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 9 · 더민주 7 · 무소속 3석, 전반기 야권 싹쓸이 부작용 후반기엔 여야협의

전반기 의장 선출을 두고 이전투구를 벌인 충주시의회가 후반기 의장 선거는 여야 협의로 의장단을 구성했다. 하지만 여소야대 상황에서 새누리당 출신 의장이 나오면서 뒷말이 무성하다. 충주시의회 제7대 후반기 의장에 이종갑(새누리·58) 의원이, 부의장에 허영옥(더불어민주당·59) 의원이 선출됐다. 시의회는 최근 충주시의회 제208회 임시회 본회의장에서 제7대 후반기 원 구성을 위한 의장 및 부의장 선거를 실시했다.

전체 의원 19명이 참여한 1차 투표에서 19표 중 이종갑 의원 15표, 정상교 의원 2표. 무효 2표로 이종갑 의원이 후반기 의장으로 뽑혔다. 또 부의장 투표에서는 허영옥 의원이 1차 투표에서 19표 중 18표(무효 1표)를 받아 부의장에 선출됐다. 이종갑 의장은 “충주발전을 위해 소통과 협치에 매진하고, 의원 역량 강화와 시민을 대표하는 대의기관으로서 집행부 견제에 소홀함이 없도록 할 것”이라며 “열심히 일하는 의회 상을 정립해 시민에게 신뢰받고 신바람 나는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영옥 부의장은 “지난 6년간 의회에서 보고 느낀 소중한 경험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보다 발전적이고 역동적인 충주시의회를 만들어 가는데 주어진 몫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상임위원장도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에 최근배(새누리·74), 산업건설위원장에 정상교(새누리·55), 행정복지위원장에 김기철(더민주·64) 의원이 선출됐다.

의장, 상임위원장 2석…새누리 차지

충주시의회는 7대 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을 당 대 당으로 구성하기로 사전 협의했다. 7대 전반기 부의장을 맡았던 최용수(더민주) 의원은 후반기 의장단 선거를 앞두고 기자회견을 통해 “후반기 원 구성은 당 대 당으로 구성하기로 하고, 의장은 새누리당 이종갑 의원, 부의장은 더민주 허영옥 의원으로 협의했다”며 “상임위원장 3석은 당대표와 선출된 의장단이 협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본 의원도 자천타천으로 의장 출마 권유가 있었지만 더민주 의원들과 의견을 모아 출마를 안 하기로 했다”고 언급했다.

충주시의회 의석수는 새누리당 9명, 더민주 7명, 무소속 3명으로, 새누리당은 제1당이지만 전반기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석에 단 한 명도 앉지 못했다.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19석의 충주시의회 의석 중 새누리당은 12석을 차지해 7석에 그친 새정치민주연합(새정연)에 앞서면서 다수당이 됐지만 윤범로·이종구·이호영(이상 새누리) 의원이 새정연과 힘을 합치면서 수세에 몰렸다.

이에 새누리당 충북도당은 윤리위원회를 열고 윤범로, 이종구, 이호영 의원들을 대상으로 당론위반·해당행위 등에 관한 심의를 벌여 만자일치로 영구 제명했다. 새누리당은 이들이 충주시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거에서 사전 협의됐던 홍진옥 의원 대신 새정연의 지지를 받은 같은 당 윤범로 의원을 의장으로 당선시켰다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해당 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후보 내정에 불만을 품은 새누리당 소속 2명(이종구, 이호영)과 새정연 의원 7명이 그에게 표를 몰아주면서 의장 당선이 가능했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새누리당 소속 3명의 의원은 무소속이 됐고, 새정연 7석과 합쳐지면서 여소야대 형국이 됐다. 충주시의회 제1당인 새누리당은 무기력한 상황이 됐다.

새누리당 의원 9명은 의장 선출과정에 불만을 품고 등원하지 않았고, 윤범로 의장은 불참한 새누리당 의원들을 직접 설득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했다. 투표 결과 의장 선출 때 새누리당에 ‘반란표’를 던진 의원 3명과 새정연 의원들이 의장, 부의장, 상임위원장 3자리를 모두 차지한 것으로 이후 개원식 보이콧과 제명 조치 등의 파행이 이어졌다.

윤범로 연임 의지 영향 미친 듯

따라서 전반기 선거에서 다수였으면서도 수장직을 내놔야 했던 새누리당이 자존심을 회복할 것인지, 3표의 변수가 작용해 또 다른 결과를 낳을지 후반기 원 구성에 관심이 집중됐다. 문제는 엉뚱한 곳에서 터졌다. 윤범로 전반기 의장이 전반기에 여공무원 성희롱 의혹 등으로 제대로 된 활동을 못했다며 연임을 생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일부 의원들에 따르면 윤범로 의장은 사석에서 “전반기에 뜻하지 않은 사건으로 제대로 의장직을 수행하지 못해 후반기에 다시 한번 의장직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더민주당으로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다.

윤 의장 스스로 인정하듯 의장직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에 더민주는 냉랭했다. 더욱이 더민주당은 전반기 무소속 의원 3명에게 의장직과 상임위원장 2석을 양보하고, 자신들은 부의장과 상임위원장 1석을 차지하는데 그쳤다. 새누리당과 합의했을 때의 기대치와 별반 다를 것이 없는데 결과적으로 의회 파행에 일조했다는 비난만 받았다.

윤 의장이 전반기와 반대로 더민주에 의장직과 상임위원장 2석 정도를 양보했다면 양상은 달라졌을 것이란 후문이다. 다수당인 새누리당은 이종갑 의원을 후보로 결정했지만 과반수 의석이 확보되지 않아 더민주나 무소속 의원들의 협조 없이 자력으로는 의장을 옹립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 시의원은 “전반기 의장 선출을 두고 이전투구가 벌어졌는데 의회 파행 운영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윤 의장의 연임 의지가 영향을 미친 것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후반기 의장 선거는 여야 협의로 별 잡음 없이 이뤄졌다”고 평했다. 한편, 후반기 의장단과 상임위원장은 2018년 6월까지 2년간 임기를 수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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