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미한 발자국 아스라한 살 내음 오늘도 당신 모르게 당신을 살핍니다. 혹애 당신 행복 깨뜨릴까 그리워하며 그리워한다 말 못하고...
보트를 띄웠으나 물속에 바위들이 솟아 있어 노젓기가 어려웠다. 사람들의 접근하기가 힘들고 산 쪽으로는 큰 바위들이 있어 전부터 수달이 꼭 있을 것이라 기대를 하였는데 샅샅이 살펴보아도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물 흐름이 느린 곳에는 말, 마름 등이 많았다. 바위와 강가 나무에 걸린 폐 그물에는 주홍색 의 우렁이 알들이 꽃처럼 열매처럼 맺혀있다. 강도래. 날도래. 하루살이. 물잠자리. 실잠자리들이 보였다.
지점 12 (괴산군 불정면 하문리 조곡교 아래)/ 맑음. 이곳은 강 양안이 다 산으로 되어있어 차량이 접근 할 수 없는 지역이라 오늘은 걸어서 조사 해보기로 하였다. 한쪽은 산과 물이 접하고 한쪽은 자갈과 모래밭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수온이 높고 물이 아주 흐려서 물 밑이 잘 보이지 않고, 물때가 많이 끼어 한발 한발 옮겨 놓기가 힘이 들었다.
이로써 집중탐사 보고를 마치며 먼저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수달 탐사를 한다하며 수달 이야기는 하지 않았으니 말입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먼저 강을 직선화하다 수달을 멸종 시켰습니다. 지난해 우리나라에는 약 이천여 마리의 수달이 있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총 하천의 길이가 얼마인지는 정확히 모릅니다. 달천 즉 달래강은 123km입니다. 우리나라 총 하천 중에 달래 강은 아주 미미합니다. 그러나 수달은 그렇지 않습니다.
▲ 달래강 탐사중 발견했던 수달의 배설물
어디에서 발자국을 보고 어디에 똥이 있고 00에는 얼마나 살고 있는 것 같고, 보물을 발견한 것처럼 자랑하고 싶고 아는 체 떠들고 싶습니다. 그러나 아직 적절한 보호 대책이 없는데 그들의 보금자리를 속속들이 공개 할 수 없음을 이해해 주시길 바랄 따름입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말을 안 할 수도 나만 알고 있을 수도 없을 줄 압니다. 내가 보았다고 내 것도 아니고 우리고장에 산다고 우리고장사람들의 소유도 아닌 줄 압니다. 수환경의 지표종이고 하는 환경적인 견해를 떠나서도 우리 후손들이 수달 똥을 보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는 일본인들과 같은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합니다.
어설픈 조사이지만 이번 탐사자료가 수달을 보호하는 방안을 모색고, 여러분이 함께 수달을 지켜주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리하여 '어느 개울 어느 굴에는 아주 큰 놈이 사는 것 같고 어디에 사는 그 놈은 어느 동네까지 영역인 것 같고 누구네 식구는 몇 명이고...'하며 먼저 본 자랑과 아는 체를 할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빕니다.
9월 21일
*탐사는 10월까지 이어지고 보고서도 계속 쓰겠습니다. 토론회를 하고 올 탐사가 끝나도 그 귀여운 놈들이 추운 겨울에 어떻게 사는가 살펴 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