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간의 정을 다시 나눌 수 있는 공간 디자이너, 김광수 건축사

언제부터인가 우리 주변에는 이웃사촌이 사라졌다. 이웃 간의 왕래가 없는 것은 물론 누가 사는지, 언제 이사를 갔는지 조차 모른다. 그래서인지 지난해 종영된 ‘응답하라 1988’은 아련한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덕선이네, 정환이네, 선우네, 택이네, 동룡이네는 그 시절 우리 이웃 간의 정이 얼마나 각별했는지 보여준다. 이런 이웃 간의 정을 다시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디자인하는 사람이 있다.

단건축의 김광수(46) 건축사다. 그는 충주지역에서 새로운 주거트렌드인 소형타운하우스를 선보인 주인공이다. 기존 충주에는 대규모 전원주택단지가 성행했고, 현재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 이러한 주택단지만 개발되다 보니 개인별 성향만 중시됐고, 이웃은 다시 소외됐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김 건축사는 새로 짓는 집에 아파트와 공동주택의 장점을 접목시켜 소형주택단지를 만들었다. 개별 정원이 있는 주택단지에 입주자 공동으로 사용하는 마당(잔디)을 조성해 이웃과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드는데 주력했다. 개별공간의 독립성은 최대한 보장하면서도 현대인을 외롭게 만드는 요인을 보완한 것이다.

그의 이런 노력은 최근에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대학 졸업 후 건축사무소 직원으로 근무하는 실무 수련(7년) 과정 때부터 이웃과 함께 하는 주택에 관심을 뒀다. 그리고 2005년 건축사 자격증을 취득한 뒤 개인건축사무소를 운영하면서 조금씩 그의 생각을 실천해갔다. 그런 노력덕분인지 그는 2012년 충주시가 선정하는 ‘아름다운 건축물 시상 최우수상’과 2014년 ‘우수상’을 받았다.

그는 “현대를 사는 우리는 나만의 공간설계를 찾다보니 이웃과 단절된다. 그러다보니 귀농·귀촌한 분들은 전원을 꿈꾸며 내려왔다가 포기하고, 집은 매물로 내놓는 형편”이라며 “이웃을 고려하지 않는 건축이 행해지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것을 극복해 이웃과 함께 하는 주택을 계속해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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