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위의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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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위의 학교
  • 충북인뉴스
  • 승인 2016.07.0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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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암세평/ 박연수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 충북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구름 위의 학교에서 수업을 한다. 가르치는 선생님도 공부하는 학생도 신선(神仙)의 제자처럼 느껴진다. 구름을 타면 하늘에 오를 듯 초록의 산위로 뭉게구름이 수를 놓는다. 구름이 살짝 비켜서면 태양이 내리 쬔다. 볕을 피할 그늘도 없다. 아니 익숙해져 필요 없다. 비가 내린다. 책을 주섬주섬 챙겨 처마 밑으로 잠깐 피한다. 비가 멈추면 책걸상을 닦고 다시 수업을 한다. 구름 위의 학교는 신선이 공부하는 공간이 아니라 무너진 학교로 인해 들어갈 공간이 없는 네팔 신두팔촉 카지룽마을 칼린촉 초등학교 학생들이 공부하는 학교다.

2015년 네팔대지진의 최대 피해지역인 신두팔촉 카지룽을 찾은 지구촌 하나 되기 ‘나눔과 동행’팀은 학교를 새로 신축해 주기로 약속하고 귀국했다. 1년 후 ‘나눔과 동행’ 팀은 박윤지(금천고3) 학생을 뺀 나머지 6명 모두가 카지룽을 찾았다. 작년에 남겨두고 간 돈과 그간 부족분을 미리 보낸 덕에 학교는 뼈대와 지붕이 올라가고 벽면도 만들어졌다. 1년 전 지어준 임시학교를 헐고 새 학교를 짓는 과정에 학생들은 들어갈 교실이 없었다. 완성되지 않은 학교가 만들어 낸 구름 위의 학교는 ‘배움이 얼마나 소중한가?’ ‘우리 자녀들은 그 소중한 가치를 얼마나 알고 있나?’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다.

‘나눔과 동행’ 팀은 먼저 학교 준공 마무리 작업에 들어갔다. 벽면을 칠하고 전기를 설치하고 칠판과 시계를 달고 계단을 마무리 했다. 모든 것이 완성된 후 학생들은 교실로 들어왔다. 우리의 학교와는 비교도 할 수 없는 초라한 학교지만 학생들에게는 햇볕·비·바람 등을 피해 공부 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다. 아이들의 얼굴에 미소가 피어난다. 선생님의 눈가엔 물방울이 맺힌다. 교장이자 유일한 선생인 꾸마리 따망(28세)은 몇 번이고 감사의 인사를 한다.

준공식 및 현판식이 열렸다. 현판에는 칼린촉 직지 초등학교(SHREE KALIN CHOK JIKJI PRIMARY SCHOOL)라 쓰여 있다. 2015년 카지룽마을 주민들은 우리 나눔과 동행팀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기 위해 ‘직지’라는 명칭을 학교이름에 넣어 영원히 새기겠다고 약속을 했다. 우리도 이곳에서 공부를 한 학생들이 직지의 창조성을 이해하고 숙지해 세계를 창조적으로 이끌어가는 인재로 성장하길 바라며 학교 신축을 차질 없이 진행했다.

학교 벽엔 한국과 네팔의 우정을 새기기 위해 태극기와 네팔국기를 나란히 게시했다. 학교신축을 위해 아낌없이 후원해 준 후원자님의 이름도 새겨 넣었다. 작년 이곳을 방문했을 때 마을주민들은 우리가 “지진의 대참사 이후 마을을 찾은 첫 외국인들”이라고 말했다. 그들은 차도 들어오지 않는 하늘아래 첫 동네에 살면서 모든 집이 무너지고 학교마저 무너지자 삶의 의욕을 상실하고 절망의 깊은 상처에 빠져있었다.

나눔의 보따리를 들고 찾아온 이방인을 보고 마을이장인 노루부 셀파(46)는 “새로 설치해준 태양광에서 비치는 저 빛은 절망에 빠진 사람들에게 희망의 빛을 선물해준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런 연유로 ‘지구촌에는 어려움을 함께 나누는 사람들이 늘 존재한다. 절망하지마라’는 의미로 후원자명단을 새겨 넣은 것이다.

카지룽 마을은 22가구에 약 60여명이 생활하는 히말라야 오지의 작은 마을이며, 칼린촉직지초등학교는 3학년까지 있는 작은 학교로 전교생이 17명이다. 작은 학교이지만 그곳에서 베어 나오는 배움의 열정은 네팔의 미래를 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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