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시연구소, 10년 뒤 청주 주택시장 전망…공급과잉 우려
향후 10년간 주택공급 9만여 세대…최소 수요와 2만여 세대 차

분양 불패 신화를 이어가던 청주지역 아파트 시장이 지난해 말부터 주춤하고 있다. 지난해 9000세대 이상 공급했던 청주지역 아파트 시장은 올해에만 1만 세대 이상 추가 공급될 예정이다.

10년 뒤 청주지역 주택시장은 공급과잉상태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재개발 등으로 주택공급은 크게 늘어나지만 실제 인구증가는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란 우려다.

청주시가 한국도시연구소에 의뢰한 ‘청주시 주택 수요‧공급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서 분석한 결과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이 같은 분석을 바탕으로 이미 정해진 주택공급 외에 추가공급 계획은 2020년 이후로 미룰 것과 1인 가구 증가를 대비한 소규모 주택공급 비중을 높일 것을 제안했다.

▲ 10년뒤 청주지역 주택시장은 공급과잉상태를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도시연구소는 청주시 용역을 수행한 결과 이같이 예상하고 추가 공급 계획은 2020년 이후로 미룰 것을 주문했다. 사진/육성준 기자

청주지역 주거실태는?

지난 5일 청주시청에서는 ‘청주시 주택 수요‧공급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대한 최종보고회가 열렸다. 연구용역을 맡은 한국도시연구소는 주거용도로 사용되는 오피스텔을 포함한 현재 청주지역 주택보급률을 108.5%로 산출했다.

주거빈곤비율은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상당구 일부지역은 주거 빈곤 비율이 20%이상인 반면, 흥덕구는 대부분 지역에서 10% 미만의 주거 빈곤 비율을 기록했다. 구도심지역인 상당구는 재개발‧재건축 지역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양적인 주택공급은 이미 모자라지 않은 수준까지 올라왔지만 질적인 주거환경은 개선의 필요성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매가와 전세가는 세종시 성남시 수원시 천안시 등 전국 주요도시와 비교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비율은 이들 도시보다 낮고, 월세 비율은 높았다. 특히 1인 가구 비율이 주요 도시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시연구소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충북의 주택거래시장은 상대적으로 침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이후 2015년까지 전국의 주택매매건수는 증가한 반면 충북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매매가는 꾸준한 상승을 보였다. 2006년 3.3㎡당 441만원이었던 매매가는 2015년 3.3㎡당 785만원에 거래됐다(국토부 실거래가 자료).

또 다른 특징은 1인 가구의 증가다. 2015년 현재 청주 가구수는 33만 2000가구로 한 가구당 2.5명꼴이다. 청주지역은 현재도 전국평균보다 1인 가구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10년 뒤에는 가구 수가 최대 9만 5000가구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1인 가구 급증으로 10년 뒤 가구원수는 2.3명까지 하락할 것으로 관측된다.

 

인구 순 이동, 마이너스로 전환

한국도시연구소의 연구에 따르면 10년뒤 청주시의 인구는 최소 92만명에서 최대 102만명 선일 것으로 전망된다.

청주시의 연간 전입·전출 규모는 10만~12만명으로 2001년 이후로 지속적인 전입 초과(인구 유입) 양상을 보였지만 지난해 처음 전출 초과로 전환됐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인구이동에 의한 인구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청주시와 세종시간 인구이동 추이만 살펴봐도 이 같은 현상을 확인할 수 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연간 100명 안팎의 인구가 청주로 더 유입됐지만 2012년에는 상황이 뒤바뀌어 600명이 세종시로 더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3년에는 526명, 2014년에는 2128명이 세종시로 거주지를 옮겨갔다.

코호트-요인법으로 추산한 결과 청주시의 인구는 10년 뒤 88만명으로 크게 늘지 않을 전망이다. 2030년에도 인구수는 90만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인위적 개발에 의한 외부유입인구까지 포함하면 청주시 인구는 최대 102만명에서 최저 92만 7000명선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최은영 연구원은 “청주시가 세운 개발계획에 의한 인구증가를 더한 것이다. 개발에 의한 외부유입 인구는 2030 도시기본계획 등을 근거로 산출했다”고 설명했다.

택지개발과 지구단위계획, 산업단지개발, 도시정비사업의 효과로 10년 후 최대 14만 8740명의 인구가 유입될 것이라는 게 한국도시연구소의 분석이다.

인구증가율과 1인 가구 증가 등을 고려하면 10년 후 주택 신규수요는 최소 465만 6000㎡에서 최대 752만 4000㎡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청주지역 한 가구가 사용하고 있는 평균 면적이 75㎡라는 것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최소 6만 세대에서 최대 10만 세대의 주택이 더 필요하다.

여기서 공급과잉의 우려가 발생한다. 현재 확정된 개발계획에 의한 공급만으로도 이미 최대 주택수에 육박하는 9만 7980세대가 공급될 것으로 추산된다. 도시개발과 택지개발로만 2022년까지 2만 8186세대가 계획돼 있고, 산업단지개발(2만 465세대)과 지구단위계획(1만 4011세대)에 의해 주택공급이 예정돼 있다. 이 분석 자료에서는 도시 및 택지개발과 산업단지개발에 대해 2023년 이후 3년을 ‘0’으로 계산했고, 지구단위계획은 2020년까지만 계산했다. 이 밖에 추가개발 예정치를 9721세대로 보고 총 공급세대를 9만 7980세대로 추정한 것이다. 수요최소치와 공급 최대치간 세대수차이는 2만 8266세대에 달한다.

한국도시연구소는 시나리오대로 인구와 가구가 증가하고 신규 수요를 모두 충족시킨다는 전제 하에 현재 진행 중인 공급 외에도 추가 공급이 필요한 시나리오도 존재한다고 전제했다. 하지만 이는 인구증가요소를 100% 반영한 것이다. 현실적으로는 공급 과잉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최은영 연구원은 수요와 공급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추가공급에 대한 계획은 2020년 이후 추진하고 1·2인 가구 증가를 고려해 소규모 주택 공급 비중을 높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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