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내 어린이보호구역 교통안전시설물 66% 훼손

 

 청주시 청원구 율량동의 한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 설치된 보행자 보호용 울타리(안전펜스)는 남은 곳보다 흔적도 없이 사라진 구간이 더 많다.

택지개발지구인 이곳에 안전펜스가 설치된 지 불과 1년여 만에 벌어진 일이다.

어린이보호구역 200m 구간 중 안전펜스가 사라진 곳은 스테인리스 기둥 밑 부분은 예리한 도구로 자른 듯 날카로운 절단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교통사고의 위험으로부터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지정된 어린이보호구역의 교통안전시설물 훼손이 심각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10일 충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어린이보호구역이 지정된 곳 중 142개 유치원과 초등학교의 교통안전시설물을 점검한 결과 무려 66%에 달하는 94개 학교의 안전펜스가 낡거나 파손됐다.

안전펜스 외에도 노면 표시(148건)나 표지판(42건), 과속방지(77건), 통학로 정비(49건) 등에서 총 400건 이상의 시설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집계됐다.

어린이보호구역뿐만 아니라 중·고등학교와 특수학교 등 43개 학교의 안전펜스도 5개 학교를 제외하곤 멀쩡한 곳이 한 곳도 없었다.

훼손 유형도 다양해 구부러지거나 일부가 잘린 것은 그나마 양호한 상태고 언제 안전펜스가 있었냐는 듯 흔적도 없이 사라진 곳이 대부분이다.

안전펜스는 혹시 모를 등하교 시의 교통사고 예방에 가장 큰 역할을 하는 안전시설물이지만 학교 앞 상가 지역의 경우 영업에 불편하다는 이유로 훼손하는 사례가 많았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린이보호구역과 학교 주변 교통안전시설을 전수 조사해 해당 지자체에 개선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학생들의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에도 힘을 쏟도록 학교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충북학교안전공제회와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등하교 중 69건의 학생안전사고가 발생했으며, 2012년~2014년까지 어린이보호구역 내에서 교통사고로 죽거나 다친 어린이는 57명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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