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구현사제단 대표 김인국 신부, 사제수품 25주년 은경축 교중미사 올려

‘거리의 신부’ ‘뉴스 속의 신부’로 알려진 김인국 신부(55·청주 성모성심성당)의 사제수품 25주년을 맞아 은경축 행사가 열렸다. 지난 26일 청주 성모성심성당에서 본당 신자들과 외부 하객들이 참여해 교중미사를 올렸다. 김 신부는 지난 25년 동안 힘없고 고달픈 이들을 위해 기꺼이 거리로 나섰고, 권력과 자본의 벽을 깨기위해 기꺼이 마이크를 잡았다.

뜻을 함께 하는 신부들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으로 활동하다 작년 2월 대표직을 맡게 됐다. 7년간 사제단 총무직을 맡으면서 ‘삼성 비자금 사건’ ‘광우병 촛불시위’ ‘4대강 반대운동’ 등 다양한 사건에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0월 남북 당국간 교류가 끊긴 상황에서 북한을 방문해 평양 장충성당에서 한반도 평화를 기원하는 미사를 집전하기도 했다.

김 신부는 광주가톨릭대학교를 졸업하고 199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6남매 가운데 3명(신부 2명, 수녀 1명)이 성직자로 활동할 정도로 독실한 신앙의 가정에서 성장했다. 초등학교 시절 진천성당에 다니면서 성당 게시판에 붙은 사제단의 성명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읽곤 했다는 것. 그때부터 신부란 ‘민주주의를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제단의 대표 일꾼으로 활동하다보니 보수단체의 표적으로 수난을 겪기도 했다. 전임지였던 옥천성당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웠던 보수단체 ‘어르신’들이 청주 성모성심성당 앞에서 3차례 ‘퇴출 규탄대회’를 열기도 했다. 하지만 땀과 눈물의 현장을 보듬어 온 김 신부의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조광복 노무사와 손잡고 출범시킨 청주노동인권센터는 1년전 음성노동인권센터로 확장됐다. 5년간 대표직을 맡아 노동인권센터의 든든한 조력자가 됐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 신부는 사제들의 사회참여 활동에 대한 우려에 대해 과거 언론인터뷰에서 이렇게 밝혔다. “예수님이 최후의 1주일을 시작하기 전에 제자들에게 아리송한 이야기를 합니다. ‘바리사의 누룩을 조심하여라.’ 예수님은 질문한 겁니다. ‘스스로 너희들의 생각이라 믿는 것이 정말 너희들의 생각일까.’

당시 바리사는 이스라엘 사회의 지배그룹이었고 정치적 패권, 경제적 이권을 가진 성공한 사람들이었지만 백성들을 사랑하지 않았죠. 백성들은 이 지배그룹의 영향을 받고 있었고 제자들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저는 ‘바리사의 누룩’을 벗어나도록 도와주는 것, 이것이 교회 내부에서 우리가 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지배 이데올로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생각을 달리하도록 돕는 것이죠. 힘겹고 고달픈 이들을 위해 더 많이 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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