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암세평/ 최근배 충주시의회 의원

▲ 최근배 충주시의회 의원

나의 기초의원 생활은 이제 막 6년째를 넘어서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풀지 못하는 과제가 하나있다. 그것은 바로 바람직한 의원상(像)은 무엇이며 어떻게 활동하는 것이 의원생활에 최선을 다하는 것일까 하는 나 스스로를 향한 질문이다.

이런 물음은 각 지자체의 도·시의원들의 크고 작은 문제들로 인한 언론의 단골 비판 대상이 되거나 아직도 가끔은 마주치게 되는 의원무용론을 주장하는 유권자를 만날 때 그리고 짜여진 일정 속에 정신없이 매몰된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볼 때 더욱 절실해 지기 마련이다.

지방의회가 주민의 대표기관으로서 집행부 견제기능을 한지 30년이 됐다. 강산이 세 번 바뀔 세월이 흘렀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의회에 대한 시각이 부정적이다. 집행부에 종속됐다거나 정당의 거수기 노릇을 한다거나 이권개입이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원들의 갑질 논란도 끊이지 않는다. ‘전문성이 없다’, ‘감투싸움에 매몰된다’ 등 비난의 화살도 많다. 물론 어정쩡한 제도상의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의원이 되려는 사람이나 의원을 선택하는 유권자들에게 모두 바람직한 의원상이 정립돼 있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라고 나는 확신한다.

시민들에게 아직도 바람직한 의원의 모습에 대한 합의나 공인된 모형이 없는 채 선택의 시행착오를 거듭해 왔다.

의원이 되려거나 이미 된 사람들 자신도 의회제도와 시민들이 부여하는 의원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바람직한 의원의 모습에 자신이 어느 정도 합당한가 하는 냉철한 자기평가나 반성이 따르지 못하고 있다.

3년 전 충주시의회 의정연구회에서는 바람직한 의원상 정립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낸 바 있다. 시민 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결과 지방의원들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도덕적 의무(26%)로 나타났다.

또 지방자치의 확립을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지방의원의 자질향상(45.9%)이며, 지방의원의 정치적 역량 강화를 위해 필요한 것은 갈등조정을 위한 설득력과 협상력, 상황판단력(38.5%)을 꼽았다

아울러 지역민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은 주민불편 해소자(22.6%)이며, 정책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은 지역사회 문제파악 및 분석(25.1%)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의회운영 과정상 가장 큰 문제는 전문성이 부족한 상임위활동(33.3%)이며, 의회와 집행부 사이의 가장 적절한 관계는 견제와 협력공존(68.2%)이라고 응답했다

조사결과를 봐도 무릎을 탁 칠만큼 딱히 바람직한 의원상이 무엇인지 그림의 윤곽이 떠오르지를 않는다.

어찌 보면 그만큼 어렵고 힘들고 다양한 요구들이 아직도 화산처럼 분출되는 사회 속에 함몰돼 춤을 춰야하는 의원들에게 바람직한 의원생활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의원들이 바람직한 의원상이 무엇인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우리를 향해 보내준 유권자들의 사랑과 기대를 저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바람직한 의원상은 유권자와 의원 모두의 몫으로 한여름의 갈증처럼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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