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지자체, 타당성 부족 불구 각각 추진 가능성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의 청주 경유 문제를 놓고 충북도와 청주시가 ‘충북 발전’과 ‘청주 발전’이라는 두 갈래 길 앞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제 갈 길로 가다가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청주 경유와 중부고속도로 확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치는 최악의 상황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난 23일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청주를 경유할 경우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는 공동 용역에 합의했다.

양측은 외부 기관을 선정해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대한 기술적인 방안, 지역 발전에 끼치는 영향 및 타당성, 중부고속도로 확장 사업에 미치는 영향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이 청주를 경유하면서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악영향을 준다면 청주 경유 노선을 포기하고, 중부고속도로 확장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면 청주시를 경유하는 노선을 국토교통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용역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어느 한 쪽이 사업을 포기하는 상황은 닥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충북도가 경제 타당성을 인정받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서울~세종 고속도로 건설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정부도 서울~세종 고속도로가 건설되면 경부와 중부고속도로의 혼잡구간이 60% 정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중부고속도로 교통량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본 것이다.

이렇게 되면 도가 바라는 대로 타당성 재조사에서 타당성을 인정받기는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청주 경유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안성에서 청주를 경유해 세종시로 가도록 노선을 변경할 경우 진천의 산악지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가 쉽지 않고 사업성도 크게 떨어진다고 보기 때문이다.

사업성과 타당성이 떨어지는 노선을 민자 사업자가 수용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아 보인다.

이런 이유를 들어 용역을 하더라도 충북도와 청주시가 원하는 대로 타당성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때문에 두 지자체가 서울~세종 고속도로 노선 청주 경유와 중부고속도로 확장 두 가지 요구를 다 국토교통부에 건의할 가능성이 크게 점쳐진다.

이 같은 가능성을 두고 지역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타당성이 떨어지고 지역의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상황에서 건의한 사업을 국토부가 부정적으로 판단할 경우 사업 우선순위에서 밀려 ‘허송세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에 기인한다.

시민사회단체의 한 관계자는 “도와 시의 주장에 일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합의가 안 된 상태에서 국토부에 건의한다면 요구가 수용될 가능성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을 조율해 역량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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