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푸드트럭 1호점 ‘용자트럭’ 최성희씨 차량등록사업소 주차장에 첫 개점

청주시 신봉동 무심서로에 위치한 차량등록사업소 주차장에 명물(?) 트럭이 등장했다. 트럭의 주인공 최성희씨(29)는 청주시가 공모한 푸드트럭 1호점 운영자. 청주대학교 영화연출학과를 졸업한 최씨는 오전 10시에 가게를 오픈하고 5시에 폐점한다. 최씨가 아침 영업 준비를 마치자마자 차량등록사업소 직원들과 인근 장애인복지관 자원봉사자들이 하나 둘 다가왔다. “금요일 장사는 잘 됐어?”, “오늘은 조금 늦게 나왔네” 정신없이 쏟아지는 물음에 일일이 대답하며 몸은 바삐 움직인다.

고등학교 때부터 연기에 관심을 가진 최씨는 2007년 청주대 영화연출학과에 입학했다. 졸업을 앞두고 집안형편이 어려워져 가계를 책임지게 된 최씨는 전공과는 다르게 이모 옷가게를 맡아 운영했다. 하지만 이내 폐업했고 이후 인테리어 설비 회사에서 일하면서도 자신만의 가게를 가지는 게 오랜 꿈이었다. 하지만 손바닥 가게도 집세 때문에 엄두를 못 내던 차에 청주시 푸드트럭 공모가 눈길을 잡아끌었다.

“간절한 마음이 통했는지 1호점 운영자로 선정됐어요. 여자 혼자 모든 작업을 해야하다보니 메뉴는 손쉽게 만들 수 있는 추로스(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긴 에스파나 전통과자)를 골랐어요. 추가로 핫바를 팔아볼 생각인데 반응이 좋으면 메뉴를 아예 바꿀 생각입니다. 아직 초보다 보니 메뉴 하나 장비 하나에도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어요”

청주 1호점 상호는 ‘용자트럭’. 선뜻 감 잡을 수 없는 이름이다. “이름을 고민하다 ‘용감한 여자'의 트럭이라는 용자트럭이 떠올랐죠” 차량등록소 주차장에 자리 잡은 지 일주일 만에 이웃사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최씨와 너무나 잘 맞는 이름이었다.

푸드트럭을 하며 느끼는 어려움을 묻자 “튀김기가 바로 옆에 있어 5월인데도 너무 더워요. 오픈된 환경이라 에어컨을 틀수도 없어요. 또 주변 판매점의 동의를 받다보니 메뉴제한이 있어서 힘들어요. 처음에는 차량사업소 내 자판기 때문에 음료 판매가 불가했는데 음식을 팔면서 음료가 없으면 안 되니까, 부분적으로 양해가 됐죠”

초기 설비비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최씨는 모든 어려움을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이 있기에 이겨낼 수 있었다고 한다. 인터뷰 중에도 끊임없이 밀려드는 손님들을 보며 함박웃음을 짓는다.

미래의 꿈을 묻는 질문에 “푸드트럭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싶어요. 단순한 노점상이 아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게 하고 싶습니다. 또 저 말고도 푸드트럭을 하는 청년사업가들과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서 제가 꼭 성공해야겠죠?” 푸드트럭은 지방자치단체가 영업권을 인정할 뿐 별도의 재정적 지원은 없다. 무소의 뿔처럼 자신의 힘으로 살아남아야 한다. 그래서 ‘용자트럭'의 용기는 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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