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덴마크와 ‘불행한’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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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덴마크와 ‘불행한’ 대한민국
  • 홍강희 기자
  • 승인 2016.05.27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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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로 편지/ 홍강희 편집위원
▲ 홍강희 편집위원

지난 4월에 덴마크·스웨덴·핀란드 등 북유럽 도서관 취재를 하고 돌아왔다. 가기 전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의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라는 책을 읽었다. ‘행복지수 1위 덴마크에서 새로운 길을 찾다’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UN이 2012년부터 세계행복지수를 조사해 발표하는데 2012~2013년에 덴마크가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오 대표는 다른 글로벌 조사기관이 실시하는 행복지수 조사에서도 1위를 하거나 최상위권에 속한 덴마크가 왜 행복한지를 취재해 지난 2014년 이 책을 냈다.

안 그래도 대한민국은 행복지수가 낮은데 최근에는 안전까지 위협받아 이 책을 다시 읽고 싶어졌다. 서울 강남역 인근 공중화장실에서 발생한 피살사건으로 온나라가 떠들썩하다. 더욱이 여성혐오에서 비롯된 사건이라니, 대체 우리사회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여성들은 실제 자동차를 운전하며 앞 차 운전자에게 크랙션을 울렸다가는 보복운전을 당하고, 밤 늦은 시간에 혼자 택시를 탔다가 성폭행을 당할 수도 있다. 혼자 공중화장실에 갔다가는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늘 가해자가 정신이 온전치 않은 정신병자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이 폭력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구조적인 문제를 들여다보아야 할 것이다.

오 대표는 세 차례에 걸쳐 덴마크 현지취재를 했다. 택시기사·식당 종업원·주부·학생·교사·교수·공무원·언론인·변호사·국회의원 등 직업을 가리지 않고 만났다. ‘요즘 걱정거리가 있다면 무엇인가’ ‘행복한가’ 등을 물었을 때 모든 사람들이 걱정거리가 없고 행복하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그곳에 사는 한국인들도 의심할 여지없이 동의했다고 썼다.

놀랍지 않은가. 어떻게 걱정거리가 없을 수 있는지. 뉴스의 70% 이상이 부정적인 소식으로 가득찬 대한민국, 걱정이 끊이지 않는 한국인들로서는 이해되지 않는다. 우리는 10대 때 성적과 대학입학, 20대 때 취업, 30대 자녀양육과 주택마련, 40대 직장 구조조정, 50대 계속되는 자녀교육비 부담, 그리고 60대 이후는 노후대책 등으로 한시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이 칼럼을 쓰는 나도 행복한 날보다 머리 무거운 날이 더 많다.

오 대표는 덴마크의 행복 핵심 요인을 6가지로 정리했다. (자유)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 (안정)사회가 나를 보호해준다, (평등)남이 부럽지 않다, (신뢰)세금이 아깝지 않다, (이웃)의지할 수 있은 동네친구가 있다, (환경)직장인의 35%가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등이다. 그러면서 덴마크는 유토피아가 아니지만 불완전한 인간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최선의 나라 가운데 하나라고 결론지었다. 우리에게는 바로 이런 게 없는 것이다.

그 중 (자유)스스로 선택하니 즐겁다에 대해서는 보충 설명이 필요하다. 여기서는 학생들이 자신의 길을 스스로 선택하는 점을 강조했다. 덴마크는 학생들이 고등학교 진학 전에 1년간 ‘인생학교’에 가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자신의 길을 정한다고 한다. 대학에 진학하는 비율은 절반이 채 안되고 각종 직업학교에서 직업교육을 받고 사회에 진출한다는 것이다. 굳이 대학에 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식당 웨이터든 열쇠공이든 택시기사든 자기 직업에 자부심을 갖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

위 6가지를 우리사회에 적용해보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일류대학에 가야 하고, 남과 비교하면서 열등감을 쌓아간다. 사회는 나를 보호해주지 않으며 내가 낸 세금이 공정하게 쓰여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리고 이웃간의 유대도 예전만 못하고, 환경은 오염돼 마음놓고 숨을 쉴 수 없다. 그럼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오 대표는 시민이 답이라고 했다. 우리사회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시민들이 많아야 하고, 나부터 시작하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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