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김현이·조장우 씨 김인국 신부 주례로 부부의 연 맺어

“이 결혼 반댈세. 조장우가 아깝다.” 결혼식장에서 난데없이 피켓시위가 벌어졌다. 화려하지 않고 소박한 결혼식이었지만 식장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축의금을 내고 바쁘게 식당으로 사라지는 게 보통의 결혼식 풍경이지만 이날 하객들은 예식이 끝날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았다.

아스팔트 위에서 피어난 사랑이 결실을 맺었다. 28일 김현이 청주노동인권센터 사무차장과 조장우 충북평등교육실현을위한학부모회(이하 충북평학) 사무국장이 부부의 연을 맺었다. 두 사람은 청주지역의 대표적인 젊은 인권활동가다. 꽃동네현도사회복지대를 나온 김현이 사무차장은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청주노동인권센터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임금체불, 불이익조치, 산업재해를 당한 노동자들을 상담하고 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누구보다도 헌신하는 활동가다. 최근에는 청소년노동인권의 실현을 위한 인권교육에도 앞장서고 있다.

조장우 충북평학 사무국장도 지역의 대표적인 인권활동가다. 세월호 진상규명,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당한 공장내 차별 행위의 진상을 알리는 곳에는 언제나 그가 있었다.

주위에서는 조 사무국장에 대해 선두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는 않지만 항상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묵묵한 사람으로 평가한다.

두 사람이 부부의 연을 맺는 자리에는 김인국 신부(천주교성모성심성당)가 자리를 지켰다. 김인국 신부는 주례사에서 “오늘 생각한 마음, 늘 함께 하기를 바란다”며 두 사람의 결혼을 축하했다. 이어 “기쁘고 즐거운 일은 맛이 있고, 고통스럽고 힘든 시련은 견디어 낼 만한 가치가 있다”며 인권활동가의 길을 걷는 두 사람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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