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바로 이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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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을 이해하고 싶다면 바로 이 책
  • 충청리뷰
  • 승인 2016.08.24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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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대성 등 28명의 저자들이 분석한 <17세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모르는 나이>

나는 읽는다 고로 존재한다
권은숙 온갖문제연구실 연구노동자
 

▲ 17세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모르는 나이 류대성 외 지음.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펴냄.

기원전 196년에 만들어진 ‘로제타석Rosetta Stone’에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고 못됐다”는 말이 새겨져 있다고 한다. 2200년 전에도 어른들은 ‘요즘애들’을 걱정했다. 시대를 막론하고 ‘요즘애들’은 왜 어른들의 걱정거리일까. <17세 누구나 겪지만 아무도 모르는 나이>는 한 권의 책 속에 ‘34권의 책’이 소개되는 형식으로, 28명의 저자들이 ‘열일곱’을 통해 21세기 대한민국의 ‘요즘애들’을 알아간다. ‘열일곱’의 구체적이고 개별적인 행동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거시적인 안목으로 우리사회 현상을 통찰한다.

청소년기에 긍정적 자아정체감을 형성하면 이후의 단계의 심리적 위기를 무난히 넘길 수 있지만, 반대의 경우 방황이 계속 될 수 있다. 지금 우리 주변의 ‘열일곱’은 먹여주고 재워 주고 입혀줄 테니, 오로지 대학 진학을 위해 모든 것을 참고 견디라는 부모, 학교, 사회의 요구에 암묵적인 공포와 수동 타율적 객체에 머물도록 강요당하고 있다.

여러 현장에서 청소년을 상담해 온 저자들은 말한다. 그들은 부모의 이혼, 성교육, 자살예방 교육 등에서 자신에게 일어났거나 일어 날 변화에 대해 철저히 소외돼있다. 어른들은 짐작과 불안, 조급함으로 직접적인 어휘를 피하며 청소년의 생각을 있는 그대로 듣기 어려워한다. 마음껏 울 수 있도록 자리를 만들고, 먼저 이야기 할 때까지 가만히(제발 좀) 기다려주고, 자기 상처를 마주 할 수 있게 믿어주고, 곁을 지켜야 할 어른의 의무를 방기하고 있다. 그들이 바라는 것은 문제에 대한 해답이 아니다. 그저 자신들이 힘들었음을, 그동안 많이 외로웠음을 알아달라는 것뿐이다. 그것만 알아주고 공감해주면 아이들은 자기 내면의 힘으로 그 상처를 극복해내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저자들은 그 놀라운 성장의 기록을 담았다.

왕따 학생들을 만나며 ‘집단의 힘에 압도당하지 않고 자신의 의지로 행동할 수 있는 사람은 아이가 아니라 성인일지라도 불과 4%에 지나지 않는다.’고 그들을 이해한다. 그러나 자신이 당할지 모르는 따돌림을 다른 학생들에게 투사해 모면하는 가해자의 비뚤어진 심성, 우울한 기분을 병으로 만들며 자신의 무력감이나 탈선행위를 합리화하지 말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기도 한다.

가출 소녀와 성매매 소녀들을 현장에서 만난 저자들도 한소리 한다. 10대가 등장하는 뉴스는 하나같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데, 10대 성매매에 관한 기사는 선정적이고 더 폭력적이다. 우리사회는 성매매하는 10대를 법적으로 보호해야 할 피해자로 간주하면서도, 이면에서는 그들의 성을 적극적으로 성애화하면서 소비한다.

화장을 하거나 교복을 줄여 입는 여학생에게 눈살을 찌푸리면서 아슬아슬한 무대의상을 입고 선정적인 춤을 추는 걸그룹에 열광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는데, 이런 사회 분위기 속에서 10대는 이면에서 보상을 받는 자신의 섹슈얼리티 가치를 인식하며 자원화 하는 방식을 터득한다. 자신이 노동시장에서는 최저 몸값이지만 성 시장에서는 최고 몸값이라는 이중적인 가치도 깨닫는다.

어른들은 질문을 바꿔라

그리고 교복에 이름표를 박음질해 뗄 수 없게 할 정도로 통제와 보호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로 위치시키고, 성적 대상으로 소비하며, 노동시장에서 배제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갖추지 않는 우리사회가 10대 여성을 성매매 시장으로 내몰고 있다. 자명한 사실이다. 10대 노동시장이 양적으로, 질적으로 변화하지 않는다면 10대가 성매매에 재유입되는 현상을 막을 길 없을 것이다.

행복해 지려면 질문을 바꿔야 한다고 저자들은 말한다. ‘요즘애들은 왜 문제인가?’가 아니라, “청소년은 왜 그렇게 행동할까?”를 물어야 한다고. 무한경쟁사회에서 자신을 사회에 끼어 맞추느라 지쳐있는 청소년들에게 ‘세상을 너희들의 꿈에 맞출 가능성’에 대해 질문해야 한다는 것이다. 불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을 권리도 있고, 관심어린 양육을 받을 권리도 있는 열일곱, 어린이도 어른도 아닌 경계의 시기, 어른들의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와 그것을 거부하고 싶은 욕구가 함께 있는 그들에게, 쉴 틈을 주고 그 쉴 틈을 통해 화두가 될 만한 것들, 일생을 두고 할 만한 가치가 있는 무엇을 찾게 해 주어야 한다.

'요즘애들'에게 없는 ‘의욕, 목적, 희망, 열정’ ‘싸가지(네가지)’는 돈과 권력과 명예가 인생의 성공을 가늠하는 척도인 어른들을 반영할 뿐이다. 자신의 삶의 목적과 방법에 대한 자신감과 만족감을 어른들이 먼저 되찾고, 가정과 학교교육의 내용을 반성(제발 좀)해야 한다. 열일곱은 기성세대의 관점과 생각을 빠르게 습득하며 그것을 내면화하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세상이 편하게 받아들이는 평범한 성(性)이 자신의 내면 깊숙한 곳에서부터 솟구쳐 나오는 성과 다른 성정체성 때문에 고민하는 청소년, 그들의 사랑과 부모가 된 10대의 이야기도 놓치지 않는다. 17세를 응원하는 저자들을 한명씩 읽으며 몸 한구석이 따뜻해진다. ‘열일곱’을 통해 우리사회의 미래를 고민해 볼 어른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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