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 4000·진천 2500·보은 8400톤 창고에

지난 6월 16일 음성군청 대회의실에서 다올찬 쌀 6만포 소비촉진 운동 발대식이 열렸다. 참석 기관·단체는 다올찬 쌀 소비촉진위원회를 결성했다. 8월 말까지 음성에서 생산된 다올찬 쌀 6만포(20㎏ 기준)를 소비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참여기관과 단체 구성원들이 1인당 쌀 10포 이상 책임지고 팔아주겠다는 약속도 했다. 소비 촉진운동 기간 4만8000원짜리 추청 쌀 1포를 5000원 할인된 가격에 판매했다.

지난해 음성에서 생산된 쌀은 2만5000t이다. 이 가운데 44%인 1만1000t을 수매했는데 4000여t이 재고로 쌓여 있다. 수매철이 다가오는데 재고량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쌀 소비를 호소하고 나선 것이다.

8월 18일은 ‘쌀의 날’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농협이 쌀 소비를 높이기 위해 펼치고 있는 데이마케팅(Day Marketing)이다. 쌀을 뜻하는 한자인 ‘미(米)’를 파자하면 ‘8·10·8(八十八)’이 되는 데다 쌀을 생산하려면 88번의 손길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이같이 정하고 소비촉진를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재고는 줄지 않고 있다. 줄어든 쌀 소비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다.

충북 지자체들은 올해도 수확할 벼 수매철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오는데 재고량을 처리할 방법이 없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쌀의 날’을 맞아 충청타임즈가 충북지역 쌀 재고실태를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지자체가 남아도는 쌀 처리 방법 찾기에 고민하고 있었다.

‘생거진천쌀’이라는 브랜드의 진천쌀은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의 쌀 평가에서 2005부터 2015년까지 11년 동안 우수 브랜드로 선정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1208㏊에서 2만6663t을 생산해 수매(1만1188t)와 기업체 납품, 소비자 판매, 수출을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소진했지만 여전히 2500t이 창고에 재고로 쌓여 있다.

진천군 관계자는 “생거진천쌀의 높은 품질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나머지 쌀도 판매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지난해 우리 국민의 하루평균 쌀 소비량은 172.4g으로 2014년보다 3.3% 줄었다.

1985년에는 한 사람이 연간 128.1㎏의 쌀을 소비했지만 30년 만인 지난해는 절반에도 못 미치는 62.9㎏으로 반토막이 났다.

더욱이 지난해 쌀 생산량은 432만7000t으로 2009년 492만t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아 쌀 재고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쌀 대신 빵을 찾는 국민이 늘어나면서 쌀 소비량이 줄어든데다 외국에서 들여와야 하는 쌀 의무수입량도 매년 늘고 있다.

진천군은 지난 4월까지 호주에 쌀 17t을 수출했고 올 연말까지 모두 100t을 수출할 예정이지만 나머지 재고를 처리할 방법은 찾지 못하고 있다.

음성군은 쌀 소비촉진 운동 2개월 동안 1만7000포(20㎏ 기준)를 판매했다. 애초 목표했던 6만포의 20%를 판매하는데 그쳐 아직도 4000t이 재고로 남아있다.

반채운 농협 음성군지부장은 “곧 추수가 시작되는데 아직도 작년 쌀 재고가 많이 쌓여 있다”며 “다올찬 쌀 소비촉진 운동에 군민들의 동참과 성원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보은군은 지난해 2만2400t을 생산해 8400t이 재고로 쌓여 있지만 뚜렷한 판매 대책이 없다.

충북도는 도내 쌀 소비 촉진을 위해 농협과 공동으로 오는 29일부터 범 도민 쌀팔아주기 운동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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