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받고 포스팅…유명블로거·맛집어플 신뢰도 저하
인스타그램 데이터 분석해보니…성안길 식당가 ‘선전’

청주 리슐랭 가이드
① 젊은 맛·젊은 거리

비빔냉면이 맛있을까? 물냉면이 맛있을까? 중국집에 가면 자장면과 짬뽕 중 무엇을 먹어야 할까? 어차피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 했던가. 먹는 것 하나도 매번 고민해야 하는 우리네 인생. 어쩌면 죽는 것과 사는 것을 고민했던 햄릿의 고민보다 더 어려운 문제일 수 있다.

이렇듯 종류 선택도 어려운데 맛 집을 선정하는 것은 더 어려운 문제. 사실 순위를 매긴다는 것 자체가 바늘구멍으로 하늘을 보는 격은 아닐까? 하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매일 같이 맛집이 소개된다. 심지어 그날 그날의 맛집 순위를 알려주는 어플도 수두룩하다.

그러나 문제는 공신력. 유명 블로거들이 대가를 받고 포스팅을 하다 수사기관의 수사를 받는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이런 소식을 들으면 세상 참 믿기 어려워진다. 그래서 충청리뷰가 준비했다. 충청리뷰의 ‘리’자를 붙여 ‘미슐랭가이드’를 흉내냈다.

이른바 ‘청주 리슐랭가이드’. 젊은 세대로부터 ‘먹스타그램’으로 불리며 ‘먹방’ 포스팅을 대표하는 인스타그램을 이용했다. 기간은 7월 첫째 주 #(해쉬태그) ‘청주맛집’을 기준으로 검색해 데이터를 분석했다.

자장면을 먹고 난 뒤에 짬뽕을 먹었더라면 하는 후회를 누구나 한번쯤 해보았듯 청주 리슐랭가이드를 너무 신뢰하지는 마시라. 왜냐하면 분석기간이 일주일에 불과해 신뢰도가 낮다. 1년치를 분석했더라면 신뢰도 있는 결과가 나왔을 수도 있다. 하지만 충청리뷰의 가난이 문제였다. 가난한 충청리뷰는 순전히 금전적인 이유로 수 천개의 데이터를 일일이 수작업으로 기입해 분석했다. 더 신뢰할만한 자료를 원하시면 이참에 충청리뷰 구독자 한 명을 늘려 주시는 센스.

 

 

10대와 20대가 주 사용자인 인스타그램에서 ‘청주맛집’이라는 단어로 해쉬태그된 음식점이 가장 많이 분포된 장소는 성안길로 나타났다. 상권이 형성 된지 일정 기간이 지난 용암동이나 분평동 지역 보다는 산남동이나 율량동 지역같이 최근에 형성된 지역을 선호했다.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은 의외로 고추장 불고기나 삼계탕, 만두국 같은 전통음식 사진을 많이 올렸다. 젊은층이 파스타나 피자 같은 서양요리나 퓨전요리만 선호하는 것은 아니었다.

7월 3일부터 10일까지 8일 동안 인스타그램에 ‘청주맛집’이라는 해쉬태그 단어로 검색되는 데이터는 1030회. 이중 식당 운영자가 포스팅한 것으로 추정되는 게시물은 집계하지 않았다. 이렇게 검색된 음식점이 제일 많이 분포한 지역은 성안길.

공예비엔날레보다 유명

성안길은 204회로 2위를 기록한 복대동 114회를 2배가량 앞섰다. 이어 산남동 81회, 사창동 77회, 율량동 67회로 나타났다. 대학가 지역인 우암동 지역은 49회로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즐겨찾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청주의 주요상권지역이었던 분평동과 용암동 지역은 고전했다. 용암동 16회, 분평동 30회, 봉명동은 31회에 불과했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젊은 층들은 용암동, 분평동 지역보다는 성안길과 최근에 형성된 지역을 선호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청주 맛집’으로 제일 많이 해쉬태그된 음식점은 ‘봉용불고기’로 나타났다. 이 음식점은 청주가 원조로 알려진 파절이를 맵게 조리해 돼지고기와 함께 내놓는 곳이다. 이어 육회관, 고추만두국집, 파브리카, 빌라디쉐프, 정석, 한수위 S-459, 탄포포, 백산삼계탕, 고베큐카츠로 나타났다. 이 결과만 놓고 보면 인스타그램 이용자들이 선호하는 음식이 서양음식이나 퓨전요리일 것이라는 것은 편견에 불과했다.

이렇게 상위 10개의 음식점을 다시 음식점 상호명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검색했다. 제일 많이 검색된 곳은 고베규카츠로 1만4764회였다. 이 음식점이 전국 체인점이여서 특정 식당의 데이터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이어 파브리카 2350회, 탄포포 2181회, 봉용불고기 1687회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런 수치는 어느정도의 의미를 가질까? 7월 26일 기준으로 청주와 관련돼 가장 많이 해쉬태그된 단어는 수암골로 인스타그램에서 3만5507회다. 이어 무심천으로 2만200회, 대청댐 1만7274회, 청남대 7587회, 직지 6300회다. 6위는 공예비엔날레로 611회다.

이를 감안하면 개인이 운영하는 자그마한 식당이 청주시가 수십억원을 들여 진행하는 공예비엔날레 행사보다 3~4배는 많은 양이다.

인스타그램의 결과를 비교해보기 위해 구글 검색엔진을 활용해 검색량을 살폈다. 7월 23일 기준으로 가장 많은 검색량을 보여준 것은 고추만두국집, 빌라디쉐프, 파브리카 등이었다. 고추만두국집은 2만1800회, 빌라디쉐프 2만1200회, 파브리카 1만2000회였다. 정석은 20만회를 넘었지만 여러 데이터가 섞여 있어 분류하기 어려웠고 육회관은 18만회를 기록했지만 전국체인점이여서 단순비교 대상으로는 적절치 않았다.

청주 리슐랭가이드 어떻게 선정했나?

청주 리슐랭가이드의 맛집선정기준은 #(해쉬태그)를 기준으로 하였다. 해쉬태그는 메타데이터 태그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나 마이크로블로그에서 특정한 주제나 내용을 담은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넘버사인(#)을 사용한다.

해쉬태그는 이미 모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 사용되고 있는 만큼 데이터의 양이 너무나 광범위 하다. 실제 인스타그램안에 #청주맛집 한 개의 해시태그만 무려 4만5624건에 이른다. 맛집에 관한 해쉬태그는 #청주맛집 #먹스타그램 #맛집 #일상 등의 다양한 해쉬태그와 함께 사용된다. 이렇게 되면 데이터의 양이 너무 광범위함으로 7월3일에서 10일까지 기간을 설정했다.

1단계 인스타그램에서 청주맛집으로 데이터정렬 후 2단계에서 인스타그램에 상호명을 직접 검색해보았다. 3단계로 구글 크롬에서 전체 데이터의 양을 다시 수집하는 과정으로 진행했다.

“맛깡패”, “먹스타그램” 신조어 창구… 인스타그램은?

인스타그램은 온라인 사진 공유 및 소셜네트워크 서비스다. 인스타그램(Instagram)은 ‘인스턴트’(instant)와 ‘텔레그램’(telegram)이 더해진 합성어로써 “세상의 순간들을 포착하고 공유한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2010년 출시됐다.

2012년도 페이스북에 10억 달러에 매각되었으며 그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타고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촬영과 동시에 다양한 필터효과를 사용할 수 있으며 또 다른 소셜네트워크에 공유할 수 있다. 2016년도 현재 사용자 5억명을 돌파했으며 매일 평균 9500만개의 사진과 영상이 올라온다. 이중 80%는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 올라온다.

/ 김남균 기자, 데이터분석=청주마실 이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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