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들마다 제휴업체비·공동구매 진행으로 수익금 생겨
일부 카페는 수익금 놓고 내홍도…“결국 카페지기 맘”

'엄마들'의 커뮤니티 세상
돈을 버는 카페들이 생겨났다

“하루에도 수십 통의 쪽지를 받는다. 꽤 큰 돈을 주겠다면서 게시판에 글을 올려달라고 한다. 한 달에 한번씩 카페를 수천만원에 팔라는 메시지도 받는다.” 인터넷 커뮤니티 카페를 운영하는 카페지기들은 공통적으로 말한다. “일정한 회원을 확보하면 인터넷 카페는 얼마든지 상업적인 공간으로 변할 수 있다”고. 이는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카페 회원수가 많아지면 이른바 제휴업체들이 제휴를 요청해온다. 이 때 일정 금액을 카페에 가맹비 조로 내게 된다. 공동구매 또한 마찬가지. 공동구매 사업자는 카페 게시판에 홍보하면서 홍보비를 내게 된다.

 

2008년부터 돈바람이 불었다

 

▲ 인터넷 온라인 카페가 활성화되면서 공동구매와 제휴업체가 붙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배분을 놓고 갈등이 생기게 됐다.

박은옥 다음카페 청주맘들 모여라 카페지기는 “처음에는 단순히 친목을 도모하는 공간이었다. 2008년 즈음부터 제휴업체와 공동구매 바람이 불었고, 카페는 이른바 돈을 벌 수 있는 구조가 생겼다”라고 설명했다.

2년 전 쯤 청주지역 대표카페인 네이버 카페 맘스캠프는 이 일로 회원들끼리 패가 갈려 내홍을 겪었다. 그간 맘스캠프는 제휴업체비, 공동구매를 통해 수익을 올렸지만 이에 대한 배분이 정확치 않았던 것이다. 일부 회원들은 게시판에 의혹을 제기하는 글을 올리는 것뿐만 아니라 직접 운영진을 만나 통장내역 공개 및 사실여부를 따졌다.

이 일에 대해 김선영 맘스캠프 대표는 “당시 일정정도 금액을 내놓기는 했다. 이후 사업자를 냈다. 지금은 운영진과 함께 수익을 분배하기는 하는데 생각만큼 큰 액수는 아니다. 솔직히 금액은 공개해도 의심하고, 공개하지 않아도 의심하게 돼 있다. 이후 내 이름을 걸고 활동하기로 했다. 내 진심을 믿고 따라와 주는 사람은 오는 것이고 그렇지 않는 사람은 나가면 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당시 문제제기 했던 한 회원은 “운영진들이 시간도 더 많이 투자하고, 애쓰기 때문에 일정한 수고비를 가져가는 것은 맞지만 어림잡아 따져도 액수가 너무 컸다. 재정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 것도 그렇고, 한 사람이 대표직을 계속해서 맡는 것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인터넷 카페의 특성상 문제를 제기한 측은 시간이 지나자 시들해졌다. 달리 해결방법도 없는 상태다. 파워블로거가 몇 해 전 공동구매로 고수익을 올린 것이 밝혀졌지만 이를 제재할 법적인 근거는 미약했다. 단지 파워블로거의 양심에 맡길 뿐이었다. 엄마들 카페 또한 카페지기의 양심에 맡길 수밖에 없는 구조다. 또한 카페는 양도‧양수의 개념이 있기 때문에 대표자를 회원들이 선출해서 바꾸는 문제도 쉽지 않다. 대부분의 카페는 운영자와 운영스텝이 있다. 이들이 순수한 봉사자로 활동하는 경우도 있고, 이익을 나누는 경우도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지역의 한 세무사는 “회원들 입장에서는 카페로 인해 이익이 발생했는데 왜 이를 분배하지 않는지 화 날 수 있다. 하지만 카페의 소유권은 회원이 아니라 카페지기에게 있기 때문에 법적으로 이익을 공정하게 배분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 도의적으론 기분이 나쁘겠지만 법적으론 카페지기가 수익을 맘대로 운용해도 이를 제재하기를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카페의 영향력은 커지고…

 

엄마들 카페의 영향력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수익배분의 문제를 투명하기 위해선 회계 통장을 공개하고, 이익을 회원들 간의 이벤트를 통해 분배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하지만 이에 대한 판단은 카페지기의 몫이다.

뿐만 아니라 엄마들 카페에서는 각종 정보도 유통되면서 사실상 이해관계에 있는 업종에서는 생존권이 달린 문제이기도 하다. 어린이집, 음식점, 키즈카페 등은 엄마들 카페의 입김에 존폐가 엇갈린다.

네이버 카페 오창맘들 모여라는 한 때 오창지역에서 무서운 존재였다. ‘소위 찍히면 영업을 그만둬야 한다’는 소리가 나올 정도로 악명이 높았다. 칼국수 가게를 운영했던 모씨는 오창맘들 모여라 카페에 올라온 악성댓글 때문에 식당을 접어야 했다. 나중에 사실관계가 밝혀졌지만 음해성 댓글을 막을 방법이 없었다.

이지현 오창맘들 모여라 카페지기는 “예전에는 회원들이 글을 올려도 통제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그런 말들이 나돌았고 실제 피해를 본 사람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비방하는 글이 올라오면 즉각 삭제한다. 이에 대한 카페 운영규정을 세세하게 만들었고, 이를 어길 시 공개적으로 문제삼다보니 이제는 그러한 글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카페 분위기가 바뀌니까 오창 지역 상인들이 가장 먼저 반겼다. 알고 보면 모두가 오창사람들이지 않나”라고 답했다. 오창맘들 모여라 카페는 현재 수익이 생기면 철저하게 소외된 이웃에게 기부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카페로 생긴 이익을 만명이 넘는 회원들과 공유하기도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기부라는 방식을 선택한 것이다.

청주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대표카페들은 카페지기마다 운영방식이 다르다. 인터넷 카페의 특성상 회원들은 몇 군데 카페에 가입해 필요한 정보를 얻는다. 회원들 또한 일정 시간이 지나면 순환이 된다.

카페지기들은 “카페를 관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투자한다. 보람이 있기도 하고, 내가 그만두면 다른 사람이 어떻게 카페를 사용할지 몰라서 힘들어도 계속 가는 부분이 있다. 때로는 등업을 시켜주지 않는다고 욕설을 날리는 사람도 있고, 고소득을 올린다는 비방도 많다. 또 회원들끼리 싸움이 일어날 때도 있는 데 그러면 꼭 운영진은 뭐하는 거냐며 욕을 한다”라고 말했다. 엄마들의 인터넷 카페도 명암은 분명히 있다. 오늘도 인터넷 공간에 엄마들 카페는 만들어지고 있다. 어떤 누군가는 ‘사업’을 꿈꾸며 도전할 수 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소통’을 꿈꾸며 마우스를 클릭할 수 있다. 결국 카페지기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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