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서 볼 수 있는 것 중 하나가 건물이다. 그런데,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건물의 얼굴은 어떤 모습인가? 비판적 접근으로 자세히 둘러보면 이건 너무하다 할 정도의 충격적인 건물(buildings)을 많이 보게 된다. 대개의 경우 그냥 지나치기 마련이나, 좀더 가까이 살펴보면 건축의 얼굴이라기보다는 건물 전면(全面)은 각종 광고물로 건물의 많은 부분이 가려져 있어 디자인 없이 건물의 상(image)이 일그러진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최근,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에서는 간간이 새로운 건축의 시도가 조심스럽게 나타나고는 있으나, 아직은 우리시대를 주도할 만한 그 어떤 건축변화를 기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그 어느 시대보다도 변화의 속도가 빠른 현대라는 지금 인간은 인간환경, 생활환경에 어떻게 대응하여 왔는가? 역사적으로 발전된 것은 적절히 수용하면서, 한편 세계적 균형은 견지하면서 성장하는지? 물질문명에 너무 많이 중독 되어있지는 않은지? 고전의 접근에 소홀하지 않았는지?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은 것은 아닌지?
그렇다면, 실패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가? 그 하나가 현대건축의 모태가 되었던 건축양식이 받아들여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건축은 전통이나 풍속 등 지역적인 특수성을 소홀히 하여 전통적 계승에 적절히 적응하지 못했고 바람직한 새 환경 창출에도 실패하였다고 보는 가정(假定)이 설득력 있게 받아지고 있다. 모든 것을 보편적이며 추상적인 방법으로 다루었고 또한, 건축설계과정의 중요성에 관한 신중한 논의보다는 물량위주의 상업적 이해가 앞서 국적불명의 무국적 건축(non-nationalism architecture)이 난립하였기 때문이다.
이러한 결과, 도시 건축접근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게 되었고, 디자인 없는 건물로 인해 무미건조한 도시환경이 조성되어져 인간적이며 자연적이어야 할 도시와 건축에 비인간화 현상까지 초래되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사안으로서 풀어야 할 과제이다.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인식되지 못하는 건물들,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는 건축으로 이미 건축의 본질에서 이탈된 잘못된 현상이 진행되고 있지나 않은지? 있다면 이는 분명 도시 와 건축의 불행이다. 건축의 실체는 시각예술, 조형예술 속에서 입증되어야 한다. 그리스의 도시 건축은 건축과 인간의 관계를 이어주는 대화의 광장으로 그곳에는 조각, 그림이 있고 사람들이 모여 사는 인간건축으로서 다양한 예술적 표현이 건축구성에 중요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 도시와 건축이 조각, 회화와 같이 어우러져 나타나기 때문에 의외로 많은 사람들의 참여가 있게 되어 건축이 사회적 기능(social function)을 가지고 존재한다는 것이 분명한 사실로 나타난 것이다. 로마가 이 지구상에서 최초의 사회적 기능의 대형화로 볼거리가 가장 많은(Holiday in Rome)세계적 도시로 추앙됨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청주(淸州)라는 도시에 건물이 아닌 건축이 있고 매력과 애정을 줄 수 있는 도시 건축에의 접근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앞으로 청주는 도시 건축의 표현이 수직사고보다는 수평사고에 의해 표현되어야하며, 건축에 있어 수평사고는 사람들의 사고이며 아름다운 자연이 사람들과 어울리는 모습과 같은 것이기에 좋은 사람들에 의한 인간건축은 건축문화를 꽃 피우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
도시의 수평팽창(urban sprawl)이 도시공간(urban space)으로 바뀌어지는 도시 건축의 변화가 바람직하다. 건축이 도시와 공간적 관계를 갖게되면 투명한 건축이 나타난다. 건축의 얼굴이 있는 도시가 만들어지기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새로운 모든 가능성 추구에 적극적이어야 하며, 올바른 건축설계(architectural design)에 근거하여 도시 성장 패턴에 아름다운 변화가 있어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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