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 고구려비의 문화해설사로 자원봉사하는 구기회씨(사진·57·충주시 안림동 LG아파트)는 요즘 고구려비의 달라진위상을 현장에서 실감한다. 방문객들이 부쩍 많아졌을 뿐만 아니라 고구려비를 바라보는 이들의 눈빛이 예전같지 않아 보인다. 전에는 단순한 관광목적의 방문객들이 많았는데 지금은 학자 교사 언론인 등 전문가들이 눈에 띄게 늘어 났고, 멀리 부산이나 인천 등에서도 일부러 찾아 오는 이들이 많다는 것.

   

 “현재 보수공사 중이라 방문자들이 고구려비를 직접 보지 못해 안타깝다. 대신 나에게 여러 가지를 물어 오는 바람에 보람이 크다. 간혹 학자분들을 만나면 오히려 새로운 것을 배우기도 한다. 빨리 공사가 끝나 많은 사람들이 고구려비의 위용을 감상했으면 한다.”

그는 얼마전의 일이 지금까지도 인상에 남는다. 연변의 중국 교포 200여명이 단체로 이곳을 찾았는데 이중 한 사람이 보수공사를 알리는 문구에 이의를 단 것이다. 당초 충주시는 안내판에 ‘고구려비 보수공사’로 표기했는데 이 중국교포가 “비를 조작하려는 것 아니냐”고 기습적인 질문을 제기한 것. 고구려비를 보수한다는 것을 말 그대로 해석해 비 자체를 고친다는 뜻으로 이해했기 때문이다. 이를 전해들은 충주시와 시공사가 문제의 문구를 부랴부랴 ‘고구려비각 보수’로 교체함으로써 더 이상의 왜곡논란(?)은 사라지게 됐다. 이를 두고 구기회씨는 “비록 교포이지만 중국측에서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같다”며 놀라워 했다.

임무교대(?)를 위해 현장에 나타난 같은 문화해설사 송주의씨(67·전 충주시 공무원·충주시 호암동 644~1) 역시 최근 고구려비에 대한 재조명 분위기가 반갑기 그지없다. 그는 “여건만 된다면 중원 고구려비가 광범위한 평가를 받았으면 한다. 현재의 입지상 성역화는 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면서 “우리 지역에 이같은 유적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복”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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