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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