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를 중심으로 한 지역은 중원문화권으로 통칭된다. 지난 80년대 전국을 5대 문화권으로 구분할 때 붙은 명칭이다. 물론 중원의 근원은 통일신라가 전국 5소경의 하나로 충주에 설치한 중원경에 기인한다.

그러나 이 중원문화의 정체성에 대한 논란이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다. 한 때 충북도는 중원문화의 실체를 정립하기 위한 학술용역까지 실시하기도 했다. 충주는 고구려 신라 백제가 영토확장을 위해 끊임없이 충돌한 각축장이었다. 1979년 고구려비의 발견으로 이같은 사실은 더욱 확실해졌다. 때문에 이번 고구려 역사 논란을 계기로 중원문화권의 명칭을 재고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도 제기된다.

박일선 충주환경련 정책실장은 “중원이라는 명칭이 권역 및 개념을 국한시키는 측면이 있다. 차라리 남한강문화권 내지 3국 문화권으로 표기하는 것이 훨씬 더 광역적이다. 지금의 중원으론 아무래도 신라의 색채가 강할 수 밖에 없다. 이것이 전제돼야 충주 더 나아가 충북의 고대역사를 제대로 정립할 수 있다. 안 그러면 지금처럼 유적 유물이 발견될 때마다 되풀이되는 백제것이냐, 신라것이냐, 고구려 것이냐의 소모적 논쟁만을 거듭할 것이다.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충주, 충북만의 통합적 문화를 발굴, 발현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중원고구려비도 엄밀한 의미에선 고구려 시대의 지명을 딴 국원 고구려비로 고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충주대 김현길교수의 견해는 다르다. “지금에서 문화권의 명칭논란은 의미가 없다. 중원문화권은 그 의미 자체가 이미 광역화 개념이다. 과거 역사적 사실에 입각한 명칭 선정이었지 꼭 신라 것만을 강조한 것은 절대아니다. 중원문화에 대한 폭넓은 인식이 필요하다. 만약 5대 문화권 설정 당시 남한강 등 특정 지역을 명시했다면 아마 지금의 청주 등은 전혀 고려의 대상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중원문화권은 충북과 그 주변지역까지를 모두 아우르는 광역적 개념으로 보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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