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아파트 분양 중단, 도심과 먼 거리· 고분양가 등 영향

▲ 충주기업도시 아파트 분양이 저조해 정주여건 조성에 비상이 걸렸다. 충주기업도시 공동주택 조감도

지난해 처음 시작한 충주기업도시 아파트 분양이 저조해 정주여건 조성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기업도시에 들어설 중학교 개교시기가 불투명해 아파트 입주 예정 학부모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분양에 들어간 충주기업도시 아파트들이 연이은 고배를 마시고 있다.

2015년 6월 분양한 첫 아파트 미진이지비아는 782가구에 1순위 청약자가 1명에 그쳤다. 이어 분양한 신우희가로스테이도 733가구 모집에 17명이 1순위 청약을 신청했다. 미진이지비아는 분양이 원활치 않자 지난 6월 분양을 중지한 것으로 알려져 기업도시 내 아파트 공급이 수월치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부동산 전문가들은 도심과의 거리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충주기업도시는 충주시청까지 2배에 가까운 약 10㎞ 정도 떨어져 있다. 또 충주 원도심과 충주기업도시 사이에 남한강에 위치해 심리적 거리감도 크다. 반면 충주 도심 속의 아파트 분양은 탄탄대로를 걷고 있다. 충주 도심에 위치한 푸르지오 3차 아파트와 센트럴 푸르지오 등은 순항 중이다. 푸르지오 3차 아파트는 충주지역 아파트 분양 사상 최초로 전 타입 1순위 청약 마감을 기록했다.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푸르지오 3차는 특별공급(9세대)을 제외한 465세대 공급에 570명이 신청, 평균 경쟁률 1.22대 1로 마감됐다. 지상 24층 8개 동 474세대 규모로 대우건설이 공급하는 푸르지오 3차는 전 세대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되고 학군이 우수해 수요자들의 주목을 받아 왔다. 충주 센트럴 푸르지오는 평균 2.3대 1의 경쟁률로 1순위 청약에서 모두 마감됐다. 지난해 12월 29일 진행된 1순위 청약접수 결과 571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349건이 접수, 평균 2.3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이다. 단지는 충주시에서 처음 공급되는 주상복합아파트다.

충주와 인접한 원주기업도시는 지난해 11월 분양을 시작했다. 원주기업도시 첫 아파트 원주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1057가구 모집(특별 공급 제외)에 1순위에서만 2883명이 몰려 2.73대 1의 평균 경쟁률로 1순위 마감됐다. 또 계약 시작 나흘 만에 계약까지 완료됐다. 원주기업도시는 원주시청까지의 직선거리가 약 5㎞ 내외로 ‘충주기업도시-충주 원도심 거리’와 비교된다. 전문가들은 분양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외지인 상대, 새로운 전략 필요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e편한세상 충주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702만 원, 충주시티자이 690만 원, 미진이지비아 664만 원이다. 이는 지난해 2월 분양한 충주 시내에 위치한 연수 계룡리슈빌2차 3.3㎡당 679만 원보다 비싸다.

원주의 경우 롯데캐슬 더 퍼스트는 3.3㎡당 평균 분양가가 667만 원으로 같은 해 원주 도심에서 분양한 한신휴플러스 3차 753만 원, 원주 봉화산 푸르지오 745만 원, 원주혁신도시 모아엘가에듀퍼스트 687만 원보다 최대 11% 가량 저렴하다.

충주에서 분양 중인 8000여 가구 가운데 30% 가량은 외지인이 분양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주시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재 분양이 진행 중인 충주지역 10개 아파트의 분양률은 70.3%다. 분양된 아파트 중 충주시민에게 분양된 물량은 71.3%이고, 28.7%는 외지인에게 분양됐다.

현재 충주에서는 시내권 4곳, 충주기업도시 4곳, 충주첨단산업단지 3곳 등지에서 총 8399세대 아파트 분양이 이뤄지고 있다. 외지인 비중은 첨단산단과 기업도시에서 30%를 훌쩍 넘겼고, 시내권은 10% 선에 그쳤다. 첨단산단은 외지인 비중이 39.6%로 가장 높았고, 외지인 중 타 시·도 주민이 61.4%, 도내 주민은 38.6%로 파악됐다.

기업도시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의 외지인은 34.9%였고, 이들 중 77.9%가 타 시·도, 22.1%가 도내 주민이다. 또 시내권 아파트는 10.8%만 외지인에게 분양됐으며, 외지인은 타 시·도 거주자 50.5%와 도내 주민 49.5%로 비율이 비슷했다. 도내 주민은 청주, 타 시·도 거주자는 수도권 주민이 가장 많았다.

따라서 기업도시와 첨단산단에 위치한 아파트 시행사는 타 지역에서 이주해 온 기업이 많은 점을 감안, 외지인을 주요 고객으로 삼는 새로운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기업도시와 첨단산단을 짓는 아파트 업체가 처음 주 고객을 충주 시내권 주민을 상대로 해야 분양이 용이할 것을 봤다”며 “하지만 청약결과가 보여주듯 시내권 주민의 신청은 많지 않았다. 때문에 외지인을 상대로 한 새로운 분양 전략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중·고교 개교, 입주 예정자 걱정

충주기업도시에 들어서는 아파트 입주 예정 학부모들의 마음은 심란하다. 가칭 용전초등학교는 2018년 3월 개교 예정이지만 중·고등학교 개교시기는 불투명해서다. 김모씨(40·충주시 칠금동)는 “내년 12월 기업도시에 들어설 아파트에 입주할 예정이지만 중·고등학교 개교 시기가 미정이라 걱정이 크다”고 했다.

김씨 뿐만 아니라 기업도시 아파트 입주 예정자들은 인터넷 사이트인 충주아파트 닷컴에 불만의 글을 쏟아내고 있다. 이에 대해 충주교육지원청은 2017년 아파트 입주 시기에 맞춰 중학교 개교는 힘들다는 입장이다.

가칭 용전중학교는 심사를 거쳐 오는 2020년 3월 개교 예정이지만 기업도시 내 학생 수 변동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했다. 대신 중학교 개교 전 시내 중학교로 통학하는 학생들을 위해 버스 배차와 시간을 늘리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충주교육지원청 관계자는 “통학 학생들을 위해 충주시청 교통과와 시내버스 배차에 대해 협의하겠다”고 답변했다.

때문에 초등학교 설립 승인 이후 중학교와 고등학교 설립 승인이 나지 않아 기업도시 입주 예정 학부모들의 걱정은 상당시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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