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이후의 한국은 경제개발로 무장한 군사정부에 의해 새마을 운동 등 각종 관제운동이 주창됨으로써 20년이라는 세월동안 정부와 국민의 허리띠를 졸라맸다. 5개년 계획이라는 산업화과제를 앞세워 한번 두번 회차를 거듭하면서 수출고를 늘리고, 국가의 경쟁력도 높여가며 장기 집권의 토대를 만들어 갔다. 이 역시 국가와 민족을 위한 주인정신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주인정신이 지난 세월을 달려 왔으니 그것은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찾아보자는 민주화 투쟁이라고 할 수 있다. 세월의 흐름이 결국은 국가를 생각하는 주인정신을 무너뜨리며 인간의 권리를 앞세운 민주화 운동의 주인정신 앞에 무릎을 꿇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런 민주화의 주인운동은 영남과 호남의 지역 갈등을 불러오며 두 김씨의 세력으로 성장하여 1990년대의 서막을 불러온다.
닭의 목에 자신을 비유한 김영삼씨는 당당히 민주화와 인권의 존중함을 앞세워 이 나라의 주인이 된 후 갖가지 자유를 만끽하며 정치와 경제를 주물렀지만 결국은 자식의 구속과 함께 국가의 경제마저 IMF의 틀 안에 구속시키는 것으로 그 동안의 투쟁의 결실을 맺는다. 자기의 이름이 장난삼아 불려지는 것을 싫어한 그는 언론의 도움으로 YS라는 이니셜을 만들어 아이들까지도 한 나라의 대통령 이름을 존경심 없이 불러대는 결과를 낳게 했다.
주인정신이 없는 사람이 어찌 자기의 이름을 한글로 부르겠는가. 한나라를 이끌어 가는 대통령이 자기의 이름마저 버렸으니 그 나라가 오죽이나 잘 되었을까 하는 마음이다. 미국의 대통령들도 분명 자기의 이름을 쓰고 있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 는 말은 지금도 소중하게 여겨지며 무슨 명언인양 인용되고 있다. 하지만 새벽이 왔을 땐 그 닭은 노동자의 뱃속에서 소화되고 있음을 알아야 할 것이다. 민주화를 앞세운 투쟁이 결국은 이 나라의 모든 국민을 노동자로 전락시키고 말았기 때문이다.
며칠 전 문병 차 충북대병원을 찾아간 나는 입원실마다 침대가 텅 비어 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입원을 하기 위해 기다려야 했던 지난날을 생각하며 파업이라는 것이 충북 도민에게 과연 어떤 메시지를 주었는지, 도민이나 시민이 어떻게 심판하고 있는지를 똑똑히 볼 수 있었다. 뉴스에선 충대병원이 200억이 넘는 적자로 존립을 위협받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손해를 누가 책임져야 할까. 나의 생각이라면, 얻기 위해 투쟁을 했다면 그 결과도 책임 질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현실은 서로가 ‘주인’보다는 ‘방관자’로 족하는 것같다.
지역의 몇몇 교수들에 의하여 흔들리는 대학들도 마찬가지다. 주인없는 집안의 갈등은 대학을 표류하게 했으며 그 결과는 투자자를 멀리하게 했다. 이 때문에 신입생 또한 사상 최악의 등록률을 보인다고 하지 않는가.
과연 이들의 주인정신은 무엇이며 얻고자 함은 무엇인가.
우리 모두 지역의 발전을 위해 조금씩 양보하고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는 지혜를 가져보도록 하자. 잃는 것과 버린 것의 차이는 무엇일까, 우리는 잃기보다는 버리고 있는 것이 너무도 많은 것 같다.
개인의 영달을 위하기보다는 지역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고 당연히 찾아야 할 권리에 대해 책임도 지려할 때 비로소 진정한 주인정신이 발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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