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청주시·부여군·단양군·서울 양천구의 이런 행정, 어때요?

▲ 경기 용인시가 지난해부터 시청광장에 조성해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물놀이장. 겨울철에는 이 곳에 썰매장을 만든다. 모두 무료. 사진=용인시 제공

전국 지자체장들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감동행정’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실제 이를 실현하는 곳은 매우 드물다. 감동행정은 구호로 되는 게 아니다. 강형기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는 ‘지방자치 가슴으로 해야 합니다’라는 저서에서 “중앙행정은 냉철한 머리만으로도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지방행정에서는 뜨거운 가슴으로 여과하지 않은 냉철한 머리란 소용이 없다. 주민의 말을 가슴으로 듣고 현장을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지방자치를 가슴으로 하는 정치라고 할 수 있다”고 썼다. 주민의 편에 서서 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행정을 할 때 감동한다. 전국 지자체의 감동적인 행정을 살펴봤다.
 

경기 용인시는 여름철마다 시민들이 즐거워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어낸다. 이들은 시청사가 시민들의 것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용인시는 지난해부터 여름철에 시청 광장을 물놀이장으로 바꿔 인기를 끌고 있다. 올해처럼 무더운 여름, 물놀이장은 한마디로 ‘대박’을 쳤다. 올해는 물놀이장 규모와 시설을 대폭 늘렸다. 지난해 총 11만명이 이용했으나 올해는 14만명을 예상하고 있다.

유아부터 초등3학년까지 이용하는 물놀이장 면적은 8000㎡. 이 곳에는 안전요원과 샤워장도 있다. 먹거리 장터는 새마을부녀회 등이 운영하는데 수익금도 전액 무료급식소 등 지역사회를 위해 기부한다고. 시청광장내 잔디광장에서는 피서객들이 시에서 마련한 텐트와 피크닉존 등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또 주말 점심시간에는 어린이들을 위해 공연과 동화 스토리텔링, 체험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시청 1층 로비에서는 500여권의 책을 갖춘 작은도서관도 운영한다. 문화공연, 영화 무료상영도 자주 열린다. 물놀이장을 비롯한 이 모든 것이 동시에 열리고 모두 무료이다. 용인시 관계자는 “정찬민 시장님은 시청사가 시민들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에는 썰매장을 만들고 청사를 개방한다”고 말했다. 경기 성남시와 평택시도 여름철에 물놀이장을 운영하고 있다.

행복택시 이은 학생 등·하교용 택시

서울 양천구는 지난 8월 8~11일 대한상공회의소와 함께 제2의 인생을 꿈꾸는 중장년층을 위한 재도약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퇴직 후 변화관리, 적성검사, 경력자산의 강점분석, 취업서류 준비하기, 면접이미지 메이킹, 취업성공 비전수립 등 퇴직후 재취업에 대한 여러 가지 사항들을 배웠다.

이 강좌에는 다니던 직장을 그만둔 중년부터 퇴직후 제2의 인생을 찾는 장년층까지 25명의 수강생들이 모였다고 한다. 무료하고 답답한 시간을 보내던 이들은 강사들의 강의와 개별상담, 직업훈련, 희망넷과 일자리플러스센터를 통한 맞춤형 일자리 알림 등 사후관리를 받는다. 그간 69명의 수강생 중 15명이 재취업에 성공하고 많은 사람들이 제2의 인생을 어떻게 살 것인지 설계해 좋은 정책으로 입증됐다는 후문이다.

충남 부여군은 원거리 통학 고교생들을 위한 ‘등·하교 택시제’를 지난 8일부터 실시하고 있다. 군 지역은 도시와 달리 집과 학교가 뚝 떨어져 있으나 버스가 자주 운행되지 않아 등·하교에 불편을 겪는 학생들이 많다. 이 제도는 부여군 5개 고교생 2000여명이 대상. 대상자는 집을 기준으로 학교까지 거리가 5km이상 되고, 집과 승강장 거리가 700m 이상이어야 한다.

이 기준에 부합하는 학생 중 1회 이용금액 1100원을 내면 약속 시간과 장소에 택시가 찾아가 학생을 태운다. 이용우 부여군수는 등·하교 시간을 절약해 학생들이 학업에 열중할 수 있도록 이런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부여군은 이를 위해 관내 개인택시와 법인택시 회사 등과 협약을 맺고 5000만원의 예산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용객이 내는 요금과 실제 요금간의 차액은 부여군에서 부담한다.

이는 오지마을 주민들에게 1000원 정도의 요금을 받고 원하는 곳까지 태워다주는 '행복택시‘와 비슷한 제도. 행복택시제도는 주민들에게 감동을 준 좋은 제도로 알려지자 전국적으로 확산돼 현재 많은 곳에서 실시하고 있다. 택시요금은 지자체마다 다르다. 충북도는 이시종 지사의 공약사업으로 시행하고 있다. 요금은 1300원.

 

▲ 충북도교육청이 시민들을 위해 도교육청 앞에 그늘막 텐트를 설치해 호평을 받고 있다.

청주시내에 등장한 햇볕가리개용 텐트

사상유례없는 폭염으로 모든 국민들이 고생한 올해 청주시내 곳곳에는 그늘막 텐트가 등장했다. 신호를 기다릴 때 잠시나마 강렬한 뙤약볕을 피하라는 배려에서 여러 기관·단체들이 설치해 호평을 받았다. 충북도교육청은 산남동 도교육청 인근 신호등 앞, 교육과학연구원은 상당공원 인근 신호등 앞에 텐트를 설치했다.

 

충북교육과학연구원장은 “신호대기 중 뜨거운 햇빛을 차단하고자 설치했다. 통행에 다소 불편함이 있겠지만 잠시나마 더위를 피할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니 양해 부탁드린다”는 안내문구를 텐트안에 붙여놓았다. 이 텐트를 이용한 시민들은 신호를 기다리는 동안 햇볕을 피할 수 있어 좋았다고 말했다.

청주시는 노인복지, 그 중에서도 노인 사회참여에 적극적인 도시로 이름이 났다. 청주시 노인인구는 전체 10%인 8만8656명. 청주시는 2015년 (주)할머니손맛, 2016년 (주)돈앤오리가 복지부로부터 고령자친화기업으로 선정되자 더 큰 발전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고령자친화기업은 복지부가 건강한 노후의 생산적 활동을 돕기 위해 마련한 것으로 사업참여자 대부분을 60세 이상자 70% 이상 고용한 기업을 말한다. 덕분에 (주)할머니손맛은 우암시니어클럽에서 지난 4월 법인을 만들어 독립했다.
 

하루 평균 500여개의 도시락을 청주시내 전역에 배달하는 (주)할머니손맛은 해마다 매출이 늘어 지난해에는 5억원을 올렸다. 할머니들이 음식을 만들면 할아버지들이 배달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 차질없이 돌아간다. 이 기업은 노인 일자리 부문에서 전국 모델이 되고 있다.
 

그런가하면 충북 단양군은 재난에 강한 단양만들기를 주제로 직원들에게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따도록 하고 있어 화제다. 현재까지 절반이 넘는 81%의 직원들이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취득했다. 올해 5회에 걸쳐 공무원 169명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이수했으며, 교육이수자 누적인원은 451명에 이른다. 군은 지난 2014년부터 ㈜에스원에 의뢰해 공무원을 대상으로 심폐소생술 교육을 해오고 있다.

 

관광지로 이름 난 단양군에는 해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온다. 직원들이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갖고 있으면 군민이나 관광객들이 필요할 때 큰 도움이 된다는 게 단양군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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