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천동 주민 “폐기물처리 등 혐오시설 이미 포화상태” 반발
사육농가 “충주 도축장 독점요금 비싸 추가 시설 필요” 주장

▲ 충주지역 염소 도축장 추가 신설을 둘러싸고 사육농가와 예정 부지 인근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충주지역 염소 도축장 추가 신설을 둘러싸고 사육농가와 예정 부지 인근 주민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충주시 달천동 주민들은 지난달 29일 충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변 반경 3㎞ 이내에 지금도 도축장이 3곳이나 있고 쓰레기처리장, 폐기물처리장 등이 운영되고 있다”며 “마을 주민들은 환경폐기물 운반차들의 매연소음과 각종 혐오시설로 이미 심신이 많이 지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도축장 신설 사업을 추진하는 사업주는 사업의 당위성을 주장하지만 우리 마을 주민들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며 “그동안 모든 불편을 감수하며 살아왔지만 더 이상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또 “시가 부득이 인허가하려거든 주민 모두를 이주시키고 허가지 인근 지역을 농토로 모두 매입해 달라. 주민 모두 마을을 떠나겠다”며 “또 다시 혐오시설이 우리 마을에 들어온다면 하나, 둘 마을을 떠나는 죽음의 마을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하다”고 말했다.

이에 반해 염소 사육농가들은 지역 내 염소 도축장 추가 신설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다. 이유는 도축 비용이 인근 지역에 비해 두 배 가량 비싸기 때문이다. 충주지역 도축비용은 한 마리당 4만 원으로, 제천시와 청주시에 비해 2만 원 가량 비싸다. 충주는 도축장이 한 곳이고, 제천과 청주는 두 곳을 보유하고 있다. 때문에 염소 사육농가들은 충주보다 싼 제천과 청주에서 도축을 하고 싶어도 물류 비용 부담으로 이마저도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도축 비용 비싸 도시계획위 결정 ‘관심’

실제 2012년부터 흑염소를 사육하는 A씨는 150여마리의 흑염소를 기르고 있지만, 도축할 때가 되면 고민부터 앞선다. A씨는 “도축장이 충주지역에 한 곳이다 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또 도축비도 만원 이상 비싸다”며 “횡포도 심하고 해서 하나 더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충주에서 최근 도축장 신설과 관련해 개발행위 신고서가 제출됐다. 도축장 신축을 추진하는 한 사업자가 지난 2월 가축용 건축신고를 냈고, 7월에는 한국농어촌공사를 상대로 한 행정심판에서 승소했다.

이에 지역 내 염소 사육농가들은 저렴한 도축비와 도축 시간을 절감할 수 있는 염소 도축장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정부도 2014년부터 염소 도축장을 기존 13곳에서 20곳으로 확대해 사육농가들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충주시는 개발행위 여부를 검토 중이며, 도시계획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했다. 도시계획위원회는 신설 도축장 주변 여건과 환경 등을 고려해 개발행위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 관계자는 “도축장 신설과 관련해 아직까지 결정된 것이 없다”며 “조만간 열릴 도시계획위원회 결정을 따르겠다”고 답변했다. 충주지역에는 현재 20여 농가에서 흑염소 2000여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때문에 도축비와 도축시간 절감을 바라며 도축장 추가 신설을 주장하는 사육농가와 이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도시계획위원회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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