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6기 후반기 접어들자 철도박물관·한국문학관 유치 안간힘

▲ 청주시는 지난 23일 국립철도박물관유치추진위 출범식을 열고 본격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사잔/육성준 기자

최근 청주시의 주요현안 중 하나는 국립철도박물관과 국립한국문학관 유치다. 둘 다 부지를 제공하면 전액 국비로 건립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국 여러 지자체가 유치경쟁에 뛰어들었다. 공교롭게 두 개 시설 유치 시기가 겹쳤으나 철도박물관은 올해 말 대상지가 결정되고 한국문학관은 오는 6월 결론이 난다.

이승훈 시장은 시정 운영 후반기 목표를 여기에 걸고 담당자들에게 최선을 다할 것을 주문했다. 민선6기 전반기가 다 지나가자 마음이 급한 이 시장은 이를 통해 성과를 내려는 것으로 보인다. 초선인 이 시장은 전반기 때 시행착오를 많이 했고, 지난해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검찰까지 들락거려야 했다. 물론 재판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철도박물관은 현재 청주·의왕·대전·부산·울산·세종·나주·군산·창원·포항·원주시 등 11개 도시가 경쟁하고 있다. 청주시는 지난 23일 국립철도박물관유치추진위(공동위원장 이승훈·한장훈) 출범식을 열고 ‘철도박물관은 오송으로’ 라는 구호를 외쳤다.

 

국토부는 이미 후보지 배후인구 100만명 이상, 철도역사로부터 도보로 30분이내 전국 교통망, 실물차량 전시와 이벤트 및 문화·관광 인프라 연계가능, 미래철도문화와 산업의 앵커시설로 상징적 의미를 제시할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는 등의 입지 전제조건을 내놓았다. 여기에는 지자체가 부지 5만㎡ 이상을 제공하고 건립 의지가 있어야 한다는 것도 포함돼 있다.

이에 대해 청주시는 “오송은 국가철도망 X축 중심이며 국내 유일 고속철도 분기역이고 전국 2시간대 접근이 가능하다는 접근성을 가장 강점으로 꼽고 있다. 또 철도종합시험선로·무가선트램·자기부상열차연구시설 등 미래철도 국가인프라 시설이 있어 상징성이 있고, 예정부지의 66.2%가 국·공유지라서 사업추진이 용이하다”며 “세종시·대전시와 박물관 연계투어를 해서 관람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철도박물관은 국토부가 약 1000억원을 들여 2020년 건립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 4·13총선 때 변재일(청주 청원) 더불어민주당 당선자와 권석창(제천·단양) 새누리당 당선자는 철도박물관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청주시는 지난 2014년 국토부에 오송을 후보지로 이미 제출했다. 당시 국토부가 실시한 ‘국립철도박물관 건립 기본구상 연구’에서 청주 오송과 경기 의왕시가 최고점을 받았다고 하나 많은 도시가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어 결과는 예측할 수 없다.
 

국립한국문학관 건립은 도종환 더민주당 국회의원이 문학진흥법을 제정한 뒤 후속조치로 이뤄지는 사업이다. 한국문학관 유치 경쟁도 막이 올랐다. 충북은 청주와 옥천을 문체부에 추천했고 인천·광주·원주·세종·파주·군포·춘천·서울 은평구 등이 유치전에 가세했다. 국비 451억원이 투입되는 한국문학관은 도서관·박물관·전시관·교육기관 기능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도종환 의원 “접근성, 확장성, 향후 대책 중요”

문체부는 지역도서관과 업무협력이 용이하고, 이용자들이 편리하게 다가갈 수 있어야 하며 국립문학관으로서의 위상을 가질 수 있는 장소여야 한다고 입지조건을 제시했다. 그리고 향후 서고와 교육문화 장소를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 부지는 1만5000㎡ 이상.
 

이에 따라 청주는 주거·산업·쇼핑시설이 밀된 대농부지를 후보지로 결정했다. 시 관계자는 “이 곳이 공공용지 및 공원부지라서 바로 개발할 수 있다. 수도·전기·상수도·도로시설이 다 돼있다. 세종시·수도권에서 접근하기 좋고 인근 솔밭공원과 연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청주시는 국립한국문학관을 유치하면서 직지도시 청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진은 고인쇄박물관에 설치된 직지 조형물

청주시는 현존하는 최고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의 도시이고 ‘명심보감’ 최초본을 인쇄한 곳이다. 초정에 세종대왕과 훈민정음 발자취가 있고 책벌레 김득신 테마공원이 인근 증평에 있다. 또 우암 송시열과 관련있는 화양서원과 만동묘가 화양동에 있다.
 

시 관계자는 “충북에는 신채호·홍명희의 민족혼과 민족문학이 있고 김기진·이무영·조명희·오장환·신동문·정지용 등 작고문인이 있다. 그 외 문학인들이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고 1인1책펴내기운동, 다양한 문학동인지 발간, 인구대비 가장 많은 공립도서관과 작은도서관이 있는 도시가 청주”라고 강조했다. 옥천은 시인 정지용의 생가이고 해마다 지용제를 열고 있다. 충북뿐 아니라 전국에서 몰려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옥천은 옥천향교 옆 지용공원을 부지로 내세웠다.
 

한편 도종환 국회의원은 “다른 지역에서는 문학관 건물 외에 작가들을 위한 임대아파트, 고전번역원, 헌책방거리 등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접근성, 확장성, 향후 운영 대책 등이 중요하다. 특히 작고문인이 생길 때마다 문학관을 확장할 수 있어야 한다. 지금까지 문학진흥을 위해 어떤 일을 했고 앞으로 어떤 일을 할 것인가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옥천군은 정지용 시인과 올해 29회째 개최한 지용제를 엮어 한국문학관 유치전에 가세했다. 사진은 정지용생가 내부

충북도, 청주나 옥천 어디가 돼도 좋다?
“문학관 유치하려면 도민 결집 필요, 눈치행정 아냐?” 여론 

 

충북도는 지난 4월 20일 철도박물관 도내 후보지로 청주 오송을 결정하고 국토부에 올렸다. 그러나 한국문학관 도내 후보지로는 지난 22일 청주와 옥천 두 곳을 결정했다. 그러자 철도박물관 도내 후보지를 청주로 결정한 후 제천시가 항의하자 이번에는 눈치보고 아예 두 곳을 선정한 것 아니냐는 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외부인사 10명이 참여한 자체평가위원회에서 4개 후보지를 놓고 심의한 뒤 상위 2개 지역을 선정했다. 문체부가 시·도당 2개소 이내를 추천하라고 했고 청주와 옥천이 각각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청주는 직지의 도시이며 1인1책 펴내기운동을 해왔고 접근성 면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정지용 시인의 고향인 옥천은 지용제를 올해 29회째 열고 있고 서울의 문인들과 네트워크를 형성해 교류하고 있는 점이 강점으로 꼽히고 있다는 것.

하지만 곧 구성할 한국문학관유치추진위는 청주·충북쪽 인사 12명에 옥천 인사 2명을 합쳐 총 14명으로 한다는 것. 이렇게 되면 유치위의 목표를 하나로 결집시킬 수 없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청주와 옥천은 각각 자기 지역을, 충북 광역을 포괄하는 단체 인사들은 어느 한 쪽을 지지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겠느냐는 얘기들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둘 중 어디가 돼도 좋다는 게 충북도 입장이나 너무 무책임하다는 여론이다.
 

모 씨는 “자체평가위원회에서 1위 지역 한 군데를 문체부에 올리고 그 지역이 선정될 수 있도록 충북인의 힘을 모으는 것이 유리하다. 청주와 옥천이 각각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우리끼리 경쟁하는 꼴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우리 경쟁상대는 충북이외 타지역이다. 현재 전국 지자체들간 만만찮은 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충북의 문학적 인프라와 장점, 향후 운영방안을 끄집어내 적극 홍보하고 문체부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 게 목표다. 우리끼리 경쟁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못을 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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