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70세를 족히 넘긴 할머니들이 책가방을 메고 학교 현관을 나오고 있다. 짝과 함께 나온 할머니들은 서로 손을 꼭 잡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정문 앞까지 줄맞춰 걸어 나간다.

싱그런 6월, 청주시 상당구 낭성초등학교에서 1.2학년 학생들과 함께 체험활동을 마친 할머니들이 수업을 마치고 나오는 모습이다.

할머니들은 낭성지역에서 운영하는 한글학교에 다니고 있다. 80평생 학교 문 앞도 못 가보았다는 한복순 할머니는 “지금 한글공부를 하고 내 이름 석 자를 쓰는 게 얼마나 기분 좋고 감사한지 몰라. 오늘 손주들과 부채 만들기까지 했더니 꼭 어린 학생으로 돌아간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아이들은 눈이 잘 보이지 않은 할머니에게 공작활동을 도와주었다.

낭성초는 올해부터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인근 지역주민과 체육대회를 함께하고 한글교실도 열었다. 조은희 학부모회장은 “아이들이 할머니와 함께 체험수업을 하니 예의 바르고 수업태도가 좋아져 체험활동을 계속 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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