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육성준 사진부장

▲ 육성준 사진부장

당시 충북도의 반응은 잠시나마 뜨거웠다. 이시종 도지사가 직접 그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겨 추모패를 만들라고 지시했고 유족들과 도 관계자들이 모여 거하게 얼음골에서 추모 행사를 가졌다. 비록 문화재 사적지에 아이스크림을 팔아 원칙에 어긋난 행위를 했지만 그의 배려 깊은 행위는 충분히 용서 받을 만했다.

그때 본보가 추모행사와 별개로 추모사진전을 열었는데 마치 충북도가 마련해 주최한 것처럼 만들어 필자의 생애 첫 번째 사진전이 참 우스운 모양새로 만들어졌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기는’ 격이 되었던 걸로 기억한다.

이상은 지난 2012년 9월 15일 ‘산성 얼음 아저씨 고 김흥한 아저씨’를 위한 추모재 분위기였다. 그는 아무도 모르게 10 여년동안 얼음을 지게에 지고 상당산 정상의 막판 길목에 갔다 놓았고 등산객들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그 맛을 보고 따스함을 느꼈다.

추모열기는 이맘때 늦여름 막바지 무더위 기세처럼 뜨거웠다. 등산객들은 얼음을 놓았던 곳에서 그의 죽음을 위로하며 야생화를 갔다 놓았고 미처 몰랐던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4년이 지난 현재 그의 사진을 들고 다시 발자취를 따라가 보았다.

김씨가 생전 얼음을 실어 놓고 보기 좋게 가꿔 놓았던 곳은 작은 돌탑만이 그의 존재를 상기시켜 주었고 도의 국장급 간부까지 모셔와 추모분위기를 이끌어 추모패까지 걸어놓았던 곳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의 얼음은 따뜻한 존재였다.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상당산성 길을 오른다. 세상의 모든 길에는 한 사람, 한 사람의 흔적이 남아있다. 산성길도 분명 여러 세대의 사람들이 풍경 속에 찍어 놓은 발자취가 있을 것이다. 사람을 따뜻하게 만드는 사람이 있는 한 길은 영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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