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 어구박물관 운영하는 유철수 관장, 10만 점 소장

“세계 4대 문명이 모두 강에서 태동하지 않았습니까? 강에는 바다 못지않게 어구가 많이 발달했습니다.”

바다가 없는 유일한 내륙 충북 충주에 국내에서 가장 많은 어구를 모아 놓은 개인 박물관이 있다. 유철수(54) 관장이 충주시 중앙탑면 가흥리에서 운영하는 ‘한국해양어구박물관’이 그곳이다. 이곳은 단독주택 한 채와 조립식 건물 2동으로 이뤄져 있는데 겉모습만 보면 허름하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작살과 통발, 낚싯대를 비롯해 전통 어구 9만여 점과 물고기 관련 자료 5000여점 등 소장품이 10만 점에 육박하는 어구의 보고(寶庫)다. 소장품 중에는 선사시대 그물 추, 1938년 제작된 국내 최초의 어탁, 나룻배, 고래 잡는 포경포, 각종 서치라이트도 있다. 부산 국립해양박물관에조차 없는 소장품도 꽤 있다. 따라서 이곳에 있는 어구자료만 봐도 시대의 흐름을 한눈에 알 수 있을 정도다.

어구박물관을 운영하는 유 관장은 경기도 수원에서 고미술업을 하다가 15년 전 충주로 이사를 왔다. 당시 지인의 권유로 자료를 모이기 시작했고, 어구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그는 어구를 사들이기 위해 땅도 팔았다. 어구를 모은다는 소문이 퍼지자 많은 사람들이 어구를 갖다 주기도 했다. 그렇게 자료를 모았고 2007년에는 박물관까지 열게 됐다.

하지만 유물 수량에 비해 공간이 협소해 단체관람이 힘들고 항상 문을 열어 놓지 않아 사전 예약을 해야 관람이 가능하다.

유 관장은 “어구에는 문명 발달사가 고스란히 녹아 있어 인류가 걸어온 길을 살펴보는데 큰 도움이 된다”며 “제대로 된 어구박물관을 만들어 후대에 역사자료로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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