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내면 판매할 공간이 있어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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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내면 판매할 공간이 있어야잖아?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6.21 2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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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작가·출판사·동네서점·NGO단체 ‘충BOOK상생협’ 21일 발족
“서로 단절된 악순환 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만들자” 스스로 나서
▲ 책을 매개로 한 관계자들이 21일 우리문고에서 ‘충BOOK상생협’을 발족했다. 이제 시민들은 청주시내 서점에서 지역 출판사가 펴낸 책들을 볼 수 있다. 사진/육성준 기자

지역에서 활동하는 작가와 출판사, 동네서점, 도서관, 그리고 NGO단체가 만났다. 꽉 막힌 악순환 구조를 선순환 구조로 바꾸기 위해서다. 지역작가는 지역출판사에서 책을 내려고 해도 판매망이 없어 책을 낼 수 없다. 혹시 지역출판사가 책을 펴내도 동네서점과 도서관에서는 찾아볼 수가 없다. ‘지역’이라는 이름이 붙으면 이렇게 고사하는 게 현실이다.


그래서 이를 고민하던 사람들이 ‘충북 지역출판·동네서점 살리기 협의회(약칭 충BOOK상생협)’를 만들고 지난 21일 발족식을 열었다. 송재봉 충북NGO센터장이 운영위원을 맡고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가 사무국장, 유정환 고두미출판사 대표가 기획담당, 임준순 청주서점조합장이 유통담당을 맡았다. 이성우 도서출판 대표는 네트워크, 백신영 베이지 발행인은 홍보담당, 김유정 충북시민재단 기획국장은 총무담당을 하기로 했다.
 

송재봉 센터장은 “지난해 충북시민재단이 청주시작은도서관협의회와 청주시서점조합이 협약을 맺도록 다리를 놓았다. 여기서 청주시내 100여개에 이르는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구입할 때는 동네서점에서 산다는 약속을 했다. 동네서점을 살리고자 내놓은 아이디어였다. 그러자 올해 5월 이재표 청주마실 대표가 책을 출간해도 판매할 공간이 없다며 걱정을 해 함께 찾아보기로 했다”고 저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 인포그래픽=서지혜

                                                           
충BOOK 상생프로젝트는 이 때 만들어져 책과 관련된 사람들이 모여 각자 할 일을 정하게 된 것. 이들은 앞으로 청주시내 17개 서점에 지역출판 도서코너 안내표지판을 설치하고 책을 판매하는 일을 한다. 현재 청주지역에서 출간된 책을 판매하는 서점은 금천동 ‘꿈꾸는책방’ 밖에 없다. 이를 향후 도내 모든 서점으로 확대한다는 것. 그리고 예비사회적기업인 ‘청주마실’에서 지역작가 도서 목록을 작성해 작은도서관협의회에 정보를 제공하고 홍보하는 역할을 하기로 했다.

또 매월 이 달의 지역작가 책을 선정해 작은도서관에 진열하고, 동네서점 이용하기 캠페인을 다각도로 벌인다는 것이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게 지자체와 교육청, 도서관 등의 협조이다. 송재봉 센터장은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 추천도서 목록에 지역에서 나온 책을 일정한 비율로 넣어줄 것과 지역작가 코너를 만들어 줄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지역출판산업 진흥을 위해 지자체의 정책적 관심과 투자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청주시내 서점 지도.

이렇게 하면 서로 단절된 악순환 구조를 조금이라도 선순환 구조로 바꿀 수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이다. 임준순 청주시서점조합장은 “책과 관련된 사람들이 서로 발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든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요즘은 모두가 어렵다. 서점업계도 하루가 다르게 위축돼가고 있다. 2000년대 초반 청주시내에는 참고서 서점 말고 일반도서를 판매하는 서점이 40여군데나 됐다. 성안길만 해도 일선·순천·창신·성안길 문고와 국민도서 등 5개가 있었는데 지금은 우리문고 한 개 밖에 없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최근에는 청주시 시립도서관이 희망도서를 구입할 때 동네서점에서 산다. 희망도서는 시민들이 사달라고 요청하는 도서이다. 작은도서관 역시 동네서점에서 책을 구입해 큰 도움이 된다. 청주시의회도 청주시 독서문화진흥조례 제정에 나서 기대가 된다. 이 조례가 제정되면 지역서점 활성화를 위한 지원과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체부는 동네서점을 이용하라는 취지에서 ‘문화융성카드’를 만들었다. NH농협은행과 IBK 기업은행에서 카드를 발급받고 동네서점에서 책을 구입할 경우 최대 15%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하지만 홍보부족과 복잡한 할인기준 등으로 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있다.
어쨌든 책을 매개로 한 작가, 출판사, 서점, 도서관, NGO단체가 상생하면서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는 방법을 찾아나섰다는 건 의미있는 일이다. 청주시와 충북도, 충북도교육청도 지역출판산업 진흥에 나서야 할 것이다.

▲ '우리문고'등 지역 서점들은 앞으로 지역출판사가 펴낸 책들을 전시 판매한다. 우리문고에 전시된 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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