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 후 돈 봉투 돌리는 현장 본보에 포착

화상경마장 유치 논란이 다시 불거진 가운데 21일 오전 10시 30분 청주시청 브리핑룸에서 진행된 찬성 주민 기자회견에 상당수가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은 찬성 기자회견에 나서는 대가로 수만원의 일당(?)을 받았다. 그 현장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 21일 오전 11시 22분. 기자회견을 마치고 동네로 돌아온 이들은 회장이라고 부르는 사람으로부터 봉투를 건네 받았다. /사진 박명원 기자

21일 오전 10시 30분 일명 ‘명암타워 장외발매소 유치 주민모임’이란 이름으로 모인 시민들은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청주지역 경제활성화를 위한 장외발매소 유치를 적극 찬성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또 “지방재정 기여 세수증대를 위해 장외발매소 유치에 청주시는 앞장설 것”을 촉구했다.

청주 화상경마장은 이미 3차례나 시도됐지만 모두 무산됐다. 주민들이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경마장이 재차 추진되자 청주시는 22일까지 명암타워 인근 금천·용담동 주민과 학교 관계자 등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동의 여부를 결정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리고 처음으로 인근지역 찬성 주민들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하지만 이들 상당수는 돈을 받고 동원된 것으로 확인됐다. 기자회견 하루 전 익명의 제보자는 취재진에게 “통장에게 연락이 왔다. 내일 오전에 일을 도와주면 7만원을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제보자가 말처럼 21일 오전 8시 30분 금천동 모처에 집결한 10여명의 시민들은 승합차와 택시에 나눠 타고 어디론가 출발했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수동에 위치한 명암타워 사무실. 몇몇 명암타워 관계자들이 반갑게 그들을 맞이했다. 실내로 들어간 시민들은 30여분간 관계자들로부터 설명을 들은 뒤 다함께 청주시청으로 향했다.

기자회견에 앞서 취재진이 이들 중 한 시민에게 어디에서 오셨냐고 묻자 “대성동에서 왔다”고 대답했다. 취재기자라는 사실을 눈치 채지 못한 이 시민은 “이렇게 오시면 수고비라도 좀 받으시냐”고 묻자 “이따 쫌 주겠지”라며 멋쩍게 웃으며 대답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이들은 다시 수동 명암타워 사무실로 다같이 이동했다(10시 50분). 사무실로 들어간 이들은 15분 정도가 지난 후 다시 나왔고, 차를 나눠 타고 해산했다. 취재진은 그 중 한 차량의 뒤를 밟았다.

금천동 모처에 멈춘 차량에서 내린 이들은 서로에게 수고했다고 인사를 나눴다. 곧 회장님(확인 결과 부녀회장이었다)이라고 불리는 한 사람이 가방에서 봉투를 꺼내 나눠주는 장면이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그 중 일부는 그 자리에서 봉투를 꺼내 액수를 확인하기도 했다. 하지만 취재진이 액수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한편, 이날 화상경마장 유치 찬성 기자회견에 참여한 시민들은 대부분 60대 이상 노인들이었다. 이들은 기자회견장에 와서야 동의서에 서명을 했고, 현장에서 찬성 구호를 안내받는 등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 오전 9시 20분. 화상경마장 찬성 기자회견을 준비하는 시민들이 속속 명암타워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진/육성준 기자.
▲ 오전 9시 20분 화상경마장 찬성 주민들은 기자회견 전 명암타워 사무실로 속속 입장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 기자회견에 앞서 찬성동의서에 서명하는 주민들.
▲ 오전 10시 30분. 찬성 기자회견이 열렸지만 정작 이들은 취재진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 일(?)을 마치고 각자 집으로 돌아가는 주민들. 사진/박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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