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등록 포함 전국 캠핑장 1300여개…지자체, 캠퍼 모시기 경쟁
집에서 가까운 곳 선호, 경기도·강원도 집중…홍보 필요성 제기

캠핑인구 500만 시대
③새로운 고객 캠퍼, 유치전 치열

음성의 한 캠핑장에서 만난 이선희(경기도 이천시) 씨는 한겨울을 제외하곤 한 달에 한두 번씩 꼭 캠핑을 간다고 말했다. 기왕이면 안 가본 곳을 가는 게 캠핑장 선택의 첫째 조건이다. 이 씨는 “같은 조건이라면 가까운 곳 먼저다. 시간과 비용을 아끼기 위해 주로 1시간 이내에 위치한 캠핑장을 선택하고 있다. 이곳도 50분 거리라 택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기왕이면 주차가 분리돼 있는 곳을 택한다. 아이가 있어, 좀 불편하더라도 안전이 우선이다. 잔디가 깔려 있는지, 아이가 놀 공간은 충분한 지 이런 것들을 고려한다”고 설명했다.

전국적으로는 등록된 캠핑장만 1200여개다. 등록 기준을 채우지 못한 미등록 캠핑장이 10% 가량 된다는 업계의 설명대로라면 실제로는 1300여개의 캠핑장이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지금도 전국 곳곳에서 캠핑장이 조성되고 있다. 캠핑의 특성상 일반 관광처럼 소비효과가 크진 않지만 캠핑인구가 많아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거주지 주변 선호, 경기도 1위

하지만 아쉽게도 충북 캠핑장은 캠퍼들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캠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지역은 경기도(35.8%), 동해·강원권(30.9%), 남해·영남권(11.3%) 순으로 조사됐다. 충북은 전국 캠핑장의 10%에 가까운 105개 등록 캠핑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순위에 들지 못했다.

캠핑전문가 김준성 씨는 “제천·단양에 위치한 주요 캠핑장은 캠퍼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다만 캠퍼들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고, 근거리를 선호하다보니 이와 같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분석했다.

도내 등록 캠핑장은 모두 105개로 그 중 23곳이 자치단체야영장과 국립공원 야영장 등 공공 야영장이다. 그 중 단양 소선암오토캠핑장을 비롯해 천동캠핑장·대강오토캠핑장 등 단양관광관리공단이 운영하는 야영장은 주말마다 모든 자리가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단양 캠핑장이 인기를 얻는 이유는 계곡과 산 등 자연관광자원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단성면 선암계곡로에 위치한 소선암캠핑장은 산과 계곡의 조화가 뛰어나다. 단양읍 천동로에 위치한 천동오토캠핑장은 단양시내에서 7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 게 장점이다.

단양과 함께 제천 캠핑장도 캠퍼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의 캠핑안내 사이트인 ‘고캠핑(http://www.gocamping.or.kr)'에서는 조회수 1위 캠핑장이 제천시 백운면에 위치한 십자봉캠핑장이다. 민간이 운영하는 십자봉캠핑장은 맑은 덕동계곡과 원시림이 그늘을 만들어 여름 캠핑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다. 이밖에도 제천시 금성면에 위치한 달숲캠핑장·청풍호캠핑장 등도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조회수 1위, 제천 십자봉캠핑장

지자체별 캠퍼 유치경쟁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자고나면 생긴다고 할 정도로 지자체들이 앞다퉈 캠핑장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북 문경시는 최근 카라반 캠핑장 ‘별빛촌’을 개장했다. 포항시도 최근 내연산군립공원 내 보경사 입구에 2만 5000㎡ 규모의 대형 오토캠핑장을 개장했다. 전남 무안군도 카라벤과 오토캠핑이 가능한 오토캠핑장을 열었다.

한편 이벤트 등을 통한 홍보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원주시는 지난 15~17일까지 3일간 국내 최초로 골프장 캠핑 페스티벌이라는 콘셉트로 축제를 열였다. 원주시 측은 1만여명이 참가자했다고 밝혔다.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오토캠핑장 ‘인기’
도산도방, 폐교 활용해 체험학습 중심 오토캠핑장 운영

사회적기업이 운영하는 오토캠핑장이 캠퍼들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본업인 도자기 생산을 체험학습에 접목한 것이 가족단위 캠퍼의 흥미를 불러일으킨 것이다.

음성군 생극면에 위치한 관성체험학교 이야기다. 진천에서 왔다는 한 캠퍼는 “아무리 좋아도 같은 장소를 두 번 이상 가지 않는데 벌써 네 번째”라며 “어른들은 경치가 좋은 곳이 좋지만 아이들이 심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여기는 아이들 체험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돼 그런 점이 좋다”고 설명했다.

▲ 관성체험학교에 캠핑 온 아이들이 젤리향초 만들기 체험을 하고 있다.

관성체험학교는 사회적기업 도산도방에서 운영하는 오토캠핑장이다. 1996년 설립된 도산도방은 생활도자기, 인테리어용 화분을 생산한다. 여기서 만드는 모든 도예품은 중금속이 검출되지 않는 친환경 제품이다.

2013년 원인모를 화재로 사업장이 전소돼 폐교인 이곳으로 옮겼는데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오토캠핑과 체험학습을 병행하며 캠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났다. 메르스 사태 등으로 단체체험이 줄줄이 취소되던 지난해에도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렸다.

관성체험학교의 무기는 앞서 설명했듯 체험학습이다. 토요일 오후에는 언제나 체험학습을 할 수 있다. 젤리향초체험·석고방향제체험·도자기체험을 아이들의 수준에 맞게 지도한다. 체험학교 관계자는 “단한명이라도 신청자가 있으면 정해진 시간에 체험학습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도산공방은 지역아동센터, 노인요양원을 정기적으로 방문해 체험기부도 하는 등 사회적기업의 소명을 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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